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회 복귀 후 '정권심판론' 강조
비명계 탈당에 李 "최선 다 했지만 안타깝다"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피습 사건 뒤 보름 만에 여의도 국회로 돌아왔다. 이 대표는 첫 메시지로 '정권심판론'을 내세우며 윤석열 정부를 향한 날을 세웠다. 또 그는 그간 침묵으로 일관했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비명(이재명)'계 의원들의 탈당 문제에 관해서도 "안타깝다"며 입을 열며 당내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총선을 채 90여 일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 대표가 향후 '당 통합', '자객 공천 논란', '선거제 개편' 등 당무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관건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출근길 인사로 일정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검은색 정장에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국회 본청에 나타났다. 그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과 고통에 비한다면 제가 겪은 이런 일들은 어쩌면 사소한 일"이라며 "새해 벽두에 많은 분들 놀랐을 것 같다. 제게 주어진, 국민들께서 맡긴 책임을 최선을 다해 수행하도록 하겠다"라며 복귀 소감을 밝혔다.
이어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당 내부적으로는 통합을, 외부로는 '정권심판론'을 강조했다. 이는 당내 경선을 앞둔 상황에서 내부 분열 요소가 될 수 있는 공천에 대한 당내 불만을 잠재우기 위함으로 보인다. 정권심판론의 경우, 민주당이 현 정권의 실책을 꼬집어 총선에서 야당으로서 '반사이익'을 노릴 수 있는 점을 파고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그간 입을 닫아왔던 당내 탈당 인사들과 예비후보 검증 논란 등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많은 논란이 있지만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통합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정한, 혁신적인 공천을 통해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보여드리겠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진행한 인재 환영식에서 이 대표는 이낙연 전 대표와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 등의 탈당을 언급하며 "통합과 단합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참으로 안타깝다는 말씀을 드린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일한 대오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희망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자 소명이다"라고 말했다.
당무에 복귀한 이 대표 앞에는 총선을 앞두고 '당 통합', '여당과의 차별화', '박스권에 머무르는 당 지지율', '선거제 개편 확정' 등의 과제가 산적해 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 대표의 당무 복귀 일정에 관해 SBS 라디오에서 "민생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이를 살리기 위한 부분에 대해 방점을 두고 얘기하지 않을까 싶다"며 "총선 준비 문제도 심혈을 기울여 준비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 당 지도부는 조만간 답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더팩트>와 만나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서는 아직 논의를 진행 중이다. 선거가 얼마 안 남았으니 이 대표 복귀 이후 이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내자고 내부에서 이야기가 나온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내 공천을 둘러싼 '불공정 논란' 잡음은 계속될 예정이다. 이 대표가 '공정 시스템 공천'을 표면적으로 내세웠으나, 실상은 '친명계 자객 공천'을 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일례로 최근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는 예비 후보 적격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그런데 적격 판정을 받은 인물 중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황운하 의원(대전 중구)과 뇌물·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된 노웅래 의원(서울 마포구갑)이 포함돼 논란이 됐다. 앞으로 민주당이 선출직 공직자 평가 하위 20% 결과를 의원들에게 통보하면, 이들 중에서도 당 지도부의 결정에 반발해 추가 탈당이 이어질 수 있다.
공천 문제와 관련해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직 공천한 거 없다. 경선한 걸 갖고 그러는 건가"라며 반문했다.
한편 '미래대연합'(가칭)과 '새로운미래(가칭)' 등 민주당을 떠나 신당을 추진 중인 '탈당 연대'도 민주당과 각을 세울 예정이다. 이 대표의 복귀 일성을 지켜본 이원욱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님, 복귀하시고 일성이 또 증오와 거짓말로 시작하시네요"라며 "'원칙과상식' 의원들에게 전화 한 번이라도 해보신 적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는 '단합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한 이 대표의 주장을 이 의원이 전면 반박한 것이다. 이들은 '민주당과의 차별화'를 기치로 창당 명분을 공고화할 예정이어서, 민주당 지도부를 향한 '탈당 연대'의 비판 강도도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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