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전국위 소집, 비대위원장 임명
총선 승리 시 역대 최연소 성공 사례
친윤·지도부·영남 중진, 쇄신이 관건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국민의힘 총선 승부수 한동훈 비대위가 26일을 기점으로 꾸려진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을 이끌고 '과반 승리'를 거둔다면 보수정당 역사상 최연소 성공 사례로 남게 된다. 정치권에선 한 위원장이 기존 정치 문법을 따르지 않을 것이란 점에 기대를 걸면서도 앞선 비대위의 성패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개최될 국민의힘 전국위원회를 거쳐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임명될 예정이다. 전국위에서는 이변이 없는 한 상정된 '비대위 설치의 건' '비대위원장 임명안' 등을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임명된 직후 비대위 인선 등 본격적으로 조직 정비에 나설 방침이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혁신에 실패한 점을 들어 한 위원장이 강도 높은 당 쇄신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한다. 다만 쇄신의 반작용으로 촉발될 내홍과 분란을 한 위원장이 어떻게 수습하느냐도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한 위원장이 보수정당사에서 가장 성공했다는 평가 받는 '박근혜 비대위' 사례를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근혜 비대위는 2012년 19대 총선을 약 넉 달 앞두고 출범했다.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으로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준석 클라세스튜디오 대표(전 국민의힘 대표), 이양희 성균관대학교 법학대학원 교수(전 국민의힘 윤리위원장) 등 외부인사 6명을 영입했고, 당내 개혁 성향 의원으로 분류됐던 주광덕·김세연 의원을 투입했다.
박근혜 비대위는 파격적 인사로 정치권 안팎의 높은 기대를 받았지만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무엇보다도 고강도 인적 쇄신 과정에서 당내 갈등이 폭발했다. 비대위 내에서 이른바 'MB정부 실세 용퇴론'이 제기되자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강한 반발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특히 '여론조사 하위 25%' 현역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자 이들을 중심으로 집단 탈당, 신당 창당 등의 이야기가 나오며 오히려 당 분위기는 어수선해졌다.
하지만 당 분열을 촉발하는 듯 했던 박근혜 비대위의 전략은 대성공으로 이어졌다.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은 19대 총선에서 152석 과반을 확보하며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됐고, 이명박 정부는 집권 5년차 임에도 국정 동력을 상실하지 않게 됐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기세를 몰아 그해 12월 18대 대선에서 당선돼 보수 재집권을 달성했다.
한동훈 비대위는 박근혜 비대위 때 상황보다 다소 유리한 국면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국민의힘 내에서는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김기현 대표의 사퇴로 인적 쇄신 분위기가 만들어진 상태다. 또 국회의원이었던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달리 한 위원장은 정치인 출신이 아니라는 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운신의 폭이 더 넓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 차원에서도 한 위원장에게 당의 변화를 공식적으로 주문한 바 있다. 앞서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한 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하면서 "변화와 쇄신, 미래를 갈망하는 국민 기대에 부합하고 당 혁신을 넘어 국회 개혁 등 정치 문화 개혁을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한 위원장은 이를 이룰 수 있는 가장 젊고 참신한 비대위원장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위원장이 내년 총선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둔다면 보수정당사 비대위원장 가운데 최연소 성공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민의힘은 박근혜 비대위를 시작으로 인명진·김병준·김종인·주호영·정진석 비대위 등을 출범시킨 바 있다. 한 위원장은 1973년생으로 이들 가운데 가장 젊다.
다만 당 쇄신의 실체는 공천 결과로 반증되는 만큼 이와 관련된 당내 갈등을 한 위원장이 어떻게 조율할 수 있을지 관건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추진했던 당 지도부, 친윤, 영남 중진 의원들의 공천 배제 여부와 강도에 관심이 모인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 이후 인요한 혁신위의 이른바 '인적 물갈이론'이 국민의힘에 반영돼야 총선 승부처인 수도권에서도 동력을 얻을 수 있다"며 "국민의힘 안팎에서 불거지고 있는 인적 쇄신 요구를 한 위원장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정리할 것인지 시험대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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