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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마포갑' 도전장 野 이지수 "한강벨트 최전선 지킬 것"

  • 정치 | 2023-11-15 00:00

마포살이 20년…"꿈꾸지 않는 정치인은 '생계형'…끊임없이 도전할 것"
'文 타임지 커버' 비하인드 "인쇄업체 난리나게 팔려"


이지수 전 청와대 비서관이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이지수의 법과경영연구소에서 <더팩트>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이지수 전 청와대 비서관이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이지수의 법과경영연구소에서 <더팩트>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내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최근 서울 마포 갑(공덕동, 아현동, 도화동, 용강동, 대흥동, 염리동, 신수동 등)은 '확 뜨는 지역'이 됐다. 마포갑은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선을 지내고 있다. 하지만 노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으며, 내년 총선에서 불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무주공산'이 된 마포 갑 지역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출마 희망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마포갑은 여권에서는 이용호·최승재·조정훈 의원 등이 출마 의사를 밝혔고, 민주당 내에서도 신현영 의원, 김빈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지수 전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도 마포 갑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미국 변호사였고, 한국에 돌아와 시민단체에 오래 몸담았던 이 전 비서관이 민주당 정치인으로 발을 뗀 것은 2016년. 문재인 전 대통령(당시 당 대표)의 제안으로 인재 영입 인사가 됐다. 2016년에는 서울 중·성동을에 출마했으나 지상욱 당시 새누리당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2017년 대통령 선거 당시엔 문재인 후보 캠프인 일명 '광흥창팀'에 합류해 문 전 대통령의 당선에 힘썼다. 이 전 비서관은 2020년에도 서울 중·성동을에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나 박성준 의원이 전략 공천되며 본선에 출마하지 못했다. 이후 청와대 해외언론비서관으로 문 전 대통령의 퇴임 임기까지 자리를 지켰다.

문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당시 큰 화제가 됐던 것은 미국의 주간지 '타임즈 아시아판' 인터뷰. 표지에도 문 전 대통령의 사진이 실렸다. 이 전 비서관은 외신 대변인 당시 인터뷰 추진 배경을 설명하며 "임팩트 있는 걸 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터뷰 전 타임지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협상을 이어갔다고 했다.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국내 판매 부수가 5천 부 정도 되던 게, 당시 몇십만 장이 팔렸다고 하니 타임지에도 호재였던 거다. 아직도 양산에 가면 (문 전 대통령이) '어떻게 한 거냐'고 하신다"라며 어제 일처럼 생생한 뒷이야기를 털어놓는 이 전 비서관의 눈에는 생기가 돌았다.

이 전 비서관은 자신이 경제, 법률,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인재라고 자부했다. 여타 후보들과 달리 20년 넘게 마포구에 거주하며 지역을 잘 아는 인사라고도 강조했다. 마포구 공약으로는 △의(醫, 공공의료 지원 확대·마포 지역 달빛어린이병원 유치) △식(識, 금융산업·지식기반 서비스 산업 유치) △주(走, 교통 요금 반값) 등 '새로운 의식주'를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팩트는 13일 서울 마포구 인근 본인의 사무실을 찾아 이 전 비서관과 60여 분간 △정치에 도전하는 이유 △마포 갑에 출마하는 이유 △문재인 전 대통령 타임지 아시아판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물었다. 다음은 이 전 비서관과의 일문일답.

이지수 전 청와대 비서관이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이지수의 법과경영연구소에서 <더팩트>와 인터뷰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이지수 전 청와대 비서관이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이지수의 법과경영연구소에서 <더팩트>와 인터뷰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간단한 자기소개를 한다면.

먼저 저는 중, 고등학교를 마포구에서 졸업한 것을 포함해 20년 넘게 마포구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국내 대학(연세대)에서 경제학 학·석사를 취득한 후 약 10년은 미국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 법무박사 학위(로스쿨)를 따고 미국 변호사로 활동했다. 한국에 돌아와 참여연대에서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싸웠고, '소액주주운동'을 벌이는 등 헌신했다. 민주당의 인재영입 제안을 받고 처음에는 주저했다. 정치가 하도 '험하다'고들 많이 하지 않나. 제안을 수락한 가장 큰 이유는 시민단체로 활동하며 '벽에 부딪히는' 상황이 왔기 때문이다. 법을 만들고, 개정할 수 있는 '선수'(국회의원)로서 역할을 하며 여태 공부했던 경제, 법률, 외교의 분야를 활용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 정치인에 도전하게 됐다.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대선 후보의 타임스지(誌) 아시아판 표지 모델이 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알려졌다. 당시 뒷이야기가 있다면.

처음에는 타임지 기자가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각축을 벌이는 상황이니 둘 다 인터뷰하겠다' 했다. 저는 문 후보 단독 인터뷰를 주장하며 '하루만 한국에 와서 여론 상황을 보고 가라'고 역제안했다. 기자가 한국에 왔을 때, 같이 택시를 타고 안산에 가서 세월호 3주기 행사에 데려갔다. 축사 당시 문 후보가 나왔을 땐 큰 환호가 일어났고, 안 후보가 나왔을 땐 야유가 들리더라. 알고 보니 행사를 앞두고 국민의당이 세월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등 물의를 빚어 유족들과 국민들에게 지탄을 받던 시기였던 거다. 돌아가는 택시에서 기자가 "당신들 선거 끝났다. 우린 당신들 후보(문재인)만 만나도 될 것 같다"며 (인터뷰 전) 문 후보 탄생지인 거제도를 취재하러 가겠다고 하더라.

