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이낙연 24년 몸담은 민주당 탈당, 野 "비겁하고 누추해"
이낙연 야권 통합 어떻게? 민주, "더 이상의 분열, 위험"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민주당 안에서 안 될 것 같으니 탈당하는 것 아닌가. 비겁하고 누추하다."(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정작 김대중 정신을 저버린 분은 이낙연 전 대표다.(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낙연의 제2의 안철수 길을 축하한다."(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1일 탈당을 선언한 후 민주당에서 그를 향한 비판이 터져나왔다. 거대 양당의 진영 대결을 넘어서겠다는 이 전 대표가 '빅텐트' 구상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따라 22대 총선 제3지대 성공 여부가 달렸다. 민주당 내부에서 이 전 대표를 향한 거센 비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에게는 총선 전 계파 갈등을 봉합하고 단합할 과제가 남았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4년 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위치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대한민국에 봉사하는 새로운 길에 나서기로 했다"며 "극한의 진영대결을 뛰어넘어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당내 비판자와 저의 지지자들은 2년 동안 전국에서 '수박'으로 모멸 받고, '처단'의 대상으로 공격 받았다"며 "저는 그런 잔인한 현실이 개선되기를 바랐지만, 오히려 악화됐다. 포용과 통합의 김대중 정신은 실종됐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의 탈당을 만류하기 위한 당내 움직임은 기자회견 직전까지 계속됐다. 민주당 의원 129명은 이날 오전 "이 전 대표의 탈당은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을 무너뜨릴 것"이라며 "이 엄중한 상황 속에서 민주당의 분열은 윤석열 정권을 도와줄 뿐"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의 뿌리로 꼽히는 호남에서도 이 전 대표를 향한 비판이 쇄도했다. 22대 총선 광주지역 민주당 예비후보들은 "김대중 대통령의 발탁으로 정치에 발을 들였고 당원의 지지와 호남민의 사랑 속에 '5선 국회의원', '전남지사', '국무총리'의 꽃길을 걸어온 이 전 대표가 낳고 키워준 민주당과 호남에 조금이라도 빚진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분열의 신당'이 아닌 '정계 은퇴'가 뒤늦게나마 빚을 갚는 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 전 대표의 탈당에 대한 지도부 측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원하는 것은 분열과 갈등이 아닌 통합과 단결"이라며 "매우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 전 대표가 유학을 다녀온 후 정치적 감을 잃은 것"이라며 "집 나가면 고생"이라고 비판했다. 퇴원한 이재명 대표는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탈당한 이 전 대표에게는 다당제 실현을 위한 야권 통합이라는 과제가 남았다. 이 전 대표가 22대 총선에서 연대 세력을 구축하는 데 있어 구심점 역할을 어떻게 해낼 것인지가 관건이다. 당장 ‘이준석 신당’의 화학적 결합을 위한 명분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두 인물 모두 여야를 뛰어 넘은 ‘빅텐트’엔 공감하고 있지만, 공천 주도권을 두고 틀어질 우려도 있다. 이를 위해 이 전 대표는 우선 전날 탈당한 '원칙과 상식' 소속의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 등과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는 원칙과 상식의 탈당 행보를 이어갈 현역 의원은 현재까지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 전 대표의 탈당으로 제3지대 빅텐트 움직임이 물꼬가 튼 만큼, 민주당 지도부 측은 계파 갈등 봉합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역 의원들의 ‘대대적 물갈이’가 예상되면서 이들이 이 전 대표 측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 한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대로 더 분열하면 선거에서 위험하다는 불안감이 있다"며 "이 대표와 지도부가 혼란스러운 당을 수습하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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