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장' 조문 막힌 시민들 반발
'윤핵관' 장제원·이용 연일 조문, 16일 민주당 박병석 의원만 조문
[더팩트ㅣ신촌=설상미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친 윤기중 연세대학교 교수 별세로 정·재계 고위직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윤 교수는 지난 15일 향년 9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윤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후 2시 30분경 별도의 출입구로 빈소를 찾은 후 조문객들을 맞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 둘째 날인 16일 오전 9시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1층 출입구는 대통령실 관계자, 취재진, 보수 유튜버 등 인파로 붐볐다. 조문 장소로 내려갈 수 있는 에스컬레이터와 취재석 앞에 경호 라인이 설치됐다. 김기흥 대통령실 부대변인 등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정·재계 내 주요 조문객들을 입구에서 맞이했다. 대통령실 경호원들은 신원을 철저히 확인한 현장에서 초록색 비표를 나눠주고, 빈소가 마련된 지하 2층으로 안내했다.
이날은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롯해 정부·여당 관계자들의 조문 행렬이 오후 늦게까지 끊이질 않았다. 이진복 정무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당 4역(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이철규 사무총장, 박대출 정책위의장), 장제원·이용 국민의힘 의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이틀 연속 빈소를 찾아 윤 대통령을 위로했다. 특히 장 의원은 오후 1시경 당 지도부보다 일찍 장례식장을 찾아 늦은 밤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외에도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김부겸 전 국무총리,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형오 전 국회의장, 심재철 전 부의장, 안대희 전 대법관, 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 김현철 씨, 이종찬 광복회장 등 정치권 OB(올드보이)들도 고인의 가는 길을 지켰다. 김 전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나도 교수 생활을 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친숙한 사이였다"라며 "좀 더 오래 사셔서 아드님 대통령 기간 동안 좋은 시간 가졌으면 좋았을 텐데, 일찍 가신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야당에서는 정의당 지도부와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만 조문했다. 조 대표는 "가족장에서 공개장으로 바뀌어 가는 느낌이었다"라며 "대통령의 영부인으로 공격하는 정치 대신, 미래로 나갈 수 있는 정책으로 우리가 논의했으면 좋겠다. (윤 대통령께서) 기회가 되면 한 번 보자고 하시길래 언제든지 정책을 논할 수 있으면 좋다고 답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5일 당 4역 조문 후, 박병석 의원 외에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에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오후 5시경 찾아 20여분 간 짧게 조문한 후 자리를 금방 떠났다. 이 전 대표는 조문 후 "의례적으로 상주에게 상심이 크겠단 정도의 인사말을 주고 받았다"라며 "윤 대통령께서도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출입구에서는 전광훈 목사가 찾아오면서, 출입 여부를 두고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잠시 조율에 나서는 모습도 목격됐다. 가족장으로 치러지는 만큼, 전 목사의 출입을 두고 고민했던 상황으로 보인다. 현장을 담당했던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 목사 출입의 경우 시민사회실 소관이라 따로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조문 이후 기자들과 만나 "항상 대통령님 옆에 있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현직 대통령 부친상을 조문하기 위해 오는 시민들의 발길이 계속되면서 소란도 종종 빚어졌다. 가족장으로 장례가 치러지면서 조문을 원하는 일부 시민들이 출입이 막히자 항의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중년 유튜버는 "여기가 빨갱이 나라냐"라며 고성을 질렀다. 한 취객은 실랑이 끝에 관계자들에 의해 쫓겨나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유튜버들 간 싸움이 커지면서 장례식장 밖에서는 큰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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