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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政談<하>] '스피커' 한동훈 vs 이준석의 신속 '설(舌)전'

  • 정치 | 2024-02-24 00:00

여가부 폐지 수순…與 장동혁 아침 브리핑 '호평'
대정부질문 본회의장 '텅텅'…여야, 선거에만 집중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최근 보조금 반환 문제로 설전을 벌였다. /배정한·남용희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최근 보조금 반환 문제로 설전을 벌였다. /배정한·남용희 기자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한동훈 말하기만 기다렸다?…이준석의 발 빠른 반박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설전을 주고받았지?

-맞아. 개혁신당이 받은 보조금 문제 때문이야. 지난 15일 개혁신당은 양정숙 무소속 의원 영입에 성공하면서 5명의 현역 의원을 보유하게 돼 경상보조금 6억6000만원을 수령했어. 그런데 지난 20일 이준석 대표와 갈등을 겪던 새로운미래가 결별을 발표하면서 김종민 의원도 탈당하게 된 거야. 닷새 만에 현역 의원이 4명으로 줄어들어서 이른바 '보조금 먹튀' 논란이 일었지.

-22일 한동훈 위원장이 "보조금 사기가 적발됐으면 토해내는 게 맞다"라고 개혁신당을 비판했어. 그간 이준석 대표의 숱한 공세에도 한 위원장은 말을 아꼈는데 여기에 대해서 드디어 입장을 표명한 거지. 한 위원장은 "제도가 없으니까 반납을 안 한다? 제도가 없지 않다. 성의가 있고, 진정성이 있으면 할 수 있다"라고 압박했어. "당비를 모아 기부하는 방법도 있고, 어차피 급조된 정당이기에 자진해산할 경우 국고에 반납되는 경우도 있다. 해산하고 재창당을 할 수도 있다"라고 비꼬았지.

지난 22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2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보조금 사기가 적발됐으면 토해내는 게 맞다"라고 개혁신당을 비판하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기다렸다는 듯이 "궤변"이라며 반박했다. /배정한 기자

-이준석 대표의 반응은 어땠어?

-'궤변'이라며 즉각 반박했지.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 위원장이 반환 방법이 있다고 하면서 정당을 해산하고 재창당하라는 식의 궤변으로 일관한다. 위성정당으로 86억 보조금 수령했던 과거를 추억하면서 이번에 또 위성정당 차리겠다고 하면서 당직자를 대표로 임명하는 법무부 장관 출신 정치인이 얼마나 모순적이냐"라며 "위헌 정당을 만들면서도 당당한 한동훈 위원장, 이제는 법률가가 아니라 여의도 사투리에 절여진 여의도 팔도사나이일 뿐"이라고 힐난했어. 위성정당을 차리면서 보조금을 수령하는 것 역시 모순된다는 지적이지.

-재밌는 점은 이 대표의 반박이 30분 만에 빠르게 나왔다는 거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한 위원장의 발언이 나온 게 약 9시 20분 정도였는데 이 대표의 글은 9시 50분에 공유됐어. 재빠른 반박에 기자들 사이에선 미리 준비해 둔 게 아니냐는 농담도 나왔지. 허은아 개혁신당 수석대변인도 두 시간 후에 "자진 해산해야 할 당은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이다. 개혁신당이 왕자병 위원장의 염치없는 아무 말 대잔치를 앞장서 끝장낼 것"이라며 힘을 보탰어.

