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못 했다'...김대기 비서실장 등 최고위급 교체
'독단' 이미지 감수? 김건희 특검 즉각 거부 방침
☞<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김정수 기자]
◆'쇄신 바람'에 떠나는 김대기...'김건희 특검법'은 초고속 거부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실 최고위급 참모인 비서실장, 정책실장, 국가안보실장을 모두 교체했어.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예측 못한 인사였다고.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30일 경제수석실, 사회수석실, 과학기술수석실을 관장하는 정책실장 직을 신설해 대통령실을 3실장 체제로 개편하고 이관섭 당시 국정기획수석을 승진시켰어. '용산 2기'를 출범시키고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재신임했다는 평가가 나왔어. 그런데 약 한 달 만에 비서실장을 교체한 거야. 이 신임 비서실장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야.
-이유가 뭐야?
-김 실장 본인은 "(비서실장직 한 지) 20개월 정도면 나의 소임은 다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얼마 전에 대통령께 말씀을 드렸고, (윤 대통령이) 그저께 승인해 주셨다"고 설명했어. 할 만큼 했다는 거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에 맞춰 '여권 인적 쇄신'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인사라는 분석도 나와. 지난달 정책실장 신설로 대통령실을 개편했지만 좀 더 바뀌는 모습이 필요했다고 보는 거지.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인사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에 여권에서 쇄신에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정부가 많이 바뀌었고, 당이 큰 변화가 왔다. 대통령실에도 어느 정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다 할 수가 있다"고 설명했어.
-실제로 이번 인사로 대통령실 최고위급 참모진인 3실장의 평균 연령은 65세에서 59세로 낮아졌어. 일각에선 김 실장이 최근 '기업 인사 개입설' '부산엑스포 유치전 관여 의혹' 등 본인을 둘러싼 풍문에 작성자와 유포자를 수사해 달라고 고발했는데, 사실 여부를 떠나 개인적으로 부담을 느낀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와.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인사로 쇄신 노력을 보였지만, 이른바 쌍특검 법안이 정부로 이송되는 대로 즉각 거부권을 행사한다고 밝히면서 "달라진 게 없다"는 반응이 나와. "이렇게까지 속전속결로 입장을 밝힐 줄은 몰랐다"는 목소리도 있어.
-자칫 '독단'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어서 이전 세 차례 거부권 행사 때 윤 대통령은 숙고하는 모습을 보여왔어. 이번엔 특히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이라 부담이 더 컸을 텐데 재빨리 결정한 거야.
-쌍특검 법안의 재의결 시점을 여당의 공천 시기와 겹치지 않게 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가장 커. 쌍특검 법안이 정부로 이송되면 윤 대통령은 그로부터 15일 이내에 공포하든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대통령실이 밝힌 대로라면 윤 대통령은 다음 달 초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공은 다시 국회로 넘어갈 예정이야.
-정치권에선 공천 시점과 맞물리는 내년 2~3월 즈음에 특검법을 재의결하면 공천에 탈락한 여당 현역 의원들 중심으로 이탈표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어. 한동훈 지도부는 그 전에 특검법 재의결을 하자고 하겠지. 그야말로 이번 쌍특검 본회의 의결과 거부권 행사는 프롤로그이고, 재의결이 본편인 거야. 특검법 재의결 시점은 여야가 본회의를 언제 열지 합의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여야는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수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여.
-김건희 여사를 둘러싸고 주가조작 의혹부터 명품백 수수 의혹 등 여러 논란이 계속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야. '총선 정쟁용'이라면서 쌍특검 법안 거부권 행사를 결정한 것과 별개로, 대통령실이 제2부속실 설치 등 국민 우려를 해소할 만한 조처를 마련할 의향은 여전히 없어 보여 아쉬워.
◆'뼛속까지 군인?' 거수경례로 인사하는 3성 출신 한기호 의원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흥미로운 모습이 포착됐다던데?
-맞아. 한기호 의원이 그 주인공이야. 국민의힘은 지난 28일 '쌍특검 법안'(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 대장동 50억 클럽 관련 특검법)이 민주당 주도로 강행 처리될 가능성이 커지자 대응에 나서기 위해 의총을 소집했어. 여러 의원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장내는 다소 시끌시끌했지. 의원들은 저마다 악수하며 서로 안부를 물었는데 한 의원은 달랐어. 한 의원은 악수 대신 거수경례로 의원들에게 다가갔거든.
-한 의원이 아마 군인 출신이지?
-응. 한 의원은 3성 장군 출신으로 육군사관학교(31기)를 졸업해 제2보병사단 사단장, 제5군단 군단장, 교육사령부 사령관 등을 지냈어. 의원들은 거수경례가 꽤 익숙한지 크게 신경 쓰는 것 같지는 않더라고. 한 의원은 여러 의원과 두루두루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어. 대화를 나누는 의원들 사이로 다가가 "뭘 쑥덕쑥덕하셔"라며 인사를 건넸고, 당시 의총에서 윤재옥 원내대표가 모두 발언을 하러 들어오기 전 잠시 발걸음을 돌리자 "모두 발언한다니까 나가네"라고 농담해 몇몇 의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거든.
-예전에도 한 의원이 거수경례로 주목을 받았던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맞아. 한 의원은 지난해 12월 국민의힘에서 국회 후반기 국방위원장으로 선출됐는데 당선 소감이 인상적이었어. 한 의원은 단상 앞에 서서 "충성!"이라고 외치고 거수경례를 했지. 당시 의원들은 웃음을 터트렸고 한 의원에게 힘찬 박수를 보냈어. 한 의원은 곧 "군인 정신을 다시 한번 살려서 일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며 짧게 소감을 밝히고 자리로 돌아갔어. 아마 10초도 걸리지 않았던 것 같아.
-한 의원은 지난 2010년 7월 보궐선거에 출마해 정치에 입문했어. 당시 한 의원은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 지역에서 당선됐고 18대 국회에 입성했지. 이후 한 의원은 19대 총선과 21대 총선에서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모두 당선됐고 3선 고지를 밟았어. 현재는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고 있지.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세정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송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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