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독재라면 감옥있을 것" "법카로 과일 사먹었냐" 연일 이재명 비판
반면 이준석엔 무대응…'이재명 대 한동훈' 구도 위해?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입이 매서워지고 있다. 매일 아침 한 위원장은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대장동 사건, 민주당 공천 등을 거론하면서 공격 수위를 점차 높여가고 있다. 반면 자신을 향한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의 비판에는 대응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 위원장이 강한 메시지를 통해 지지층 결집과 동시에 '이재명 대 한동훈' 구도를 만드려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지난 7일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한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가 사용했던 '검사독재'라는 표현을 두고 "만약 검사독재가 있었다면 이재명 대표는 지금 감옥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사독재는 검사를 사칭한 분이 이런 말을 하는 게 코미디 같다. 그렇게 검사독재를 한다면 이 대표가 지금 길거리를 돌아다닐 수 있겠나"라고 이 대표를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설 연휴가 끝나고선 공세 수위를 더 높였다. 13일 비대위 회의에선 이 대표의 법인카드 의혹을 직접적으로 거론했다. 그는 "공금 법카(법인카드)로 1000만원치 과일을 사 먹은 게 사실이냐"라며 "명절 제사상도 법카로 했다는 의혹이 사실인지도 묻겠다"라고 했다.
14일 한 위원장은 신당 창당을 선언한 조국 전 법무장관을 비판하면서 "전과 4범에 수많은 중범죄로 재판을 받고, '수사받으면 휴대폰 숨겨야 한다'고 강의까지 하시던 분이 대표로 있는 민주당이다. 그 이재명의 민주당과 2심 실형을 받고도 민주당 2중대가 되기를 호소하고 있는 조 전 장관"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음 날인 15일에는 "당의 공천도 대장동 사건처럼 한다"며 민주당의 공천 잡음을 비판하거나 "답이 없으니 또 묻는다. 객관식으로 묻겠다"며 법인카드 의혹에 대한 입장 표명을 재차 요구하기도 했다.
정치권은 총선을 앞두고 지지층 결집과 동시에 김건희 여사 문제 등으로 당 내부를 향하던 여론의 시선을 이재명 대표 쪽으로 분산시키기 위해 한 위원장이 강한 발언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또 '윤석열 심판론'으로 흘러가던 선거 국면을 자신과 이 대표와의 직접적 대결 구도로 만들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대표와 대척점에 서면서 보수 대권주자로서의 자신의 체급을 확실히 불려 가겠다는 것이다.
실제 한 위원장은 자신을 향한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의 발언에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지만, 이재명 대표에 대해선 날 선 발언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지난 15일 한 위원장은 기자들이 이준석 공동대표가 국민의힘의 송파갑 공천을 평가한 것에 대해 의견을 묻자 "그분 이야기 보지도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이준석 공동대표와 설전을 주고받으며 엮이는 것이 크게 도움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반면 이재명 대표를 공격하는 것은 향후 자신의 정치적 입지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 역시 이같은 의도를 파악하고, 일부러 언급을 피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다만 한 위원장의 이런 공세가 지지층에는 호소력이 있어도, 중도층에는 거부감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집안 단속'과 동시에 '적진 분열'을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더팩트>에 "자신의 진영 내분이 우려될 때 전쟁을 일으키는(것과 비슷하다고 본다). 양당 모두 공천 후반부로 접어들어 가는데 초반에는 덜 민감한, 논란이 덜 되는 지역부터 먼저 발표하고 있다. 민주당도 점차 공천 갈등 불씨가 커지고 있고, 국민의힘도 조만간 갈등이 불거질 것인데 (한 위원장은 이 대표를 공격하면서) 틈을 노리는 것이다. 내부 갈등 국면을 끝내고 (이 대표 문제로) 이슈를 전환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요한 평론가는 "이 대표가 감정적으로 대응한다면 오히려 상대방이 원하는 이슈만 키워주는 것이다. 전략이 없는 것이 아니라 상대하지 않는 것 자체가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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