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장외에서 손 피켓 들고 '침묵 시위'…한동훈 입장 땐 '야유'
윤 대통령, 입퇴장 시 의원들과 악수…일부는 거부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2024년도 예산안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31일 국회에서 진행됐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입장 시간에 맞춰 '장외 손피켓 시위'를 벌였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시장연설 입장 시 악수를 건네는 윤 대통령의 악수를 거부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과 사전환담을 하기 위해 입장하는 길에 맞춰 '민생이 우선이다' '국정기조 전환하라' '국민을 두려워하라'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침묵 시위'에 나섰다.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자신들을 지날 때 행여라도 시야가 가릴까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의원들은 연신 자당 보좌진들을 향해 "앞에서 볼 수 있게 옆으로 빠져라" "나와라"라며 소리를 지르는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이 입장하기 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들어오자 일부 의원들은 "우우"라며 야유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 장관은 의원들의 시위를 쳐다보지 않고 곧바로 본회의장으로 입장했다.
또 일부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현장을 지날 때 자신들에게 시선이 닿지 않자 "여기 한 번 보고 가시라"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곧바로 환담 장소로 이동했다.
앞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지난 2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통령 시정연설이나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서로에게 야유를 보내거나, 본회의·상임위 동안 손피켓을 들지 않기로 '신사 협정'을 한 바 있다. 민주당은 본회의장 밖은 국회 내 의원들이 표현의 자유를 가진 공간이므로 '장외' 침묵 시위가 '신사협정 위반'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에 입장하며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악수를 청했다. 윤 대통령이 입장 시 민주당 의원 중에는 유일하게 이재명 대표만 일어나서 윤 대통령을 맞이했다. 여당 의원들은 일동 일어나 박수를 치며 윤 대통령을 맞이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앉아서 윤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자, 여당에서는 "일어나라"는 항의를 하기도 했다.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은 윤 대통령과의 시선 교환은 물론 악수도 거부했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 동안 마지막 여당 의원들의 기립 박수를 포함해 총 29번의 박수를 받았다. 시정연설 동안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을 향해 야유를 보내지 않고 '신사 협정'을 지키는 태도를 보였다. 다만 윤 대통령이 연설 도중 "R&D 지원을 대폭 확대했다"고 말할 때 일부 의원들은 탄식하기도 했다.
반면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내내 '손피켓'을 들고 있었던 의원도 있었는데, 강성희 진보당 의원은 앞뒤 면에 각각 'D-160 반드시 무너뜨린다 피눈물 난다! 서민 부채 감면!', '줄일 건 예산이 아니라 윤(대통령)의 임기'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있었다. 강 의원은 시정연설 동안과 퇴장 시에도 해당 피켓을 윤 대통령을 향해 들어 보였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끝내고 퇴장하며 정부 인사들과 악수를 나눈 후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입장 때보단 다소 부드러운 태도로 악수에 응했다. 김용민 의원은 앉은 상태로 윤 대통령과 악수했다. 여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퇴장할 때까지 기립해 열을 맞춰 박수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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