이 전 비서관은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가 타임스지(誌) 아시아판 표지가 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고 알려졌다. 이 전 비서관은 표지 사진도 '세계적 에이스' 사진작가가 찍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 타임지 홈페이지 갈무리
이 전 비서관은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가 타임스지(誌) 아시아판 표지가 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고 알려졌다. 이 전 비서관은 표지 사진도 '세계적 에이스' 사진작가가 찍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 타임지 홈페이지 갈무리

인터뷰와 별개로 타임지 커버를 두고도 수 차례 관계자들과 문 후보를 넣어야 한다고 실랑이했다. 협의 끝에 타임지 4개 판(뉴욕·환태평양·유럽·아시아) 중 아시아판 커버를 장식하기로 했고, 선거 약 1주일 전 한국에 타임지 아시아판 배포가 완료됐다. 타임지 아시아판의 경우, 한국에서 인쇄하는 게 아니라 홍콩 인쇄업체에서 찍어 한국에 배달된다. 당시 한국에서 타임지가 4천 부 정도 팔렸는데, 문 후보 표지는 몇십만 부가 팔렸다. 나중에 기자한테 들었더니 당시 한국 부수 수요를 따라가려고 홍콩에 인쇄업체를 다 돌리느라 고생을 꽤 했다고 하더라.

-앞서 두 차례 서울 중·성동을에 출마했다.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마포갑 지역 출마를 결정한 이유는.

2016년 당시 민주당은 당 지지율이 22~23%로 저조하던 상황이었고, 중·성동을 지역은 당의 부름으로 선거 26일 전 전략공천이 된 상황이었다. 다음 총선에서도 지역 주민들의 바람과 성원이 있어 같은 지역 준비를 한 바 있다.

마포갑은 제 고향이자 출마를 항상 마음에 품고 있던 지역이다. 연고가 있고, 살아오면서 마포가 발전하는 과정을 쭉 지켜봤다. 마포갑은 노 의원이 4선을 한 지역이지만,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는 큰 차이로 민주당이 지면서 정치 지형이 바뀌고 있는 지역이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중 하나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른 지역 중 하나인 것도 상관관계가 있을 거라고 본다.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 마포갑 지역은 여야가 치열하게 다투는 지역이 될 것이다. '한강벨트의 최전선을 지키겠다'는 마음으로 출마를 결심했다.

-지역구 현직 의원이 재판받고 있는 것에 대한 본인 생각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실관계는 수사와 재판을 해봐야겠지만,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 외 의견을 말하긴 조심스럽다.

-여야를 포함해 마포갑 출마자가 다수 거론되는 상황이다. 당내 경선에서도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본인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보나.

경제, 공공외교, 법률 분야의 전문 지식을 쌓아와 민주당에 필요한 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가장 큰 경쟁력이다. 해외 유력인사들과의 네트워크 구축했다는 점에서 저는 스스로를 '디플로노미스트(Diplonomist, 외교+경제+전문가의 합성어)'라고 칭한다.

22대 총선은 나라의 변화와 도전을 이끌 이를 결정하는 선거고, 세계경제의 흐름과 외교정책의 변화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이 국회에 있어야 한다. 관련해 삶의 이력을 쌓았고, 공공외교 전문가로 일한 경험을 살려 국회에서도 쓰임을 다하겠다는 말을 자신 있게 드린다.

-타 후보들보다 인지도가 약하다는 것은 약점으로 꼽히는데.

종편 방송 등 경제 문제 전문가로 패널 출연을 한창 출연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찾아보니 6년 전이 마지막이었다. 대중의 관심이 멀어진 것만큼은 사실이기에 극복할 부분이다. 지금도 지역을 돌며 주민들에게 부지런히 인사하고 있다. 도전자의 자세로 절실함을 무기로 열심히 해 보겠다.

이 전 비서관은 향후 '꿈꾸는 정치인'으로서 행보를 계속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서예원 기자
이 전 비서관은 향후 '꿈꾸는 정치인'으로서 행보를 계속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서예원 기자

-앞으로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나.

제 철칙이 있다. '꿈꾸지 않는 정치인은 생계형 정치인'이라는 것이다. 지금도 마포구 공약으로 △의(醫, 공공의료 지원 확대·마포 지역 달빛어린이병원 유치) △식(識, 금융산업·지식기반 서비스 산업 유치) △주(走, 교통 요금 반값) 등 '새로운 의식주'를 구상하고 있다. 금융산업 유치의 경우, 여의도 금융단지의 백오피스를 마포구에 유치해(미국 뉴욕 맨해튼-브루클린 벤치마킹) 지역활성화를 도모하고 금융산업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꿈같은 소리 하지 말라'고 하겠지만, 나라를 꿈꾸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무모할지라도 꺾이지 않고 도전하는 정치인이 되고자 한다.

☞ 이지수 전 비서관은 누구? 1964년생. 마포 숭문중, 광성고등학교 졸업하고 20년 넘게 마포에 살았다. 연세대학교 경제학 학·석사를 졸업한 후 미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를 졸업, 미 예시바대학교 카도조 로스쿨을 졸업하고 미국 변호사로 활동했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재벌 개혁'에 관심을 두고 좋은기업지배구조 연구위원, 경제개혁연대 실행위원,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센터 실행위원, OECD 지배구조 컨설턴트 등을 역임하며 경제민주화와 재벌 개혁을 위해 시민사회에 14년간 몸에 담았다. 2016년 더불어민주당 인재 영입 인사로 들어와 정책위 부의장, 국가경제자문위원회원, 언론자유특위 위원, 19대 대통령선거 민주당 선대위 외신대변인, 문 전 대통령 청와대 비서실 해외언론비서관 등을 역임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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