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으로 향하는 여야 신경전…거대 양당 대표 나란히 윤리위 '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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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정리=허주열 기자]
◆文과 각 세우며 秋 등판…민주당 곳곳서 '우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최근 유튜브 방송 등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 시절 민감한 사안에 대한 입을 열면서 더불어민주당 내 파장이 커지고 있네.
-추 전 장관은 앞서 지난달 29일 오후 유튜브 채널 '오마이TV'에 출연해 장관직 퇴임까지의 과정을 폭로했어. 당시 대통령실(청와대)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에서 물러나 달라'는 말을 했다고 전달받았다는 거야. 추 전 장관은 "저를 유임시켜야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건이나 검찰개혁 등을 잘 마무리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렸지만 (장관직에서 물러나달라는) 결론은 똑같았다"고 주장했어.
-추 전 장관은 문 전 대통령을 향해 서운했던 마음을 감추지 않으며 각을 세우고 있어. 지난 3일에는 KBS에 출연해 문 전 대통령과의 갈등 당시 "책무 이행한 사람한테 물러나라, 잘못한 사람한테는 아무 소리 안 하면 어떻게 되겠나. 너무 이해가 안 돼서 '저에게 힘을 실어주십시오'라고 했는데 (문 전 대통령이) '곧 내년 4월 재보궐선거가 다가오니 당이 요구한다'(고 하더라)"라며 당시 당대표였던 이낙연 전 대표를 겨냥해 비판하기도 했어.
-추 전 장관이 전 정부 인사들을 비판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놓고 내년 총선에 나오기 위함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와. 자신이 내리 5선을 했던 서울 광진을 지역구에 다시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광진을은 문재인 정부 당시 첫 여성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던 '친문' 고민정 최고위원이 현역으로 있지.
-추 전 장관 등판에 민주당 인사들 반응은 싸늘하다고?
-추 전 장관이 옛 청와대 인사들과 대립하고, 현역인 이재명 대표를 비호하는 이미지를 구축해 정치 활동을 재개하는 건 계파 갈등만 부추기는 것 아니겠냐는 지적이야. 5선 국회의원, 당대표, 장관까지 했던 추 전 장관이 다시 지역구로 돌아오겠다는 것도 욕심이라는 쓴소리도 일각에서 나와. 또 추 전 장관의 발언이 어디로 튈지 모르다 보니. 추 전 장관의 등판에 행여나 총선을 앞두고 자신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까 봐 민주당 인사들은 우려를 표출하고 있는 상황이야.
-민주당 인사들이 추 전 장관에게 하는 발언들을 종합해 보면 '할 말 안 할 말 구분해라'인 것 같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지난 5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추 전 장관의 폭로를 두고 "그때 저간의 사정에 대해서는 알지만 지금 얘기할 때가 아니다"며 "서로 자제해야 한다"며 "(추 전 장관의 이야기는) 회고록에나 쓸 이야기라고 누가 그러더라"라고 쓴소리했어. 친명계 정성호 의원도 같은 날 SBS 라디오에서 "(추 전 장관 행보가 이재명 대표에게) 당연히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거기(검찰개혁)에 (추 전 장관은) 아쉬움이 있을 수 있다. (다만) 국무위원으로서 진퇴와 관련해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당의 단합에 좋지 않다"고 비판했어.
◆폭주하는 거대 여야…김기현·이재명 대표 국회 윤리위 제소
-거대 여야 대표가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됐어. 여야의 신경전이 정점을 향하는 분위기야.
-먼저 움직인 정당은 민주당이야. 4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어. 김 대표가 지난 1일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패스트트랙 지정 등을 주도한 민주당을 향해 "마약에 도취됐다, 불치병에 걸린 것 같다"고 비난한 것을 문제 삼은 거야. 김 대표가 국회의원으로서 품위 유지를 위반했다는 취지야.
-김 대표는 자기 발언을 '바른말'이라며 거두지 않았어. 그는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긴 글에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다급하기는 정말 다급한가 보다"며 "참 가지가지 한다. 역시 괴담 마약의 중독성이 독하긴 독한 모양이다. 대통령 후보까지 하셨다는 분의 행동치고는 정말 민망하고 좀스럽기 그지없다"고 비꼬았어.
-국민의힘도 맞불을 놨어. 5일 이 대표를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했어.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제소 배경에 대해 이 대표가 지난달 40년 넘게 원자력을 연구한 웨이드 엘리슨 옥스퍼드대학교 명예교수에 대해 '돌팔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국회의원 품위 유지 의무 위반'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어. 전 원내대변인은 김 대표의 징계안 제출의 맞불 성격은 아니라고 잘라 말했어.
-민주당은 발끈했어.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이 대표 제소에 관한 브리핑을 열고 "우리 국민에게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마셔도 된다는 학자에 대해 '돌팔이'라고 말한 것이 어떻게 품위를 위반한 것"이냐며 "집권여당이 일본 정부를 대변하는 것도 모자라 일본 정부의 주장을 거드는 학자까지 대변하려고 하다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어.
-실제 두 대표가 징계를 받을까?
-정치권에서는 유야무야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아. 5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발표한 국회의원 징계안 심사제도 실태 현황에 따르면, 13~21대 국회에 접수된 징계안 총 280건 중 윤리특위에서 가결된 징계안은 12건(4.3%), 이 중 본회의에서 가결된 징계안은 1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어. '제 식구 감싸기' 관행 영향이 크다고 봐. 하지만 국회 윤리위 제소 자체가 여론을 의식한 정략적인 행위라는 비판도 나와.
-맞아. 그렇기에 거대 여야 대표에 대한 국회 윤리특위 제소를 두고 뒷말이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어. 한 기자는 "진흙탕 싸움"으로 규정하며 "정력(?) 낭비"라고 꼬집었어. 한 정치평론가도 "보여주기식 구태 정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여야를 싸잡아 비판했어. 선출직 공무원인 국회의원은 국민의 선택을 받은 만큼 언행에 신중해야 해. 만약 이해하기 어려운 막말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면 그에 따르는 책임도 반드시 져야 할 거야.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송다영 기자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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