-개혁신당은 보조금을 자진 반환하겠다는 입장이야. 앞서 선관위는 "반환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난색을 보였는데 개혁신당은 보조금 반환 규정을 고쳐서 의석수가 감소한 정당이 보조금을 자진 반납할 수 있도록 정치자금법 30조를 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어. 국민의힘에도 공동발의를 요청했지. 그러면서 위성정당 보조금도 반환해야 한다고 양당을 압박했어. 개혁신당과 국민의힘, 한동훈 위원장과 이준석 대표 사이의 설전이 더욱 주목되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지난 5일부터 매일 오전 7시30분에 공천 관련 브리핑을 연다. 다양한 질문을 할 수 있어 기자들 사이에서는 만족도가 높다. /배정한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지난 5일부터 매일 오전 7시30분에 공천 관련 브리핑을 연다. 다양한 질문을 할 수 있어 기자들 사이에서는 만족도가 높다. /배정한 기자

◆'장동혁의 아침마당', 폐지했다가 하루 만에 철회한 이유

-'장동혁의 아침마당'은 뭐야?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이달 초부터 매일 아침 7시 30분에 국회 또는 당사에서 하는 공천관리위원회 관련 브리핑이야. 아침 일찍 한다고 해서 KBS의 대표 오전 프로그램인 <아침마당>에 빗댄 표현이야.

-주로 어떤 이야기를 해?

-공천과 관련한 질답이 오고 가. 물론 공식적인 공관위 회의가 끝난 뒤 브리핑이 있지만 좀 더 자세한 질문을 할 수 있어. 언론보도나 추가 취재를 통해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을 확인할 수도 있고.

-오전 7시 30분. 아마도 마감이 오전인 석간 매체를 배려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네. 브리핑은 왜 하는 거야?

-장 사무총장 말로는 "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래. 공관위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사무총장이자 공관위원인 장 사무총장에게 취재 전화가 쏟아진 거지. 비슷한 질문들은 비슷한 답변을 반복해서 해야 하니까 아예 브리핑을 열고 공개적으로 질문을 받는 거지.

지난 23일 일명 '아침마당' 브리핑에서는 김현아 전 의원의 단수공천 취소와 관련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단수·우선추천 지역에서 컷오프된 예비후보들의 이의신청과 공관위원인 이철규 의원과의 갈등설 등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뉴시스
지난 23일 일명 '아침마당' 브리핑에서는 김현아 전 의원의 단수공천 취소와 관련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단수·우선추천 지역에서 컷오프된 예비후보들의 이의신청과 공관위원인 이철규 의원과의 갈등설 등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뉴시스

-이른 시간이라 힘들겠지만 취재에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아. 그런데 안 한다고 했었다며?

-맞아. 지난 21일이었어. 모 언론에서 전날(20일) 공천배제(컷오프) 명단을 보도했거든. 장 사무총장은 "그런 보도를 하면 안 된다"며 매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어. 그리고 더 이상 오전 브리핑을 하지 않겠다고 했었지.

-그런데 왜 다시 시작하는 거야?

-아쉬워하는 기자들이 많았거든. 장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공관위 회의가 끝난 뒤 백브리핑에서 웃으면서 "(아침 브리핑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것에 대해) 여러분들의 이의 신청이 많아 다시 하기로 했다"고 했어. 참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당분간 아침 7시 30분까지 가야 한다는 건 눈앞이 깜깜하지만 말이야.

윤석열 대통령이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사표를 5개월 만에 수리했다. 후임 장관은 지명하지 않을 계획이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사표를 5개월 만에 수리했다. 후임 장관은 지명하지 않을 계획이다. 대통령실은 "여가부 폐지 공약 이행에 대한 의지"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2022년 7월 윤 대통령에게 업무보고 하는 김 전 장관. /대통령실 제공

◆'여가부 장관' 임명 않기로 한 尹...총선 겨냥 '꼼수 공약'?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물러났어. 지난해 잼버리 대회 파행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사의를 표명했는데, 대통령이 5개월 만에 사표를 수리한 거야.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이 후임자는 지명하지 않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법 개정 이전이라도 공약 이행에 대한 행정부 차원의 확고한 의지 표명"이라는 입장을 밝혔어.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2030 남성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었어. 하지만 정부 출범 후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이 반대하면서 부처 폐지를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가 안 됐지. 그러자 후임 장관을 지명하지 않는 방식으로 여가부의 사실상 폐지 수순에 들어간 거야.

-총선을 앞두고 '꼼수 공약 이행'이라는 비판도 나와.

