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비례 명부 두고 충돌
국민의미래 당대표는 국민의힘 당직자...실무 전문가로 엇박자 최소화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국민의힘의 4·10 총선에 대비한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23일 공식 출범했다. 주요 당직은 모당인 국민의힘 당직자가 맡은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두 당이 같은 당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국민의미래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창당대회를 열었다. 여기에 참석한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는 다른 말이 아니다"라며 두 당이 '한 식구'임을 강조했다. 자신에 대해서도 "앞으로 국민의미래 선거운동을 가장 앞장서서 하게 될 한동훈"이라고 소개했다. 또 이 자리에는 윤재옥 원내대표, 유의동 정책위의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의원들이 참석해 무게감을 더했다.
한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야권 통합비례정당에 대해 "국민의 표를 도둑질해서 다가오는 4월 국회를 장악하고 입법독재하려는 것"이라며 위성정당 창당의 원인을 민주당에 돌렸다.
그는 "아무리 뻔뻔한 민주당이라고 해도 자기 이름으로는 내세울 수 없는 종북 위헌 통합진보당 세력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같은 부패 세력들, 이 나라의 뒤에서 마치 자기들이 원로원인 양 좌파 정당을 좌지우지했던 소위 그런 원로 세력들. 이 세력들이 자기 지분 나눠 먹기로 감옥 가기 싫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야합해서 비례정당을 만들어서 비례 의석을 모두 가져가려고 하는 것"이라며 "그걸 막아야만 대한민국이 살 수 있다. 우리가 아니면 그걸 막을 세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미래를 통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우리 국민의힘이 국민의힘의 이름으로 제시해도 전혀 부끄럽지 않은 사람들만을 정말 사심 없이 엄선해서 국민들께 제시하겠다"며 "그 과정에서 어떤 외부적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 한 명도 제가 아는 사람을 밀어 넣지 않겠다"며 "누구라도 사심 있는 생각으로 밀어 넣을 사람이 있다면 그게 누구라도 제가 막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미래의 주요 당직은 국민의힘 당직자가 맡았다. 모당과 발걸음을 맞춰 불협화음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표로는 당초 당 안팎에서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 등이 거론됐으나 조혜정 국민의힘 정책국장이 취임했다. 공천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총장은 정우창 국민의힘 정책국 부국장이 맡았다. 향후 9명의 최고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은 비례대표 명부를 두고 미래통합당과 충돌하며 명부가 3차례나 바뀌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대표를 맡았던 한선교 당시 의원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갈등 끝에 한 달 만에 사퇴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이를 의식한 듯 "지난 총선에서와 같은 혼선을 막기 위해 국민의힘의 경험 많은 최선임급 당직자가 대표를 맡아 비례정당 출범 작업을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잡음을 최소화하고 실무 작업에 신속하게 착수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국민의미래가 본격 출범하면서 지난 21대 총선에서의 '꼼수'가 재현될 전망이다. 먼저 선거보조금과 총선 기호 확보를 위한 '의원 꿔주기'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정당법상 300석 중 5석 이상을 확보하면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총선 기호도 의석수가 많은 순서대로 부여된다. 현재 민주당 163석, 국민의힘 113석에 이어 녹색정의당이 6석, 개혁신당이 4석, 진보당·새진보연합·새로운미래가 각각 1석씩 가지고 있다. 국민의미래가 기호 3번을 받기 위해선 최소한 7석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을 만들어 현역의원 17명을 보냈다. 미래한국당은 총선에서 기호 4번을 확보해 약 86억 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았다.
다만 지난 총선 때보다 차출할 수 있는 의원이 적은 상황이다. 현재 국민의힘에서 지역구 선거 후보를 결정하는 공천 심사가 진행 중인데 지역구 공천을 신청하지 않은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의원을 비롯해 윤두현(경북 경산)·최창식(경기 포천·가평) 의원이 있다.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의원도 "경선을 포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 비례대표 의원으로는 김근태·김예지·김은희·박대수·우신구·이종성·정경희·최연숙 의원이 지역구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다. 서정숙·최영희 의원은 공천 심사에서 공천배제(컷오프) 됐다.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29일 이후 이들 대부분이 국민의미래로 당적을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으로 비판도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 "위성정당 대표도 이름 모를 당료를 임명해 한 사람이 두 당 대표를 겸직하려 한다"며 한 위원장을 정조준했다. 그는 "그래서야 민심을 얻을 수 있겠느냐"며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이야 괜찮겠지만 다른 지역은 과연 그렇겠냐"고 일침을 가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모체정당의 사무처 당직자를 마음대로 위성정당의 대표로 임명하고, 모체정당의 뜻에 따라 비례대표 후보를 정하는 위성정당"이라며 "민주적이지 않기 때문에 위헌"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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