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어려울 때 힘 얻어...韓, 같은 행사 참석
여당 구원투수로 연일 강행군...'숨고르기'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윤석열 대통령이 '어려운 시기 힘을 얻었다'는 구인사를 방문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구인사에 들러 이같은 위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장 역시 녹록지 않은 상황 속에서 여당 구원투수로 투입돼 연일 강행군을 이어오고 있는 만큼, 잠시 숨고르기를 위해 구인사 방문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인사는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찾아 화제가 된 장소이기도 하다. 김 여사는 구인사 재방문을 약속했던 윤 대통령이 일정상 조율이 어렵게 되자 대신해 이곳을 방문한 바 있다. 나 전 의원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불출마 압박 논란 속에서 출마 여부를 두고 장고에 들어갔을 때 구인사를 찾아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충북 단양에 있는 구인사로 향한다. 한 위원장은 대한불교 천태종 총무원장인 덕수 스님을 예방하고, 상월원각대조사 탄신 112주년 봉축법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 위원장의 이번 일정은 전국 시도당 신년 인사회와 달리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 2일 대전·대구를 시작으로 광주, 충북, 경기, 강원도 등을 순회하는 강행군을 치렀다.
한 위원장이 찾는 구인사는 윤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장소 중 하나다. 윤 대통령은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 약 3개월 뒤인 2021년 10월 8일 구인사를 방문해 천태종 2대 종정 대충대종사 제28주기 열반다례법회에 참석했다. 같은 해 12월 31일에는 상월원각대조사 탄신 110주년 봉축법회에 참석해 "상생과 화합의 지혜를 발휘해 국민 통합의 정치를 펴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 위원장이 참석할 법회와 같은 행사다.
윤 대통령은 대선 이후 구인사 재방문을 약속했지만 일정상 이를 지키지 못했다. 대신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5월 3일 구인사를 대신 찾아 스님들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당시 김 여사 측은 윤 대통령의 재방문 약속을 지키기 위한 취지였으며, 김 여사가 스님들에게 윤 대통령의 인사를 대신 전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구인사를 찾은 때는 지난해 10월 19일이다. 윤 대통령은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 참석을 위해 충북으로 향했다가 구인사를 방문했다. 당시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했을 때였고, 윤 대통령이 "반성하고 소통하겠다"고 언급한 시기였다. 윤 대통령은 구인사에서 '어려운 시기 힘을 얻었다'는 위로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BBS 뉴스에 따르면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지난해 12월 14일 구인사를 찾아 "윤 대통령이 지난 10월 구인사에서 기운을 받고 힘을 얻었다. 구인사에 꼭 가보라"고 권했다며 구인사 측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구인사는 나 전 의원이 정치적 결단을 내리기 전 숙고의 시간을 보냈던 곳이기도 하다. 나 전 의원은 지난해 1월 1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구인사를 찾았다. 당시 대통령실과 여당 안팎의 불출마 압박을 받고 있던 나 전 의원이 윤 대통령 부부가 찾던 구인사로 향한 것을 두고 윤심(尹心·윤 대통령 의중)에 호소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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