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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작업 착수한 국민의힘…더 세게 그립 쥐는 한동훈

  • 정치 | 2024-02-02 00:00

공천 심사 평가 직접 참여
김경율·윤희숙 논란 맞물려 '한심 공천' 우려도


4.10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본격적인 공천 작업에 착수했다. 사진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육가공업체 공장 화재 현장을 찾아 브리핑을 받고 있는 모습. /뉴시스
4.10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본격적인 공천 작업에 착수했다. 사진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육가공업체 공장 화재 현장을 찾아 브리핑을 받고 있는 모습. /뉴시스

[더팩트ㅣ국회=김세정 기자] 4.10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본격적인 공천 작업에 착수했다. 도덕성 기준을 대폭 강화하면서 더불어민주당과의 차별화를 겨냥하고 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심사 평가에 직접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공천 과정에 관심이 집중된다. 김경율 비대위원에 이어 윤희숙 전 의원 밀어주기 논란에 휩싸인 한 위원장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오는 3일까지 공천 신청자 접수를 받는다. 우선 당은 공천 부적격 기준을 강화했다. 자녀와 배우자의 입시비리, 채용비리, 본인 및 배우자·자녀의 국적비리, 병역비리 등을 4대 부적격 비리로 설정하고,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 사면·복권을 받아도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기로 했다. 성범죄와 몰카·스토킹 등 여성범죄, 아동학대, 아동폭력 등을 신 4대악 범죄로 규정하고 이같은 혐의로 벌금형 이상 확정 또는 공천 신청 당시 벌금형 이상 판결을 받은 이도 배제하기로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공천관리위원회 3차 회의 후 "엄격한 부적격 기준을 엄정하게 적용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하겠다. 민주당과 완전히 차별화된 부적격 기준을 적용하겠다"라고 설명했다. 공관위는 오는 13일부터 지역별 면접을 실시하고, 면접 종료 후 경선, 단수추천, 우선추천지역 등 심사 내용을 차례로 발표한다.

공천에 대한 세부 기준이 점차 발표되면서 당에선 긴장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공천 심사 과정에 한 위원장이 직접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국회의원과 원외당협위원장의 평가 중 100점 만점에 15점으로 반영되는 당 기여도 항목에서 한 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가 평가자로 참여한다. 현역 의원 컷오프를 결정하는 교체지수에도 기여도는 20% 반영된다. 최근 김경율·윤희숙 '사천' 논란과 맞물려 한 위원장의 의중이 공천 과정에 강하게 반영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비대위 회의에서 서울 중·성동갑에 출마를 선언한 윤 전 의원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김 위원의 마포을 출마 언급에 이어 또다시 논란에 휩싸이자 한 위원장은 "총선 시대정신을 말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저는 국민의힘의 당대표 역할이고, 승리하기 위한 범위에서 우리 지향이나 시대정신을 말하는 후보를 소개하는 것이 안되는 것인가. 반드시 공천하겠다고 말한 것도 전혀 아니다"라며 " 공천 확정 전까지 판사처럼 가만히 있어야 했나"라고 물었다.

공천에 대한 세부 기준이 점차 발표되면서 당에선 긴장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한 위원장이 1일 경북 문경 육가공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대원 2명의 빈소가 마련된 문경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뉴시스
공천에 대한 세부 기준이 점차 발표되면서 당에선 긴장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한 위원장이 1일 경북 문경 육가공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대원 2명의 빈소가 마련된 문경장례식장에서 조문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뉴시스

자신이 공천 평가자로 참여하는 것에도 논란이 일자 한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경기 수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다 평가할 것처럼 썼던데 그런 게 아니라 공천의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다. 그중에서 기여도 평가를 저와 원내대표가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하에 공관위를 구성한 것"이라며 "선당후사 할 필요는 없다. 선민후사가 그 기준"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의 봉합 이후 공천 그립감을 한층 세게 쥐어 간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추가로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전략공천이 가능한 지역구를 둘러싸고는 잡음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김경율 출마 발언으로 대통령실과 한 차례 충돌한 데 이어 윤희숙 전 의원까지 공개 언급하면서 한 위원장이 되려 기선 제압을 계속 시도한다는 해석도 있다. 한 위원장은 "공천은 당이 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줄곧 밝혀왔다.

전문가들은 한 위원장이 김건희 여사 문제에서 벗어나 공천 국면으로 빠르게 이슈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고도 해석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에 "(한 위원장이) 우리는 '윤심공천'이나 '검사공천'을 하지 않는다, 공정하게 새로운 인물을 투입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앞서 김 여사 문제로 대통령실과 차별화를 시도했다고 볼 수 있는 데 완전히 성공했다고 보긴 어렵지 않는가. 김 여사 이야기를 더 이상 안 하면서 선거 국면으로 빨리 전환해 한동훈표 공천 전략을 선보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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