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최고위원들, '말 안 맞는 해명'에 논란에 기름 부어
"언론이 논란 부추긴 것" 내부 의견도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괴한의 테러로 부산에서 습격을 당해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헬기로 옮겨 수술을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두고 '특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부산 정치권을 비롯한 지역 의료계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당 지도부의 해명이 논란을 더 부추겼다는 비판도 나왔다. 당 내부는 총선을 앞두고 PK 민심이 떠날까 고심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8일 오전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서울중앙지검에 이 대표를 '업무 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이 대표의 헬기 이송으로 부산대병원과 서울대병원의 의료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는 취지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 방문 중 피습을 당해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됐으나 헬기를 통해 서울대병원으로 옮겨 1시간 40분 수술을 받고 현재 회복 중에 있다.
이외에도 지역 의료계는 이 대표의 헬기 이송을 비판하는 성명을 잇달아 내고 있다. 부산대학교 권역외상센터는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외상치료 최종 의료기관임에도 이 대표가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한이 것이 결국 지역 의료계를 폄하한 처사라는 이유에서다.
부산시의사회는 "지역의료계를 무시하고 의료전달체계를 짓밟아 버린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한다"고 밝혔고, 서울시의사회에서도 "헬기 특혜 이송이 지역의료계를 무시하고 의료전달체계를 짓밟아버린 민주당의 표리부동한 작태라고 지적한 부산시의사회에 십분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외에도 대전시의사회·경상남도의사회 등도 이 대표의 서울행을 비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서울대병원 전원은 이 대표 가족의 요청, 의료진 판단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고 해명하며 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소아청소년과의사회의 고발과 관련해 "우리가 무슨 업무방해를 했나. 저희는 업무방해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홍익표 원내대표도 4일 MBC 라디오에서 "전원은 가족의 요청이 있어야 하고, 요청을 의료진이 판단해 서울대병원과 부산대병원간 협의 결과에 따라 필요하다고 되면 조치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의료인들은 자존심의 문제가 있으니 당연히 반발을 하는 것이다. 지역민들은 (전원 의료체계나 지역의료 비하 논란 등)별로 신경 안 쓴다. 그게 (민심에) 그리 중요한 건 아니지 않나"라며 "언론이 그런 걸(논란) 하지 말라.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전원 과정을 해명하며 일부의 비판을 방어하던 도중 한 발언들은 역으로 '지역 의료 비하' 논란을 부추겼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5일 "목은 민감한 부분이라 후유증을 고려해 (수술을) 잘하는 곳에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부산시의사회는 "의료기관을 서열화하고 지방과 수도권을 갈라치기 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여기에 같은 날 장경태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각 시도마다 1개 정도 있는 정말 아주 비상 응급 치료를 받아야 되는 곳"이라며 "오히려 여기서 이 대표가 눌러앉아서 치료받았다면, 정말 더 응급한 환자들을 방해할 수 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해명한 것도 함께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당 내부에서는 그간 민주당이 공들여왔던 부산 민심이 이 대표의 헬기 이송 문제로 자칫 총선 전 악재로 번질까봐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당 지도부의 첫 발언과 입장 표명부터 첫 단추를 잘못 꿴 것이다. '수술 잘 하는 데로 간다(정 최고위원)'는 소리로 비판의 빌미를 제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후 당의 대응도 잘 못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고 참담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도 "(서울대병원 이송은)이 대표 하나 살리고 PK는 다 죽인 결정이다"라며 "거기다 최고위원들은 긁어 부스럼까지 만들고 있으니 (총선을 앞두고)답답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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