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초 증시 개장식 참석…"소액주주 이익 제고법도 추진"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일 내년부터 도입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폐지하고, 소액주주 이익 제고를 위한 상법 개정 등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난해 '공매도 한시적 금지 조치'에 이어 개미(개인 투자자) 유권자 표심을 겨냥한 정책 행보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개최된 ‘2024년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금융투자 분야가 활발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증시는 국민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장이고 국민의 자산 축적을 지원하는 기회의 사다리"라며 "계층의 고착화를 막고, 사회의 역동성을 끌어올리려면 금융투자 분야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인 기업들이 많이 있지만 주식시장은 매우 저평가돼 있다"면서 "제 임기 중에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자본시장의 규제는 과감하게 혁파해서 글로벌 증시 수준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할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위해 공매도 한시적 금지 기간에 '공매도 개혁 방안'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우리 증시가 외국인과 기관의 놀이터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도록 철저한 전산시스템 구축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과도한 부담의 과세가 선량한 투자자에게 피해를 주고 시장을 왜곡한다면 시장원리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면서 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투세는 주식·채권 등 금융투자로 연 5000만 원 넘는 양도 차익을 거둔 투자자에게 최고 27.5%를 물리는 세금으로, 당초 지난해부터 도입될 예정이었으나 여야 합의로 2년간 유예돼 시행 시기가 내년으로 밀렸다. 금투세를 폐지하려면 소득세법 개정이 필요해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윤 대통령은 또한 이사회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이익을 책임있게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상법 개정을 추진하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국민의 자산 형성 지원 프로그램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직 대통령의 새해 증시 개장식 참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은 자유시장경제의 핵심이 자본시장의 발전에 있다고 강조해 왔으며, 우리 자본시장의 발전을 격려하기 위해 오늘 행사에 참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개장식에는 금융투자업계 종사자 160여 명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국회에서는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대통령실에서는 이관섭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이도운 홍보수석 등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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