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정상 최초' 미국 전략핵잠수함 승함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 위한 한미 의지"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부산에 정박해 있는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 '켄터키함'(SSBN-737)을 둘러보고, SSBN 등의 전략자산을 정례적으로 전개해 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압도적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미 핵협의그룹(NCG) 참석자 및 한미 군 주요직위자들과 함께 부산 해군 작전기지에 정박해 있는 켄터키함 내부의 지휘통제실, 미사일통제실, 미사일저장고 등을 시찰하고, 켄터키함 함장으로부터 핵잠수함의 능력에 대해 보고받았다. 켄터키함은 선체 길이 약 170m로, 최대사정거리가 약 1만2000km에 달하는 트라이던트-II 핵탄도유도탄 약 20여기 적재가 가능하다. 미국의 핵잠수함 방한은 1981년 이후 42년 만이다. 지난 4월 한미 정상이 합의한 '워싱턴 선언'의 후속 조치로 이뤄진 것이다.
특히 이번 윤 대통령의 핵잠수함 승함은 우방국을 포함해 외국 정상으로는 최초다. 대통령실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힘에 의한 평화’를 구현하고자 하는 윤 대통령의 의지로 계획됐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격려사를 통해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전략자산 중 하나인 미국의 SSBN 켄터키함에 방문하게 돼 뜻깊고 든든하다"면서 "이번 켄터키함의 전개는 미국의 전략자산을 정례적으로 전개하고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한미 양국의 의지를 잘 보여줬다"고 했다.
또 승함에 앞서 전날(18일) 열린 한미 핵협의그룹(NCG) 출범회의 개최를 언급하며 한미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는 핵자산과 비핵자산을 결합한 핵작전의 공동기획과 실행을 논의하고 한반도 주변에 미국 전략자산 배치의 가시성을 제고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통해 북한이 핵도발을 꿈꿀 수 없게 하고 만일 북한이 도발한다면 정권의 종말로 이어질 것임을 분명히 경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미 양국은 앞으로도 핵협의그룹, SSBN과 같은 전략자산의 정례적 전개를 통해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압도적이고 결연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폴 조셉 라캐머라(Paul J. LaCamera) 한미연합사령관은 환영인사를 통해 "켄터키함은 미국의 핵전력 3각 체계 중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전략적 플랫폼"이라며 이번 켄터키함의 한국 기항에 대해 "미국이 대한민국에 제공하는 철통같은 공약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해군작전사령부를 방문해 연합작전 협조를 위해 상시 공동근무하는 한미 장병들을 격려했다. 장병들과 함께 해군작전사령부구호인 'We sail together'를 외치기도 했다.
또 지휘통제소에서 해군의 작전대비태세 현황에 대해 보고받았다. 윤 대통령은 장병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면서 "해군작전사령부는 국가방위와 해양수호를 위한 핵심부대로서,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더욱 고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美 항모전투단과의 한미연합해상훈련, 한미일 해상 미사일방어훈련, 한미일 대잠전 훈련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한미연합방위태세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연합훈련을 내실 있게 실시하고, 한미 간 긴밀히 협력하여 굳건한 한미연합방위태세 확립에 앞장서 줄 것"을 주문했다.
또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현장에서 전쟁의 참상을 느꼈다며 "강력한 국방력만이 전쟁을 방지하고 평화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한 뒤, "한미 장병 모두가 실전과 같은 훈련으로 당장 싸울 수 있는 정신 무장과 태세를 갖출 것"을 주문했다.
이날 행사에 한국 측에서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김명수 해군작전사령관 등 군 당국과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등 대통령실 참모진이, 미국 측에서는 폴 라캐머라(Paul J. LaCamera) 한미연합사령관, 카라 아베크롬비(Cara Abercrombie) NSC 국방·군축정책조정관, 비핀 나랑(Vipin Narang) 국방부 우주정책 수석부차관보, 조이 사쿠라이(Joy Sakurai) 주한미국대사 대리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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