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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피습 이후 숨죽이는 여야…곳곳에 정치적 대립 뇌관

  • 정치 | 2024-01-04 00:00

국힘·민주, 李 사건 관련 개별 의견 자제령
총선·이태원특별법·쌍특검 거부권 '정쟁' 뇌관


홍익표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익표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테러 행위는 명백한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고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며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 이후 여야가 정치적 공방을 최소화하는 모습이다. 야당은 물론 여당인 국민의힘도 사건 관련 발언을 자제하는 한편 피의자와 관련한 당국의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 다만 불과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과 쟁점 현안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현재진행형인 만큼 여야 간 정쟁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은 사건이 일어난 전날에 이어 3일에도 이 대표 피습 사건을 '정치 테러'로 규정하며 강하게 규탄했다. 민주당은 의원 전원 명의의 성명을 내고 "생각과 의견의 차이를 폭력과 혐오로 무너트리려는 테러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주요 정치인을 표적으로 한 테러를 강력히 규탄하며 이 대표의 빠른 회복과 쾌유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사건 관련 발언은 극도로 삼가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에 대한 테러 행위는 명백한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고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며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 발언한 것 등 지도부 외 개별 의원의 메시지는 찾기 어렵다. 피습 사건에 관한 가짜뉴스의 생산·확대를 차단하는 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여러 의원이 사건과 관련해 의견을 낸다면 자칫 오해가 생길 수 있고, 혼선이 생길 수도 있다"며 "어수선한 상황일수록 당 차원의 정확한 사실만 국민에게 전하는 게 바람직하다. 지금은 언행을 삼가고 이 대표의 빠른 쾌유를 비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흉기 피습 사건 이후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은 당 구성원들에게 불필요한 발언은 자제하라며 '함구령'을 내렸다. 오른쪽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배정한 기자
이 대표의 흉기 피습 사건 이후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은 당 구성원들에게 불필요한 발언은 자제하라며 '함구령'을 내렸다. 오른쪽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배정한 기자

국민의힘에서도 사건과 관련해 불필요한 발언을 자제하라는 함구령이 내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자작극 등 음모론이 나오는 가운데 설화 논란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한 여당은 살인미수 혐의로 입건된 피의자의 당적 확인 등 수사에 협조하면서도 당적 논란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거의 4년 전인 2020년 탈당한 동명 인물이 있으나, 인적사항이 분명치 않아 현재로서는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마치 사실인 양 정치적으로 왜곡해 국민의힘의 문제로 몰아가려는 것은 지양할 일로 매우 유감"이라고 했다. 피의자가 과거 국민의힘에서 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꿨다는 주장은 확인되지 않다는 것이다.

이 대표 사건 이후 여야가 정치적 공방을 자제하고 있지만,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처리를 둘러싼 이견은 여전하다. 홍 원내대표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했지만 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설치 문제에 입장 차만 확인하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피해자 지원에 초점을 맞춘 여당은 야당의 특조위 설치 요구에 정쟁 유발 목적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야권이 강행 처리한 이른바 '쌍특검'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점도 여야 간 정쟁에 불을 지필 뇌관으로 꼽힌다. 홍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을 향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민주당은 모든 법적 조치에 대해서 검토하겠다"며 재차 권한쟁의심판을 언급했다. 권한쟁의심판은 헌법상 국가기관 사이에 권한의 존재 여부나 범위를 놓고 다툼이 생기면 헌법재판소가 유권 판단을 내리는 절차다.

여권 한 원외 인사는 "지금 당장은 이 대표의 피습 사건으로 여야가 몸을 사리며 여론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라면서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여야가 멀지 않아 정치적 공방을 주고받으며 선거 판세를 유리하게 조성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야권 인사도 "여야가 민감한 시기라는 데 같은 인식"이라며 "이 대표가 건강을 회복하면 (정치권이) 다시 시끄러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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