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특별사면 후 출마 예고
野 텃밭 후보 두고 신중, 與 지도부 김태우 공천 두고 고심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8·15 광복절 특별 사면을 받은 김태우(국민의힘) 전 강서구청장의 10월 재보궐선거 출마 예고로 여야 모두 고심에 빠졌다. 본래 여당은 당규에 따라 '무공천'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김 전 구청장의 특수 상황을 참작해야 한다는 당내 기류가 감지된다. 반면 이번 사면이 '용산 의중'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공천만으로도 윤석열 대통령의 법치주의와 배치된다는 여권 내 비판도 나온다. 야당에서는 '텃밭'인 지역구에서 패배한다면 내년 총선까지 여파가 지속될 수 있어 후보 선택에 신중한 입장이다.
오는 10월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는 김 전 구청장의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 유죄에 따른 직 박탈로 인해 치러진다. 그간 강서구는 여야 모두에게 어려운 지역구로 꼽혀왔다. 21대 총선 당시 강서구 갑(강선우)·을(진성준)·병(한정애)은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모두 깃발을 꽂았지만, 18~20대 국회에서는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김성태 전 의원이 내리 3선을 했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는 김 전 구청장이 2.6%P 차이로 민주당 후보에게 신승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에서는 13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후 당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민주당은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를 설치하고 후보자 검증위원회의 검증 내용을 검토한 후 후보자를 추천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 중에 후보자 이력 등에 문제가 있어서 선거에서 불리해지면 내년 총선 앞두고 야단이 나는 것"이라며 "이번 강서구청장 후보자 검증 기간이 유례없이 길었다. 그만큼 신중한 상황"이라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여당에서는 광복절 특별 사면을 받은 김 전 구청장이 출마 의지를 표명하면서 기류가 변하고 있다. 김 전 구청장이 성범죄, 음주 등 중대 범죄가 아닌 문재인 정부의 비리를 공익 신고해 직을 박탈당했던 만큼 지켜줘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특별 사면에 용산의 의중이 담겼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김 전 구청장 공천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당초 여권에서는 김 전 구청장이 대법원에서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형이 확정됐던 만큼 무공천 기류가 강했다.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사유로 재보궐선거를 치를 경우 무공천을 해야 한다는 당규에 따라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태우 전 구청장이 재판 중인 상황에서 강서구민들의 선택을 받았다. 성 비위, 음주 운전 등과 같은 중대 범죄가 아니라 공익 제보자로 나서다 박탈된 건데, 우리가 ‘팽’ 시키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일 CBS 라디오에서 "김태우 전 구청장의 경우는 사실 할 말이 있는 분"이라며 "공익제보로 그렇게 심할 정도(당선무효형)로 처벌되는 게 마땅한가"라며 김 전 구청장을 감쌌다.
반면 김 전 구청장의 공천은 윤석열 정부가 강조해 온 원칙과 배치돼 민심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 전 구청장이 대법원으로부터 형을 확정받은지 3개월 만에 사면을 받은 후 선거에 나서는 건 윤 정부가 강조했던 법치주의에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16일 CBS 김현정 뉴스쇼에서 "공천하면 지도부가 망할 것"이라며 "우리가 항상 법치를 강조하는데 과연 (사면이) 우리 보수 정당의 태도 내지는 윤석열 정부의 태도와 부합하느냐, 저는 솔직히 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만약에 국민의힘이 공천하면 하면 윤 대통령이 얘기했던 법치, 공정을 내팽개치는 것"이라며 "공천해서 김 전 구청장이 이긴다고 해도 윤 대통령 입장에서 결국 손해고, 진다면 김기현 지도부는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내년 총선도 감당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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