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과 상식' 탈당 기자회견 직전 '잔류' 선택
'친명계' 지역구 경쟁자 감찰...결국 공천이었나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자신이 속한 비명(비이재명)계 모임 '원칙과 상식'의 탈당 기자회견 직전 민주당 잔류로 급선회하자 그 배경을 두고 관심이 모인다. 정치권에서는 윤 의원이 당내 지역구 경쟁자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성희롱 발언에 대한 당 차원의 감찰이 이뤄지자 당에 머물기로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9시 40분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과 함께 '원칙과 상식 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윤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 직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오늘 민주당에 남기로 했습니다"라며 잔류를 결정했다.
윤 의원은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다"며 "지금까지 함께해온 원칙과 상식 동지들에게 미안하고 미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을 버리기에는 그 역사가, 김대중 노무현의 흔적이 너무 귀하다"며 "그 흔적을 지키고 더 선명하게 닦는 것이 제 소임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또 "선산을 지키는 굽은 나무처럼 비바람과 폭풍우를 견뎌내고 당을 기어이 재건해 나가겠다"며 "그래서 누구나 다 다시 합쳐질 수 있는 원칙과 상식의 광장으로 만들려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신당의 가치와 염원에 대해 동의한다. 그분들 또한 대한민국 정치를 걱정하고 바꾸려는 분들"이라며 "성공하시길 바란다. 이분들에게 누구도 돌멩이를 던질 자격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의원의 잔류 결정은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 등에게도 예상 밖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원욱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 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4명 모두 탈당하느냐는 진행자의 질의에 "네. 4명 모두"라고 답했다. 기자 회견문 역시 공지 시점보다 늦게 배포되면서 '윤영찬' 이름을 급하게 수정하느라 그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윤 의원의 갑작스러운 잔류 결정 배경이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관련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의원은 경기 성남시 중원구를 두고 '친명계' 현 부원장과 경쟁 중이다. 현 부원장은 지난 9일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 현재 민주당 윤리감찰단에서 감찰에 착수한 상황이다. 현 부원장과 '공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이자 윤 의원이 급하게 민주당 잔류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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