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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권 이관' 칼빼든 여야, 새마을금고 수술 성공할까

  • 정치 | 2023-07-12 00:00

부실 채권, 방만 경영 계속되는 새마을금고 논란
여야 행안위→금융위 '감독권 이관' 한 목소리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를 겪은 새마을금고를 향해 여야 정치권이 칼을 빼들었다. 여야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관리·감독권을 행정안전부에서 금융위원회로 이관한다는 계획인다. 지난 4일 김광휘 행정안전부 지역경제지원관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5회 정책 설명회에 참석해 새마을금고 연체율 감축 특별대책을 발표하는 모습. /이동률 기자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를 겪은 새마을금고를 향해 여야 정치권이 칼을 빼들었다. 여야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관리·감독권을 행정안전부에서 금융위원회로 이관한다는 계획인다. 지난 4일 김광휘 행정안전부 지역경제지원관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5회 정책 설명회에 참석해 새마을금고 연체율 감축 특별대책을 발표하는 모습. /이동률 기자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를 겪은 새마을금고를 향해 정치권이 칼을 빼들었다. 행정안전부의 새마을금고 관리·감독권을 금융위원회로 넘겨야 한다는 게 여야의 공통된 주장이다. 현행법상 농협과 수협 등 타 상호금융기관은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고 있는 반면, 새마을금고는 행안부가 관리·감독권을 갖고 있다. 다만 행안부와 금융위 모두 감독권 이관에 부담을 토로하고 있어 새마을금고 개정안 통과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여야 모두 새마을금고법 개정을 논의 중이다. 금융 분야 전문성이 떨어지는 행안부가 새마을금고의 방만 경영을 방치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다. 2022년 말 기준 새마을금고의 자산 규모는 284조 원에 이르지만, 이를 관리하는 행안부 전담 인력은 고작 10명 수준에 불과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행안위 차원에서 새마을금고법 개정안 마련에 나섰다. 민주당 행안위 간사인 강병원 의원을 비롯, 홍성국 의원 등은 새마을금고법 개정안 작업을 마무리한 후 동료 의원실에 공동발의를 11일 제안했다. 해당 개정안은 금융위의 새마을금고 직접 감독을 위한 회계 구분(신용사업 외 분리) 등을 골자로 한다.

지난 7일 화도새마을금고 호평지점 직원이 '예금 인출' 관련 문의를 하러 온 고객들에
지난 7일 화도새마을금고 호평지점 직원이 '예금 인출' 관련 문의를 하러 온 고객들에 "파산이 아니다"라고 설명하는 모습. /정소양 기자

강 의원실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신용 사업과 공제 사업 부분을 금융위가 관리 감독하는 것이 골자다. 일반 회계, 특별 회계를 구분해 일반 회계에도 신용 사업, 신용 사업 외 구분을 지어놓고 신용사업과 공제 사업을 금융위가 관리 감독할 수 있도록 74조에 근거를 달아놨다"고 했다. 새마을금고법 제74조에 따르면 행안부는 새마을금고와 중앙회에 대해 포괄적으로 관리·감독하고, 신용공제사업은 행정안전부와 금융위원회가 '협의'해 감독한다고 돼있다. 홍 의원실 관계자 역시 통화에서 "여당 의원들 역시 대승적인 차원에서 다들 협조해 줄 거라 기대하고 있고, 공동 발의 제안도 다 할 예정"이라고 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새마을금고 감독권 이전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새마을금고의 방만한 구조를 근본적으로 손봐야 한다"라며 "지금보다 엄격한 감독 체제를 위해 소관 기관을 행안부에서 금융위로 옮기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개정 필요성을 피력했다. 권 의원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개정안 발의를 자체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가진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가진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지금은 감독권을 중앙으로 옮기는 것이 나은지, 현재의 협조 체계에서 하는 게 나은지를 논의할 시점은 아니다"라고 감독권 이전 논의에 선을 그은 바 있다. /이새롬 기자

이외에도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역시 새마을금고 사태로 인한 개정안 마련에 힘을 쓰고 있다. 용 의원은 통화에서 "새마을금고를 이용하는 국민들께서 여전히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새마을금고를 감독할 책임이 있는 국회 차원의 개혁 논의가 필요하다"라며 "전문성이 부족한 행정안전부가 아니라 금융당국이 새마을금고를 상시적으로 감독하도록 법을 개정하고, 지역 금고 이사장을 포함한 임원 선출 과정부터 감독을 강화하여 지역 금고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보강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행안부와 금융위는 감독체계 개편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실제 제도 개편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새마을금고의 감독권한을 이관하는 게 부처 간 이권이 걸려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가진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지금은 감독권을 중앙으로 옮기는 것이 나은지, 현재의 협조 체계에서 하는 게 나은지를 논의할 시점은 아니다"라고 감독권 이전 논의에 선을 그은 바 있다. 실제 2021년 1월 이형석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새마을금고법 개정안 역시 국회에 계류 중이다.

특히 감독권을 갖는 금융위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전국에 1300개 점포를 보유한 새마을금고에서 부실 사태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 당국에서 책임지는 부담을 져야 한다. 한 행안위 의원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행안부로서는 본인들이 담당해왔던 사업을 다른 부처에 뺏기는 것이라 당연히 싫어한다. 금융위는 (새마을금고) 조합이 전국에 개별 금고 단위로 수백 개가 있는 상황에서, 개별 금고마다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상호금융이라는 점에 부담을 가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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