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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지도부·혁신위, '파국'은 면했다...'조기 해체' 수순

  • 정치 | 2023-12-07 00:00

김기현-인요한 회동으로 갈등 봉합 모양새...기존 입장 차이는 여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당 주류 희생' 혁신안으로 파국으로 치닫던 국민의힘 지도부와 혁신위원회가 갈등 봉합을 시도했다. 그동안 혁신안을 거부하는 듯하던 김기현 대표는 숙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고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혁신안 보고를 미뤘다. 그러나 혁신안에 대한 서로의 입장 차이는 여전했다. 다음 주 혁신위의 조기 해체가 예상되면서 혁신은 실패로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와 인 위원장은 6일 국회에서 17분가량의 짧은 만남을 가졌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제안해 주신 안건들은 당의 혁신과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도 "다만 최고위원회에서 의결할 수 있는 사안이 있고 공천관리위원회나 선거 과정에서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할 일들이 있어서 지금 바로 수용하지 못하는 점은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도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책임 있는 분들의 희생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며 기존의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면서 "혁신위 일정은 7일 회의에서 당 일정을 감안해 결정하겠다"며 오는 11일 종합 보고 의사를 밝혔다.

이날 만남은 오는 7일 혁신위가 최고위에 혁신안을 보고하면서 당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촉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 이뤄졌다. 두 사람은 지난달 17일에도 만났는데 인 위원장이 '주류 희생'을 압박하면서 두 사람이 공개적인 갈등을 빚은 후였다. 당시 두 사람은 40여 분간 만났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과거와 달리 성공적인 (당 혁신 기구) 모델을 만들어주고 활동해 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혁신위원회가 갈등을 봉합하는 모양새를 취하며 혁신위는 '질서있는 퇴진'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와 혁신위는 '주류 용퇴' 혁신안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남용희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와 혁신위원회가 갈등을 봉합하는 모양새를 취하며 혁신위는 '질서있는 퇴진'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와 혁신위는 '주류 용퇴' 혁신안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남용희 기자

관건은 7일로 예정된 혁신위 전체회의다. 지난달 30일 그동안 권고에 머물렀던 '주류 희생'을 6호 혁신안으로 공식 의결한 후 첫 회의다. 앞서 지난 4일 혁신위는 혁신안을 보고할 예정이었으나 불발되면서 예정된 회의를 취소했다. 인 위원장은 회의에서 11일 종합 보고와 관련해 혁신위원들의 동의를 구할 예정이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두 사람의 만남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그동안 혁신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종합 보고해서 내일 혁신위원들의 의견을 구해서 동의하시면 오는 11일 최고위에 종합 보고 하겠다는 말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혁신위 조기해체와 관련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해용 혁신위원은 '사실상 내일 혁신위를 끝내겠다는 취지냐'는 질문에는 "내일 가봐야 안다"며 "회의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혁신위 내부에서는 그동안 일부 혁신위원들이 강경한 입장을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4일에는 일부 혁신위원들의 '사퇴 해프닝'까지 벌어진 바 있다. 이달 24일까지 활동하기로 했던 혁신위는 조기 해체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주류 희생' 혁신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는 '개인의 거취는 최고위 의결 사항이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혁신위가 앞서 내놓은 5가지 혁신안에 대해서도 당 지도부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여왔다. 지도부는 지난 4일 4호 혁신안과 5호 혁신안의 내용을 4가지로 압축해 공관위에 넘겼다. 그러나 혁신위가 '주류 희생'을 가장 강하게 주장해 온 만큼 이 혁신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실패했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다.

혁신위 실패에 대해 김 대표도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혁신위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출범하면서 '김기현 체제 유지용'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 대표는 혁신위를 출범시키며 "전권을 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다만 '김기현 체제'는 유지될 전망이다. 전날(5일) 김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윤석열 대통령과 비공개 오찬 회동을 했다. 이를 두고 윤 대통령이 김기현 체제에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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