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폴란드 정상회담…국빈급 공식 일정 소화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한-폴란드 정상회담을 갖고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 방안을 논의하고 전략적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과 폴란드 정부는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교통인프라 개발 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폴란드 정상급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 양국 친교를 다지는 정상 외교를 펼쳤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현지시간) 바르샤바 대통령궁에서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다 대통령의 초청에 따른 이번 방문은 한국 대통령으로는 14년만이며,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유럽 내 첫 양자 방문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방문에 대해 중유럽과 아시아에서 서로 필수적인 협력 파트너로서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중동부 유럽 중심국이자 우크라이나 전쟁 최전방에 위치한 폴란드와의 협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등 MOU 3건 체결
한-폴란드 정상회담 후 두 정상의 공동 언론발표에 앞서 양국 정부 대표는 양해각서 3건을 체결했다.
먼저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MOU'을 맺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와 최인접국으로 향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의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구체적으로 올해 9월부터 양국 간에 차관급 협의체를 구성해 우크라이나 재건과 관련한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사업 발굴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의 바르샤바 사무소를 개소하고, 현지 공관에 인프라 전담 인력도 파견할 계획이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한국 기업 참여를 요청한 5000여 개 재건 프로그램 중 정부 지원이 시급한 분야에서 파일럿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이날 현지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 피해를 복구하는 '리빌딩'을 넘어 '뉴빌딩'을 추진 중"이라며 "전쟁으로 폐허가 됐다가 한강의 기적을 일군 우리의 기술과 경험이 재건에 이용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한국 강점인 ICT 분야, 스마트시티 건설, 철도와 항만, 도로 구축을 폴란드와 양자 관계 속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것을 추후에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3자 관계로 연결시켜서 역내의 인근 국가인 폴란드와의 육로 이동, 합작 투자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양국 정부는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MOU' 체결을 통해 무역·투자와 공급망 협력, 한국 기업의 폴란드 시장 진출과 애로 해소 지원을 위한 채널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2030년까지 교역 규모 3배 이상 확대를 목표로, 기업 간 공동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무역 장벽을 제거하는 동시에 기업인과 기술인 등 전문가 교류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교통 인프라 개발 협력 MOU'를 통해 폴란드와 중동부 유럽 지역 교통 인프라 개발 전반에 대한 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고위급 및 실무급 협의체를 운영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방산, 원전, 인프라 등 전략 분야 협력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관련, 14일(현지시간) 한-폴란드 기업은 6건의 원전 협력 MOU를 맺을 예정이다.
폴란드의 한국산 무기 추가 도입 계획에 대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2차 이행 계획을 논의 중이고, 그 안에 유사한 무기 체계를 추가적으로 얹고, 항공기들도 품목에 들어가 있다"면서도 "아직 협상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무기 체계를 논하고 있는지는 말씀을 드릴 수가 없는 단계"라고 했다
◆폴란드 정상급 인사과 연달아 면담...'국빈급 방문'
윤 대통령은 이날 공식환영식, 단독 확대회담, 공동언론발표, 총리 면담, 하원의장과 상원의장 면담, 무명용사의 묘 헌화, 공식 만찬 등 폴란드의 '국빈급 방문' 주요 일정을 소화했다.
정상회담에 앞서 폴란드 대통령궁 마당에서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 부부가 대통령궁에 도착하자 두다 대통령 부부가 반갑게 맞이했다. 윤 대통령은 두다 대통령의 안내로 레드카펫을 걸으며 의장대를 사열했고, 윤 대통령이 양국 수행원들과 인사하는 동안 군악대가 한국 민요 '아리랑'을 연주하는 등 국빈급 최고 예우를 갖췄다.
윤 대통령과 두다 대통령은 또 양국 우호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훈장을 교환했다. 국빈급 공식방문에서의 관례로 폴란드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두다 대통령에게 한국 최고 훈장인 무궁화 대훈장을, 두다 대통령의 부인 아가타 코른하우서 여사에게는 서열 2위에 해당하는 수교훈장 광화대장을 각각 수여했다. 윤 대통령도 폴란드 최고 훈장으로 우방국 국가원수에게 주는 흰독수리훈장을, 김 여사는 폴란드 대십자가 공로훈장을 각각 받았다.
또 폴란드 정상급 인사들과 잇따라 만났다. 윤 대통령은 모라비에츠키 총리와의 오찬을 겸한 회동에서 교역·투자, 원전, 방산, 인프라 분야의 실질 협력 확대와 문화, 인적 교류 증진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폴란드 진출 한국기업들의 애로사항 해소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또 윤 대통령과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양국간 항공노선 확대에도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어 윤 대통령은 폴란드 의회 의사당에서 토마슈 그로츠키 상원의장과 엘쥐비에타 비테크 하원의장을 각각 만나 양국간 미래 첨단 산업, 원전, 방산 등 전략적 동반자 관계 확대 방안과 보건 분야, 한국어 등 교육 분야 협력 강화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폴란드 독립을 위해 전사한 이들이 묻힌 '무명용사의 묘'를 찾아 헌화했다.
이어 대통령궁에서 두다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 하며 친분을 다졌다. 만찬에는 양국 정부 주요인사를 포함해 80여 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복합위기 시대에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수호하기 위해서는 자유의 연대가 중요하다"면서 "양국이 '솔리다르노시치'(Solidarnosc) 즉, 연대의 정신으로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를 지켜나가자"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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