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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 총리들 만난 이낙연, '反이재명 세력' 구축하나

  • 정치 | 2023-12-07 00:00

김부겸, 정세균 만난 이낙연 "전직 총리들과 만날 듯"
이재명 화해 제스처에도 무심..."이재명 향한 공격 계속될 것"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두 달 사이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이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이 전 대표가 지난 9월 단식 중이던 이재명 대표를 만나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이새롬 기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두 달 사이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이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이 전 대표가 지난 9월 단식 중이던 이재명 대표를 만나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작정하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공격하고 있기 때문에 화해는 안 될 것이다. 최대한 이 대표를 힘들게 해서 공천권을 약하게 만들려고 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내년 총선을 4개월 앞두고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와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연쇄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명(비이재명)계 연대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신 '3총리'가 이 대표 체제에 대항하는 세력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당내에서는 연대설에 대한 회의론이 팽배한 가운데, 이 전 대표의 광폭 행보로 인해 이 대표와 파열음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 김 전 총리는 최근 두 달 사이에 각각 일대일로 회동했다. 이들은 각 자리에서 현재 당 상황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딸(개혁의딸)로 불리는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팬덤 정치 등에 대한 걱정을 나눴다고 한다. 이 전 대표는 5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총리와 두 번 만났는데) 당의 상황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고 국가에 대해서도 염려한 그런 선이었다"며 "(정 전 총리와도) 짧게 봤는데 당의 상태에 대해 많이 상심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 모두 친문(친문재인)·친낙(친이낙연)·친SK(친정세균)계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만큼 비명 연대가 구체화될 경우 정치권 내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표가 전직 총리들과의 만남을 이후에도 이어가겠다는 구상을 밝힌 만큼, 당 역시 촉각을 세우고 있다. 다만 현시점에선 연대설이 당장 탄력을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 전 총리의 경우 "당장 움직일 상황이 아니다"라며 연대 가능성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내부에서도 총리 출신 3인이 연대하긴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영진 대표 정무조정실장은 6일 MBC와 인터뷰에서 "이분들은 민주당을 제일 많이 걱정한다는 것까지는 연대의 고리가 있는데 신당 문제는 다른 문제"라고 일축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김 전 총리의 경우 2020년 전당대회 당시에 이 대표 측의 도움을 받았고, 정 전 총리도 이 대표가 성남시장일 때부터 인연이 있기 때문에 관계가 다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비명 고리로 묶이긴 어렵다"며 "세 분이 힘을 모으는 스타일도 다르지만 모을 리도 없다"며 연대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이 대표는 5일
이 대표는 5일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요체이고, 누구나 다양한 의견을 표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국민들의 판단을 받는 것이 정치"라고 했다. 이 대표가 지난달 30일 자승스님 분향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하는 장면./남용희 기자

다만 이 대표를 향한 이 전 대표의 공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을 시사하면서 정치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5일 KBC광주방송 '뉴스와이드'에 출연한 이 전 대표는 "학교에 비유하면 시험지를 받으니 윤석열, 이재명 둘 중 고르라는 문제인 것"이라며 "이대로 가면 대선부터 총선까지 같은 문제를 받아야 하고, 국민 30%는 이 시험에 답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런 국민에게 새로운 선택지 보여드리는 것이 정치를 위해 필요한 게 아닌가. 새로운 선택지가 필요하고 제3세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런 이 전 대표에게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당내 계파 갈등을 차단하고 통합의 길을 모색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3일 민주당 홈페이지에 이 전 대표의 출당을 촉구하는 당원들의 청원이 올라오자 이 대표 지시하에 당은 해당 청원을 삭제했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지난 5일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요체이고, 누구나 다양한 의견을 표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국민들의 판단을 받는 것이 정치"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런 이 대표의 메시지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 대표의 통합 메시지와 관련해 "특별한 생각 있지 않다"며 "총선에 임해서 선거를 치러야 하는 건 당이고, 출마자들이 본인들에게 최선의 결정을 해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 민주당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이 대표가 통합 행보에 노력하고 있다"며 "이 전 대표가 스스로 당사자가 되니, 보이지 않는 거다. 노욕으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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