-갑작스럽긴 해. 김 전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뒤, 윤 대통령은 김행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을 후보자로 지명하기도 했어. 결국 김 후보는 낙마하긴 했지만 이때만 해도 장관 체제를 그대로 두겠다는 기조였으니까. 그런데 총선을 앞두고 뒤늦게 사표를 수리한 거야.

-여가부는 당분간 차관 대행 체제로 운영하고, 업무 교류 차원에서 실·국장급에 타 부처 담당자를 임명하면서 부처 폐지를 준비할 거라고 해. 총선 이후 여당이 1당이 되면 확실히 매듭지을 테니 뽑아달라는 호소로 해석돼.

-장관 자리를 공석으로 오래 두는 일은 전례 없는 일이야. 야당과의 협치가 실종돼 법안 거부권에 이어 이번엔 '장관 지명 거부권'을 행사했다는 지적이 나와. 정의당은 "정부조직법 개편이 불가능하니 '꼼수 폐지' 시켜버린 꼴"이라고 비판했어

-여당이 1당이 되면 정말 폐지할 수 있을까.

-여가부가 해산하면 소속 공무원들이 타 부처로 뿔뿔이 흩어지게 되는데, 부처 간 이해관계 때문에 조율이 쉽지 않다고 해. 또 여가부 고유의 업무를 나누는 것도 저항이 예상돼. 여가부가 존치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고. 총선을 앞두고 반짝 추진할 게 아니라, 야당과 합의를 거치고 각계 의견수렴을 잘해서 추진하길 바라.

제413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가운데 국회의원들의 자리가 비어있다. /배정한 기자
제413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가운데 국회의원들의 자리가 비어있다. /배정한 기자

◆대정부질문 첫날부터 휑한 본회의장...의원님들은 어디로?

-국회 대정부질문이 낯선(?) 분위기 속에서 이어졌다며?

-응. 여야는 지난 22일 본회의를 열고 정치·외교·통일·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을 실시했어. 국민의힘은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에 힘을 실어줬고,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과잉 경호 논란과 김건희 여사, 최은순 씨와 관련된 의혹을 꺼내 들며 공세에 나섰지. 이날은 국회 대정부질문 1일 차였는데 본회의장은 휑한 모습이었어. 정부 측 인사들은 자리를 빼곡히 채워 앉았지만 의원석은 텅 비어있었다고 봐도 무방했지.

-참석하지 못한 특별한 사정이라도 있었던 건가?

-총선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고 봐. 출마할 지역구 행사에 참여하거나 지역 유권자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찾아 얼굴을 비춰야 하기 때문이지. 의정 활동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감수하고서라도 지역구 일정을 먼저 챙겼던 것으로 보여. 실제로 여야 의원들의 SNS를 살펴보면 대정부질문이 있었던 날 지역을 찾았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거든.

의원석은 대부분 텅 비어있었지만 정부 측 국무위원들은 자리를 빼곡히 채웠다. /배정한 기자
의원석은 대부분 텅 비어있었지만 정부 측 국무위원들은 자리를 빼곡히 채웠다. /배정한 기자

-그래서인지 맥 빠진(?) 대정부질문이었다는 평가도 있던데?

-맞아. 여야는 대정부질문 첫날부터 그렇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어. 여당은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하고자 하는 정부 입장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관련된 질의를 던져줬고, 야당은 김건희 여사와 최은순 씨에 대한 논란을 언급하기는 했지만 기존 의혹 제기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거든. 통상 대정부질문 때는 여야 의원들이 서로 박수와 고성으로 신경전에 나서는 모습으로 비판을 받잖아? 그런데 이번에는 그 퇴행들이 오히려 그리웠을(?) 정도였달까.

-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현역 의원들의 '국회 이탈'은 현실적인 측면에서 이해가 간다는 의견도 있어. 다만 이럴수록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여론의 주목을 받고, 나아가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어떨까 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송다영 기자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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