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檢 영장 청구설에 민주당 긴장
이재명 '불체포특권 포기' 발언, 이래도 저래도 당 딜레마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사건' 수사에 속도가 붙으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다시 사면초가 상황에 놓였다. 이 대표를 향한 2차 체포동의안이 곧 국회로 넘어올 가능성이 제기되자, 민주당 내부에서는 검찰 영장 청구 시기를 두고 긴장하는 분위기다. 만약 8월 임시국회 중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열리면 어떤 결론이 나도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당이 또다시 자중지란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이 대표는 6월 1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해서 영장실질심사 받고 검찰의 무도함을 밝히겠다"라며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다. 당 내분에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이 대표의 의지가 담겼다. 앞서 지난 2월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30여 표의 무더기 이탈표로 당은 '색출 논란' 등 내분을 겪었다. 민주당 역시 '정당한 영장 청구' 단서를 달고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상태다.
당 안팎에선 오는 8월 중으로 이 대표를 향한 2차 체포동의안이 넘어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검찰의 영장 청구 시기를 두고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현행법상 국회의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다. 반면 비회기 중에는 국회 동의가 필요 없다. 7월 임시국회는 오는 28일 막을 내리며, 내달 8월 16일 임시국회가 다시 열린다. 즉 7월 29일부터 8월 15일까지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영장을 청구한다면 국회에서 표결 절차 없이 이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당내에선 검찰이 오는 8월 16일 임시국회 개회에 맞춰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24일 YTN 라디오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키든 부결시키든 (검찰은) 민주당 입장에서 당내 내분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계기라고 해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도 했다.
이 때문에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은 오히려 이 대표에게 악수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선언에 따라 민주당 의원들이 '가결' 표를 던지면 이 대표에 대한 영장 심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이 '정당한 영장청구가 아니다'라는 논리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다면 또다시 '방탄 국회' 비판이 제기될 우려가 있다. 체포동의안 정국이 열리면 이래도 저래도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 박찬대 최고위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의연하게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고 했고, 우리는 방탄 임시국회를 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검찰이 정치적 꼼수로 회기 기간에 칠 가능성이 높다"며 "만약 가결되면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을 가결시켰다는 점에서 판사들의 영장 심사에 정치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부결시키면 '또 왜 부결시켰느냐' 하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정국을 두고 벌써부터 여러 목소리가 나온다. 비명계로 꼽히는 설훈 의원은 통화에서 "다음 달 회기 중이라면 당이 혼란스러울 가능성이 있어, 이 대표가 의원들에게 '가결' 표를 찍으라고 할 것"이라며 "회기 중이 아니라면 바로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이고, 그럼 이 대표가 출석해서 거기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설 의원은 "이화영 전 부지사의 진술이 번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사법부에서 구속을 안 시키면 검찰만 우스운 꼴이 된다"라며 검찰 영장 청구 가능성을 낮게 봤다.
반면 민주당 인권위원장인 주철현 의원은 통화에서 "이화영 전 부지사에게 검찰의 회유와 협박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인권 침해를 통해서 사실 왜곡 조장하고 있는데, 이걸 정상적인 영장 청구라고 볼 수 있겠는가. 우리도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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