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동포 "한일 새로운 시대…희망 갖게 돼"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추석 당일인 29일 일본 원자폭탄 피해자들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이들을 격려하고,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께 청와대 영빈관에서 일본거주 원폭 피해자·가족 42명과 한국거주 피해자·가족 43명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지난 5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당시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해 원폭 피해를 입은 재일 동포들과 간담회를 갖고 "고국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한 약속을 4개월 만에 이행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정부가 여러분을 이렇게 모시기까지 7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너무 늦어서 죄송하다"면서 "정부는 동포 여러분의 아픔을 다시는 외면하지 않겠다. 이번 방한이 그동안 여러분이 겪은 슬픔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한 것을 언급하며 "이역만리 타향에서 전쟁의 참화를 겪은 원폭 희생자를 추모하고,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함께 열어갈 것을 다짐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인 일본과 협력하면서, 역내, 그리고 세계 평화와 번영을 증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여러분의 아픔과 희생에 대한 위로는 오늘 이 자리로만 그치지 않겠다"면서 "한일 관계를 더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우리 동포를 잘 살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한 "정부는 국제사회에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을 통해 여러분과 후손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랜만에 고국에서 한가위 명절을 즐기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한국에 계시는 동안 고향의 가을 정취도 즐겨 보시기를 바란다"라며 인사말을 마무리했다.
권준오 히로시마 한국원폭피해자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78년의 한과 고통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한일 정상의 원폭 희생자 위령비 공동 참배에 대해 "일본인들도 한일관계가 새로운 시대가 찾아왔다고 한다. 저희와 저희 자손들, 이제는 과거와는 다른, 좋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핵무기가 없는 세계"를 소망한다면서 "우리 정부의 능력을 믿고 있으며 히로시마로 돌아가서도 우리 정부의 평화, 비핵화 노력에 관심을 가지고 지지와 성원을 보내겠다"고 했다.
이날 오찬에는 원폭 피해자들을 비롯해 정부에서는 이기철 재외동포청장, 여당에서는 김기현 당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김태호 외통위원장, 대통령실에서는 조태용 안보실장과 김은혜 홍보수석, 김태효 안보실 1차장, 이충면 외교비서관, 이기정 홍보기획비서관, 이도운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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