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중관계 악화인데 경제회복 발판은 '중국'이라니 이해 불가"
"압수수색·구속기소·정쟁에만 몰두하는 '압·구·정 정권'"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윤석열 정권은 국민을 포기한 '5포(포기) 정권'이라며 윤 대통령의 국정 실책을 조목조목 거론하며 현 정부를 강하게 규탄했다. 또한 이 대표는 "저를 향한 정치 수사에 대해 '불체포 권리'를 포기하겠다"며 검찰이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제 발로 법원에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지난 1년, 우리 사회 곳곳은 '거대하고 지속적인 퇴행'을 겪게 됐다. 새 정부 출범 1년 만에 '눈 떠보니 후진국'이라는 말이 유행하게 됐다"며 "새 정부 출범 1년 만에 윤석열 정권은 민생, 경제, 정치, 외교, 안전을 포기했고, 국가 그 자체인 국민을 포기했다. 그야말로 5포 정권, 국민 포기 정권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라고 윤 대통령 국정 1년을 평가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민생 포기(물가·가계부채 상승, 양극화·불평등 심화) △경제 포기(OECD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무역수지 15개월 연속 적자) △정치 포기(시행령·검찰 동원 정치, 언론장악) △외교 포기(일본 강제동원 제3자 변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침묵 등 '맹목적 편향 외교') △안전 포기('이태원 참사' 등) 등 5가지를 포기해 국민들을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우리의 핵심 먹거리인 반도체 수출이 급전직하하며 무역수지는 15개월째 적자다. 최대 흑자국이던 중국은 이제 최대 적자국이 됐다"라며 "수출로 살아온 대한민국이 수출에 발목 잡힌 나라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는 "'시장이 알아서 할 것'이라는 자유방임적 사고로는 이 세계사적 전환의 파고를 결코 넘을 수 없다"라며 "그런데도 정부는 구체적 대안도 없이 막연하게 내년이면 회복될 것이라 주장한다. 중국이 회복되면 우리 수출도 회복될 거라는데, 악화일로인 대중 관계 속에서 경제회복 발판은 또 '중국'이라 하니 이해가 어렵다"고 정부의 외교 태도를 규탄했다.
또 이 대표는 "헌법 가치를 수호하고 국민 인권을 보호해야 할 검찰은 '우리' 대통령을 지킨다며 국민을 향해 쉼 없이 칼을 휘두른다. 완장 찬 감사원은 헌법상 독립기관인 권익위와 선관위를 무릎 꿇리려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라며 "검·경의 구둣발은 제1야당 당사도, 국회 사무처도, 언론기관도 가리지 않는다. 무죄 추정·불구속 수사·공판 중심주의 원칙은 다 어디로 가고, 구속과 기소가 남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두고 "압수수색, 구속기소, 정쟁에만 몰두하는 것을 두고 '압·구·정' 정권이라는 비난이 결코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정부의 대일 외교를 두고 이 대표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를 거론하며 "해방된 지 이미 80년 세월이 지났지만, 일본은 아직도 강제동원에 사과하지 않았고 오히려 강제동원 사실을 부인한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제3자 변제'를 내세워 일본의 사과 기회마저 없애버렸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희석된 핵 오염수를 마실 수 있다는 한덕수 총리 말처럼 오염수 안전성 홍보에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보다 오히려 더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경색된 한중 관계를 거론하며 "점증하는 북한 도발에 대비해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에도 함께할 일이 많다"라며 "글로벌 무한경쟁의 시대의 외교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한 '전환적인 자율 외교'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은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겠다"라며 △35조 원 규모 추경 편성 추진 △전세사기 대책 보완 등 민생과 경제 회복을 위한 발걸음을 떼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 대표는 "국민 여러분이 정권의 무도한 실정 앞에서도 선뜻 민주당에 마음을 주지 못하는 것을 아프게 자성한다"며 "더 이상 윤석열 정권과 경쟁하지 않고 '어제의 민주당'과 경쟁하겠다. 더 이상 국민의힘과 비교하지 않고 민심만을 기준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이제 복지사회를 넘어 기본적 삶이 보장되는 '기본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며 "민주당은 당내에 기본사회위원회를 구성하고 '기본사회 2050 비전 수립'에 박차를 가해 왔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모두의 꿈을 포기하지 않겠다. 지난 1년간의 좌절과 절망을 딛고 국민과 함께 일어나겠다"며 "희망의 원천을 만들어 30년 미래를 준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특히 이 대표는 사전에는 배포하지 않은 내용의 연설을 추가 진행하며 현직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취임 1년이 넘도록 검경을 총동원해서 없는 죄를 만드느라 관련자들 회유 협박에 국가 역량을 소진하고 있다. 자신들의 무능과 비리는 숨기고 오직 상대에게만 사정 칼날 휘두르면서 '방탄' 프레임에 가두는 것이 바로 집권 여당의 유일한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저를 겨냥해 300번도 넘게 압수수색 해온 검찰이 성남시와 경기도 전현직 공직자들을 투망식으로 전수조사하고 강도 높은 추가 압색을 계속하고 있다. 이재명을 다시 포토 라인에 세우고, 체포동의안으로 민주당의 갈등과 균열을 노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그 빌미마저 주지 않겠다. 저에 대한 정치 수사에 대해서 불체포 권리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검찰이 저를) 소환한다면 열 번이 아니라 백 번이라도 응하겠다.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검찰의 무도함을 밝히겠다"며 "압수수색, 구속기소, 정쟁만 일삼는 무도한 압구정 정권의 그 실상을 국민들께 드러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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