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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민주당' 약진 조국신당, 고심 깊어진 민주

  • 정치 | 2024-02-27 14:03

'무면허 음주' 신장식 변호사 합류에 황운하 의원도 조국신당행?
조국 전 법무부장관, '조국' 명칭 들어간 정당명 추진 의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조국신당' 정당 명칭이 선관위로부터 불허 판단을 받았다. 지난 25일 서울 동작구 메가박스에서 열린 조국신당 인재 영입 발표 기자회견에서 1호 영입인사 신장식 변호사와 조 전 장관이 포옹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조국신당' 정당 명칭이 선관위로부터 불허 판단을 받았다. 지난 25일 서울 동작구 메가박스에서 열린 조국신당 인재 영입 발표 기자회견에서 1호 영입인사 신장식 변호사와 조 전 장관이 포옹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조국신당'이 22대 총선 채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국신당은 원내 10석을 목표로, 민주진보계열 인사 영입에 품을 들이는 중이다. 호남 지역에서 조국 신당이 유의미한 지지율을 보이면서 민주당은 조국신당과의 거리 선정에 고심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2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조 전 장관의 '조국신당' 명칭을 불허했다. 다만 '조국'이 들어가는 다른 정당명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조국신당 측은 선관위에 '조국(의)민주개혁(당)', '조국민주행동(당)', '민주조국당' 등 14개 명칭을 보내 당명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문의했고, 선관위는 조국신당을 제외한 다른 명칭은 사용 가능하다고 통보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너무나 명백하게 정치인의 이름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허용하지 않은 것"이라며 "다만 조국은 다른 의미로도 쓰이는 중의적인 표현이기 때문에 조국과 다른 단어로 연결됐을 때 다른 의미로 읽혀질 수 있다면 그건 제한하기 어려워서 다른 명칭은 사용 가능하다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21대 총선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2020년 당시 선관위에 ‘안철수신당’을 신고했으나, 선관위는 이를 허가하지 않았다. 당시 선관위는 특정인의 이름이 들어간 정당명은 정당민주주의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정치인의 이름이 포함된 정당명은 정당활동을 명분으로 사실상의 사전선거운동이 가능하고, 다른 정치인들에 비해 더 많은 선거운동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조 전 장관은 선관위 결정에 따라 조국 명칭을 포함한 다른 당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조국신당 측은 "신당 정식 명칭에 조국이 포함될 수 있다"며 "당은 위 중앙선관위 회신 결과에 따라 당원 및 국민공모를 거쳐 신당의 당명을 조속히 확정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2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신당명에 조국 두 글자가 들어갈 가능성은 있느냐'라는 질문에 "그렇다"라며 "지금 이미 국민들이 조국신당이라고 부르고 있어서 이름을 전혀 다른 이름을 하게 되면 국민들께서 연결을 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는 게 저희 판단"이라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22대 총선에서 출마 의지를 표명했다. 조국신당의 목표는 10석이다.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 중인 조 전 장관. /이새롬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22대 총선에서 출마 의지를 표명했다. 조국신당의 목표는 10석이다.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 중인 조 전 장관. /이새롬 기자

조 전 장관은 원내 10석을 목표로, 22대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 후보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조 전 장관이 원내에 입성하더라도, 의원직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조 전 장관은 지난 8일 '자녀 입시비리·감찰무마' 혐의로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2년 형을 선고 받은 후 불복해 상고했다. 대법원에서 이 형이 확정된다면 조 전 장관은 직을 잃게 된다. 이와 관련 조 전 장관은 "대법원 판결 때문에 국회의원을 하루만 하게 될지, 1년을 하게 될지, 파기환송 절차를 거쳐서 3년을 하게 될지 나도 모른다"며 "만약에 국회의원직을 중간에 그만두게 되면 나의 동지들이 대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조국신당은 민주진보계열 인사 영입에 주력할 것로 보인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5일 음주운전 및 무면허운전 전과가 있는 신장식 변호사를 영입 인재 1호로 맞이했다. 신 변호사는 지난 21대 총선 당시 음주운전·무면허운전 전과 사실이 드러나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경선에서 사퇴한 바 있다. 신 변호사는 "조국과 함께 비난도 칭찬도 같이 듣는 것이 검찰개혁을 외치는 사람의 당당한 태도, 인간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라며 합류 배경을 밝혔다. 조 전 장관은 "그 당시 대인·대물 사고는 없었다"며 "오랫동안 고(故) 노회찬 전 의원과 함께 활동한 진보 정치인 신장식의 모습에 주목했다"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조국신당행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22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황운하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 지지자 중 민주당이 검찰개혁을 유능하게 해내지 못한다는 아쉬움을 가진 지지자들을 조국신당이 흡수한다면 민주진보진영의 반윤석열 전선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며 "제가 정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검찰개혁으로, 현 시점에서 검찰 개혁을 가장 강하고 선명하게 기치를 높이 든 정당은 조국신당이 맞다"고 했다. 황 의원은 지난해 11월 ‘문재인 정부 청와대 하명 수사 및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후 2심을 기다리고 있다.

민주당은 호남 등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는 지역구에서 조국신당이 유의미한 지지율을 보이자, 당과의 거리 선정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조 전 장관을 향한 싸늘한 여론 속에서도 '집토끼' 잡기를 위한 행보가 필요하다는 관점에서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17~19일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진행한 비례정당 선호조사에서 조국신당은 광주·전남에서 14.5%로 나타났다(광주는 19.9%). 민주당 비례정당(48.9%)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자세한 결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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