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회의까지 정황 증거 앞세운 의혹 제기만 반복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거액 가상자산 보유·거래 의혹을 밝히기 위한 국민의힘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이 8일 5차 전체회의까지 진행한 가운데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과 함께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못하면서 의혹 제기만 반복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은 이날 5차 회의를 열고 김남국 의원의 '사전 정보 취득' 가능성을 집중 추궁했다. 회의에는 김 의원의 코인 지갑 주소를 찾아낸 변창호 코인사관학교 운영자와 지갑 분석 전문업체 대표, 사이버 포렌식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회의가 끝난 뒤 조사단장인 김성원 의원은 "김남국 의원의 코인 거래에 일종의 정보 상납 형태의 정보 매매 의혹이 있는 게 아니냐는 전문가들의 말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클레이페이·클레이스왑 거래를 자금세탁으로 규정할 순 없다"라면서도 "분할매수도 아닌 대량거래 형태는 본 적도 없고, 납득도 되지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조사단은 지난달 16일 1차 회의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김남국 의원의 △최초 보유한 코인 자금 출처 △자금세탁 및 대선자금 관련성 △사전 정보 취득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조사단 내 일각에선 '할 수 있는 만큼은 다 했다'는 반응도 나왔다.
그러나 의혹을 규명할 구체적인 증거를 찾지 못하고 정황 제시에만 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김남국 의원이 코인 거래를) '이렇게 했다면 저렇게 될 수 있다'는 식의 발언들"이라며 국민의힘 조사단의 활동을 평가절하했다.
각종 의혹 제기에만 머무르면서, 여론전에 집중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조사단이 강제력 없는 당 차원의 기구라는 점에서 사실 조사의 한계는 처음부터 뚜렷했다. 김남국 의원이 속했던 민주당도 자체 조사를 시작하면서 태스크포스(TF)를 꾸렸으나 김 의원이 탈당하면서 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 관계자도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아주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하다는 정도까지 올라왔다"고 자평하면서도 "자금의 흐름을 알려면 김남국 의원이 총거래 내역을 오픈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김 의원 자금의 흐름 안에 자금세탁 가능성이 포함돼 있다"며 "검찰이 거래소와 계좌를 압수수색을 했다는 건 일종의 혐의점을 잡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코인 전문가들이 봤을 때 (김남국 의원의 거래는) 비정상적인 거래이고, 내부 정보를 가지고 했다는 국민적인 의구심도 있다"며 "그런 부분도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조사단 관계자는 통화에서 "조사단은 전반적인 상황을 알아보고 가능성을 두드려 보자는 취지"라면서 "법으로 다스릴 문제도 있지만, 합법·불법 여부를 떠나 진실을 밝히는 게 중요하다. 국회의원으로서의 본질적인 직무를 소홀히 하거나 방치한 부분은 불법은 아니다. 그렇지만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조사단의 한계를 인정하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다른 조사단 관계자는 최근 김남국 의원의 자금세탁 의혹 제기가 잦아든 것과 관련해 "위믹스라는 좋은 코인을 클레이페이라는 안 좋은 코인으로 바꾸고, 그 과정이 너무 이상하고 어색해서 그것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면에서 자금세탁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도 "조사단 조사에서 추가로 증거가 나온 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업이 자기방어 차원에서 손해를 보면서까지 우리에게 진실을 말할 필요는 없지 않나"라며 "진술을 해도 그 진술이 수사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 얘기를 안 할 수 있다. 조사단이 그걸 강요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조사단이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하고,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의 발언을 조사단이 언론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난달 31일 4차 회의가 끝난 뒤 김성원 의원은 "업비트 측이 전문가 개인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 김남국 의원의 거래 방식이 비정상적이고, 자금세탁이 매우 의심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비트 측은 즉각 "특정인에 대해 명시적으로 언급한 사실이 없고, 일반적인 사례에 대해 설명드렸다"고 정정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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