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나쁜 탄핵'으로 방통위 지키고자 이 위원장이 결단"
'빈손' 민주당, 탄핵 남발 비판 불가피
[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1일 자진 사퇴하면서 국민의힘은 한숨 돌린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허를 찔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민주당은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 강행을 예고했지만 당사자가 스스로 물러나 탄핵 자체가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사퇴 의사를 표명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이를 수용해 면직안을 재가했다. 이 위원장은 "국회의 권한을 남용해 마구잡이로 탄핵을 남발하는 민주당의 헌정질서 유린 행위에 대해 앞으로도 그 부당성을 알리고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께서 거야의 횡포에 준엄한 심판을 내려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 탄핵안 표결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주도로 이뤄질 예정이었다. 민주당은 전날 윤석열 정부의 방송 장악을 막아야 한다는 이유로 '이동관 탄핵안'을 국회 본회의에 보고한 바 있다. 국회법상 탄핵안이 첫 본회의에 보고되면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 표결해야 한다. 하지만 탄핵 대상자가 스스로 물러나면서 탄핵 자체가 불가능해진 셈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위원장 사퇴와 윤 대통령의 수리를 '꼼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런 꼼수를 쓸 줄은 몰랐다. 방송 장악을 위해, 이동관 아바타를 임명하기 위해 이렇게 국회를 무시하는 꼼수로 국정을 훼손하고 있다"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질타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헌재에서 (드러날) 본인들의 범죄 혐의를 우려해 사표를 수리한 것은 매우 잘못됐다"라며 "제2, 제3의 이동관을 모두 탄핵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허를 찔렸다고 해석한다. 탄핵 남발이라는 비판을 감수하고도 의석수를 앞세워 탄핵 강행을 예고했지만 이 위원장이 사퇴하면서 사실상 '빈손'으로 일단락 됐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 위원장 후임으로 정권 입맛에 맞는 인물이 등장할 경우 다시 탄핵으로 맞서겠다는 입장이지만, 탄핵 카드를 남발될 경우 그 명분 역시 약해질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은 이 위원장의 사퇴로 탄핵안 방어에 사실상 성공하면서 민주당을 향한 공세를 높이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의회폭거 대응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다수당의 의회폭거를 막기 위해 국민의힘은 우리 당이 다수당일 때 국회 선진화법을 만들었다"며 "이 협치의 원리, 국회가 상생을 통해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생산물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그 원리를 민주당은 저버리고 다수당의 정치적 폭거를 계속해 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논평을 통해 "방통위를 무력화시키고자 한 민주당의 '나쁜 탄핵'으로 방통위를 지키고자 이 위원장이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민주당의 방통위원장 탄핵은 문재인 정부 시절 이루어진 기울어진 운동장을 그대로 이어가기 위함으로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숫자를 앞세운 힘에 맞서 방송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세워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는 이 위원장 탄핵안은 자동 폐기된 채 손준성·이정섭 검사의 탄핵안 표결만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민주당은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안과 함께 손준성·이정섭 검사의 탄핵안을 국회 본회의에 보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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