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부산 찾아온 인요한 위원장 향해 영어로 비판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이준석 전 대표를 만나기 위해 부산으로 향했지만, 두 사람의 만남이 끝내 불발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전날 오후 이준석 전 대표가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이언주 전 국민의힘과 개최한 토크콘서트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이날 인 위원장은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이 전 대표의 발언을 경청했다. 다만 이 만남은 사전에 조율된 일정은 아니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토크콘서트에서 "(당이) 혁신으로 고쳐 쓸 수 있는 단계가 아닌 것 같다"며 "엎어야 되는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 위원장을 향해 "여기서 내가 환자인가. 오늘 이 자리에 의사로 왔나"라고 물었다. 이어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며 "가서 그와 이야기하라. 그는 도움이 필요하다"고 비꼬았다.
공개 행사에서 일종의 수사적 질문을 던진 셈인데, 객석에 있던 인 위원장은 웃으며 "경청하러 왔다"고 답했다.
행사 후 취재진이 이 전 대표에게 '진짜 환자'가 누구인지 묻자 이 전 대표는 "좀 더 특정하자면, 인 위원장이 당에 쓴 약을 먹이겠다고 했는데 강서 선거에서 민심이 당이 싫어서 투표를 안 했다고 진단하면 오진"이라고 답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을 지칭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이 전 대표는 인요한 위원장을 처음부터 거리를 두며 대했다.
그는 인 위원장에 영어로 "당신을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며 "선택받은 구성원들에게서 온 사람이고 그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최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통해 무엇을 배웠나. 강서에 있는 사람들과 대화해 봤나. 그들로부터 배운 것이 있다면 말해달라. 화난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거기에 모든 답이 있다. 당신이 그들에게 원하는 것을 제공한다면 기꺼이 당신과 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요한 위원장은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으며 "오늘은 들으러 왔다. 생각을 정리해 서울에서 이야기할 생각"이라고 말한 뒤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한편, 인요한 위원장의 이번 만남 추진은 비윤석열계를 끌어안기 위한 행보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앞서 인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와 대립하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났다. 홍준표 대구시장,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도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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