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부산 박람회 경쟁 PT 발표
국내 이슈로 '순방 효과' 상쇄 전망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프랑스, 베트남 순방 일정에 돌입했다. 같은 날 윤 대통령 지지율은 3주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소폭 상승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외교 행보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순방 효과'가 이번에도 나타날지 주목된다. 출국 전 윤 대통령의 수능 난도 조절 발언 등 민감한 국내 이슈가 부정적으로 작용하면서 눈에 띄는 지지율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출국해 4박 6일간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이번에 가장 주목할 만한 일정은 오는 20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참석이다. 윤 대통령은 총회에 참석하는 것은 물론, 2030 세계박람회 경쟁 프레젠테이션(PT) 마지막 연사로 나서 영어로 부산 박람회 유치를 호소할 예정이다.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탈리아 정상들은 총회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윤 대통령의 PT 연설이 더 부각될 것으로 대통령실은 기대하고 있다.
'1호 영업사원'을 자임해 온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경제외교'에도 방점을 찍었다. 프랑스와는 원전·방산 등 전통적 산업은 물론 공급망·반도체·배터리·디지털·항공·우주 분야 등 첨단 산업분야 협력을 논의하고, 우리나라 3대 교역국인 베트남에서도 한-베트남 파트너십 박람회,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등에 참석해 빽빽한 경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양국 기업과 기관 간 희속금속 등 공급망 협력, 인프라 수출 개발 협력, 신산업 기술 협력 등 다수의 협력 MOU(양해각서)도 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베트남 방문에는 윤 정부 출범 후 최대 규모인 205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해 '경제 외교' 성과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윤 대통령 출국 날, 대통령 지지율은 3주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소폭 상승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이날 리얼미터 여론조사(미디어트리뷴 의뢰, 6월 12~16일 5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결과,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38.7%로, 지난주 대비 0.4% 올랐다. 부정 평가는 일주일 전보다 1%포인트 내려간 58.0%로 나타났다.
외교 행보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일간 지표로 보면 윤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 13일 37.3%로 시작해 상승세를 보이면서 15일 41.1%까지 치솟았다. 13일 윤 대통령은 프랑스, 베트남 순방을 국무회의 생중계를 통해 직접 알렸고, 대통령실이 연달아 순방 일정과 기대, 효과를 설명하는 브리핑을 하면서 관련 보도가 쏟아진 바 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이른바 '순방 효과'를 살펴보면,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순방 리스크'라고 불릴 정도로 외교 순방을 다녀올 때마다 지지율이 오히려 하락했다. '비속어 논란'이 거세게 일었던 지난해 9월 말에는 최저 지지율을 기록했고, 그해 11월 G20 정상회의나 올해 1월 한·UAE 정상회담, 3월 한·일 정상회담 등에서도 순방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을 기점으로 순방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하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렸고, 지난달 G7 정상회의 참석 등을 통해 지지율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이번 순방에도 '영어 연설'이라는 이벤트성 일정과 경제 외교 일정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국내 민감한 현안이 협치나 사회적 합의 등으로 해소되지 못하고 쌓이는 상황에서, 순방을 통한 눈에 띄는 지지율 상승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수십만 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부적절하고 불공정한 행태"라며 "약자인 우리 아이들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도 이에 보조를 맞춰 이날 당정 협의를 통해 수능에서 킬러 문항을 배제하고, 적정 난이도를 확보할 수 있게 출제 기법을 고도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수능을 불과 다섯 달 앞두고 관련 지시를 내리면서 학생과 학부모에 혼선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당장 박람회 유치 확정 성과를 갖고 오는 게 아니니까 PT만으로는 지지율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학부모들 입장에선 (수능 출제 난도 발언으로) 일 저질러놓고 수습 없이 해외에 나간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서 지지율에 도움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이 외에) 최근 국정원 인사 번복이나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소극적인 대응 등 국내 이슈가 많아서 (이번 순방이 지지율에)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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