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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영장 기각' 이재명, 기사회생…민주당, 계파갈등 불가피

  • 정치 | 2023-09-27 11:30

친명 "가결파 처단" vs 비명 "해당 행위 아냐" 갈등 최고조
강성 당원의 비명계 테러 계속될 듯


헌정사 초유 '제1야당 대표'의 구속이다. 이재 대표 구속 이후 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 간 갈등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7일 오전 구속 영장이 기각된 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는 이 대표. /서예원 인턴기자
헌정사 초유 '제1야당 대표'의 구속이다. 이재 대표 구속 이후 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 간 갈등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27일 오전 구속 영장이 기각된 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는 이 대표. /서예원 인턴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구속영장 기각으로 기사회생하면서 당내 계파갈등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를 친명계가 모두 장악한데다, 지난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을 향한 색출과 비판은 더욱 노골화할 전망이다.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7일 오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외국환거래법 위반, 위증 교사 혐의 등을 받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직후 구치소에서 휠체어를 타고 나온 이 대표는 "늦은 시간에 함께해 주신 많은 분들 그리고 아직 잠 못 이루고 이 장면을 지켜보고 계실 국민 여러분. 먼저 감사드린다"며 "역시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아도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사법부의 판단에 감사를 표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사필귀정'이라며 환영했다. 다만 이 대표가 기사회생하면서 민주당의 당내 계파 갈등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지난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진 비명계 의원들은 당내 입지 축소는 물론, 강성지지자들로부터 보다 거센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26일 보궐선거를 통해 친명계 홍익표 의원을 새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앞서 체포동의안 가결 책임을 지고 박광온 원내대표를 포함한 원내 지도부가 사퇴한 만큼, 이번 보궐선거에는 후보군(홍익표·남인순·김민석 의원)부터 친명계뿐이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기 원내대표 보궐선거 의원총회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기 원내대표 보궐선거 의원총회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홍 원내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이제는 하나의 원팀이다. 꼭 우리 민주당이 하나의 팀이 돼서 이재명 대표와 함께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 내겠다"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는 구속 우려가 있던 상황에서 발언이라는 점에서 이 대표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홍 원내대표는 당내 계파 갈등 상황을 두고는 "일부 당원, 지지층에서 문제 제기한 것에 대해 잘 알고 그런 부분을 책임 있게 해결하겠다"면서도 "당 대표의 지침을 받아서 당이 통합될 수 있게 잘 준비해 나가겠다"며 이 대표의 뜻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친명계는 앞서 체포동의안에서 약 30표가량 '이탈표'를 찍은 '가결파' 비명계 의원들을 비판하며 '해당 행위'에 대한 압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표에 출마했던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가결표를 찍은 의원들이) 스스로 공공연하고 당당하게 밝히고 또 국민적 평가를 받는 것이 맞다고 본다"라고 규탄했다.

당 검찰독재 정치탄압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친명계 박범계 의원도 같은 날 YTN 라디오에서 체포동의안 가결을 찍은 당내 의원들을 두고 "체포동의안 가결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30여 명 넘는 사람들이 다른 표결을 하는 바람에 가결이 됐다"라고 말했다.

반면 비명계 이상민 의원은 가결 투표가 해당 행위라는 친명계 의견에 대해 "국회법상 비밀 무기명 투표로 돼 있는걸 '너는 가결했냐 부결했냐' 압박하고 요구하는 몰상식한 행태가 있다. 민주당이 공산당인가"라며 "색출이니 또는 해당 행위라고 몰아치는 일부 지도부의 그런 언동이 해당 행위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비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으로 반격의 동력을 찾는데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위증교사 혐의가 소명되는 것으로 보고 있고, 백현동 개발사업의 경우 공사의 피의자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 대북송금 의혹은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비명계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고, 그리고 검찰이 다시 한번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총선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의 이 대표 구속 이후 이 대표 지지자들을 포함한 강성 민주 당원들 또한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을 향해 분노를 표출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오전 구속 영장이 기각된 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입장을 밝히는 이 대표. /서예원 인턴기자
법원의 이 대표 구속 이후 이 대표 지지자들을 포함한 강성 민주 당원들 또한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을 향해 분노를 표출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오전 구속 영장이 기각된 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입장을 밝히는 이 대표. /서예원 인턴기자

한편 이 대표 지지자들을 포함한 강성 민주 당원들 또한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을 향해 분노를 표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당 청원시스템 홈페이지에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민주당 의원 5인(이상민·김종민·이원욱·설훈·조응천)에 대한 징계를 요청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친명계는 더 강하게 비명계 가결파들을 압박할 것이다. 비명계는 지지자들로부터 '사태의 모든 원인이 비명계에 있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맞을 것이다. 당원 여론이 좋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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