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설치는 암컷' 발언에
민주당 여성 의원들에게도 '화살'
옹호한 남영희는 부원장직 사퇴
한 주간 대한민국을 달군 가장 뜨거운 이슈의 핵심만 소개하는 '숏팩트'입니다. 한 주 동안 어떤 일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는지 '숏팩트'에서 알아봅시다. <편집자주>
[더팩트|이상빈 기자]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몰고 온 '여성 비하 발언' 파장이 야권을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민주당 의원들을 향한 입장 발표 요구가 거세지고 해당 발언을 옹호한 인사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직을 내려놨습니다.
◆ '설치는 암컷' 논란의 시작
발단은 19일 광주시 북구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열린 민형배 민주당 의원의 출판기념회 겸 북 콘서트의 자리였습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과 함께 이날 행사에 참석한 최 전 의원은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발언을 했습니다.
최 전 의원은 "'동물농장'도 보면 그렇게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런 건 잘 없다"라며 "암컷을 비하하는 말은 아니고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윤 정부 관련 주제로 대화하던 중이라 '설치는 암컷'이 마치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듯한 뉘앙스로 비쳤습니다.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빗댔다고 해도 짐승의 암수를 구분할 때 쓰는 암컷이란 표현을 사람에게 한 것을 두고 여론의 십자포화가 쏟아졌습니다. 국민의힘도 징계를 요구하며 최 전 의원을 비판했습니다.
◆ 화살은 민주당 여성 의원들에게로
최 전 의원의 공식 사과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민주당 여성 의원들을 향한 입장 발표 요구가 빗발쳤습니다. 여성 비하 발언에 대해 그들의 생각을 묻는 여론이 형성된 것입니다. 그러나 공개적으로 해당 사태에 관해 입장을 밝힌 여성 의원은 없었습니다. 고민정 의원이 2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당 지도부의 최 전 의원 징계와 관련해 설명하긴 했으나 여성 비하 발언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 비위 사건의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고 지칭하며 같은 당 출신인 고인을 두둔하면서 여성의 아픔에는 공감하지 못하는 태도를 보여 눈총을 샀습니다. 침묵이 길어질수록 '피해호소인' 사태와 맞물려 이들의 '성 인지 감수성 결여' '제 식구 감싸기' 등을 지적하는 여론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 최 전 의원 감싼 남영희 부원장
이들과 달리 입장을 냈다가 역풍을 맞은 야권 인사도 있습니다. 최 전 의원을 비판하지 않고 오히려 옹호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주인공은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입니다.
남 부원장은 지난해 대선 레이스에서 국민의힘으로 출마한 윤석열 대선 후보 아내 김건희 여사의 기자회견을 언급하며 최 전 의원의 여성 비하 발언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가 주가 조작 및 학력 위조 의혹과 통화 녹취록 공개 등으로 비판을 받자 내조에만 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영부인이 된 뒤 잦은 대외 활동으로 미디어 노출이 늘어나자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남 부원장이 지적한 것입니다.
남 부원장은 22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 본인(김 여사)이 나서지 않겠다고 사과했다. 지금 얼마나 많은 행보를 하고 있냐"며 "이런 사람에 대해서 잘못된 것을 지적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문제다. 그것을 빗대어서 '동물농장'에 나온 그 상황들을 설명한 게 무엇이 그렇게 잘못됐다는 말이냐"고 말했습니다.
◆ 비판 여론에 직 내려놓기로 한 남영희 부원장
남 부원장은 23일 민주당 지도부가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징계 방침을 공개한 지 하루 만인 24일 끝내 사과했습니다. 아울러 부원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제가 한 발언으로 당과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민주연구원 부원장직을 내려놓겠다.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사려 깊지 못한 점에 대해서 거듭 사과드린다"고 적었습니다.
민주당은 최 전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초동 대처 미흡을 지적받고 야권 인사들까지 뭇매를 맞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민주당은 당혹스러운 분위기입니다.
pkd@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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