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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서울' 與 이슈 선점에 고심 깊어진 野, 출구 전략은

  • 정치 | 2023-11-07 00:00

'메가 서울' 이슈에 무대응 이어가는 野
"길어질수록 선거에서 불리하다" 우려도


국민의힘이 '김포-서울 편입 안(메가시티 서울)', '공매도 한시 금지' 등 대형 정책 이슈들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더불어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고양·구리·하남 등지에서 '서울 편입' 목소리가 거세지자, 당은 임시방편으로 '서울 지하철 5·9호선 연장' 카드로 맞불을 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홍익표 원내대표. /이새롬 기자
국민의힘이 '김포-서울 편입 안(메가시티 서울)', '공매도 한시 금지' 등 대형 정책 이슈들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더불어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고양·구리·하남 등지에서 '서울 편입' 목소리가 거세지자, 당은 임시방편으로 '서울 지하철 5·9호선 연장' 카드로 맞불을 놨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홍익표 원내대표.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설상미 기자] "어떤 이슈든 선점하고, 그걸 주도하는 쪽이 선거에서 승기를 잡는 것 아니겠느냐. 정책 조정 역량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무대응 전략은 바람직하지 않은 전략이다. 피할 게 아니라 정면 승부에 나서야 한다."(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

국민의힘이 '김포-서울 편입 안(메가시티 서울)', '공매도 한시 금지' 등 대형 정책 이슈들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더불어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고양·구리·하남 등지에서 '서울 편입' 목소리가 거세지자, 당은 임시방편으로 '서울 지하철 5·9호선 연장' 카드로 맞불을 놨다. 총선 이슈 선점에서 밀렸다는 우려 속, 당 지도부는 표심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여론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당내에서는 '무대응' 기조로 갈수록 이재명 대표 리더십 리스크로 불거질 수 있어, 하루빨리 이와 관련된 입장을 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6일 민주당에서는 국민의힘 '김포-서울 편입'에 무대응 기조가 감지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당에 메가 서울 관련한 이슈에 대해 대응하지 말자고 건의했다"며 "국민의힘이 제 발에 걸려 넘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김포-서울 편입 안을 당론으로 추진하자, 지난 2일 지하철 5호선 연장 카드를 내놨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현실성 없고 졸속적인 김포-서울 편입보다 김포 주민들의 실제 어려움은 교통 문제"라며 "(정부가) 5호선과 관련된 예타(예비타당성조사) 면제와 연장 확정을 이번 예산안에 담고자 한다면 담겠다"고 주장했다. 김포 주민들의 오래된 숙원사업으로 꼽히는 교통 불편 문제를 먼저 해결하자는 현실 안을 내놓으면서, 국민의힘 정책 이슈에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당 차원에서 김포-서울 편입 안에 대한 찬성, 반대 입장 등 공식 입장은 현재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김포-서울 편입 안이 '악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국민의힘 주장대로 서울시에 김포시가 편입될 경우 오히려 5호선 문제 해결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김포가 서울시로 편입되면 서울시 차원에서 철도사업을 진행하게 되는데, 국비 지원(70%)이 40%로 현저하게 들어든다. 김포시의 낮은 재정자립도를 고려할 때 서울시의 재정 부담이 자연스레 커지는 셈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한 초선의원은 "김포 시민들에게 지하철 5호선 연장이 가장 중요한데, 서울로 편입되면 국비 지원이 줄어들기 때문에 편입으로 인해 김포시가 얻을 게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여권 내에서 비판이 계속되고 있는 점도 민주당 입장에선 호재다. 국민의힘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은 김포-서울 편입 안을 두고 "실현 불가능한 허상이자 국민 혼란만 일으키는 정치 쇼"라며 "지방행정 체제 개편은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협력이 요구되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국민 의견 수렴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다만 김포를 비롯한 고양·구리·하남 등 수도권이 들썩이고 있는 만큼 당내에서는 정확한 입장을 빨리 내놔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과 동시에 수도권 표심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정면 승부에 나서야 한다는 것. 수도권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지역에서는 당연히 찬성 의견이 많지만, 숙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간단한 과정이 아니다"라면서도 "당에서도 이 문제를 두고 자꾸 피하거나 그러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대로면 이재명 대표 리더십 리스크로 불거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 수도권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선거용으로 띄운 건 맞지만, 대표가 가부간에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어정쩡한 상태에 있는 건 이 대표 지도력의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자칫하면 수도권 표심이 흔들릴 수 있다는 계산 때문에 복잡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데, 숙고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당이 선거에서 분리하다"고 우려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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