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감 곳곳에서 '신경전'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국정감사(국감) 둘째 날인 11일 국회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여야가 거센 신경전을 벌였다. 여야는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문재인 정부와 북한이 채택한 9·19 남북군사합의 실효성 등에 관해 극명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이날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 등 쟁점 현안을 두고 격돌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들에게 특혜를 주는 사업 구조를 승인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판사 출신인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관해 "대장동 몸통은 당연히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다. 몸통 바꿔치기를 했다는 게 지금 드러나고 있지 않나"라면서 "검찰이 명운을 걸고 수사해 꼭 관련자를 낱낱이 밝혀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이 대표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을 두고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책임론을 부각했다. 전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냈던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한 장관을 겨냥해 "체포동의안 제안 설명에서 이 대표를 하나의 단순한 피의자로 설명하는 게 아니라 한 정파의 선봉장처럼 감정 이입했다"고 지적했다.
통일부 등을 대상으로 국감을 실시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는 여야가 9·19 남북군사합의 실효성을 두고 충돌했다. 문재인 정부와 북한이 2018년 9월 채택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는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고 상대방의 관할구역을 침입 또는 공격하거나 점령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양쪽이 서로 지키는 것의 합의인데, 한쪽(한국)은 지키고, 다른 쪽(북한)은 마음대로 어긴다면 합의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면서 "북한이 9·19 남북군사합의를 어긴 건수는 17건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와 무인기 침투 사건 등을 거론했다.
이에 대해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이 사항들은 남북 간 합의 정신에 명백하게 반한다"고 동의했다. 또한 박병석 민주당 의원이 '9·19 남북군사합의에 대한 통일부의 입장은 무언가'라고 묻자 "쌍방이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그것을 어기고 일방적으로 준수하는 것은 상당히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북한이 17번 정도 그것(9·19 남북군사합의) 위반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국방부에서 받은 자료를 근거로 제시하며 "9·19 남북군사합의 전후 접경지대에서 북한의 도발 현황을 보면, 51개월 집권한 박근혜 정부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의 군함 도발은 38건인데, 문재인 정부 60개월 동안 1건, 윤석열 정부 들어서 1건이다. 비무장지대(DMZ)의 북한군 지상 도발은 박근혜 정부 때 10번, 문재인 정부 때 2번"이라고 강조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도 "9·19 합의는 남과 북의 군사적 대치 전체를 중단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휴전선을 중심으로 한 접경지역에서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합의에 국한돼 있다"면서 "남과 북의 군사훈련을 전면적으로 중단한다든가 남과 북의 군사력을 축소한다든가 이런 군출 협상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국회 교통위원회에서는 국토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과 관련해 사유와 변경 과정의 적절성, B/C 분석 결과의 타당성, 다른 도로와의 중복 문제 등에 대한 질의가 나왔다.
부동산 통계조작 의혹과 관련해서는 부동산 통계는 정책 수립과 의사결정의 근거로 사용되는 만큼,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아울러, 통계오류에 따른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부담금 부담 증가 가능성에 대한 질의가 있었다.
전세 사기 피해지원과 관련해서는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직접 지원 방안 마련, 피해자 인정요건 완화, 분양대행업 관리감독 근거 마련 등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전세사기 특별법 제정 이후 보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올해 첫 일정으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국감을 실시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는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 연도별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증가율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급격히 줄었다는 지적과, 화석연료 대비 재생에너지 투자액 비율이 전 세계적 기조보다 너무 낮다는 비판이 나왔다. 또한 원전 확대 등 에너지 믹스 재구조화와 탄소중립을 위한 소형모듈원전(SMR)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 등이 제시됐다.
내년도 예산안에서의 연구개발(R&D) 예산 감액과 관련해서는 산업부 R&D예산 감액으로 인한 연구원 고용 문제에 관한 우려와 연구개발 성과평가 결과에 관계없이 R&D 예산이 일률 감액된 문제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기존 R&D예산이 새로운 기술개발이 아니라 한계기업 생존에 사용되거나 나눠주기식으로 집행됐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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