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G7 참석으로 한미일 '2분' 회담"
"한미 핵협의그룹 1차 회의 여름 가기 전 개최"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 계기에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와 관련해선 논의하지 않았다고 22일 밝혔다.
김 차장은 이날 오후 'YTN 더뉴스'에 출연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단) 5박 6일 일정이 시작됐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한국 국민 우려를 해소시키는 노력을 하겠다'고 조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차장은 이어 "우리나라 실사단이 가서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하고 있는 검증단의 활동을 객관적이고 과학적인가에 대해서 살펴보는 시간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오염수 방류 안전성 검증을 위한 시찰단 파견 조치를 이미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 의제로 다루지 않았고, 향후 시찰단 검증 결과 발표 이후 일본 측과 추가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시찰단 파견이 오염수 방류의 정당성을 주기 위한 포석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차장은 "앞으로 방출할 시설, 현재 오염수의 처리 계획과 처리 역량, 그 프로세스의 적절성을 가서 살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시찰단 구성은 21명으로 되어 있는데, 단장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도 지난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됐다. 인위적으로 한 게 아니라 전문성을 가진 분들이 객관적으로 과학적으로 임하겠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합당한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김 차장은 시찰단 명단을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시찰) 결과가 끝나기 전에 적절하지 않은 압력이라든지 또 정치적인 메시지가 본인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주어질 수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미일 정상은 G7 정상회의 기간 마지막 날인 지난 21일 6개월 만에 다시 마주했지만, '2분' 간의 스탠딩 환담에 그쳤다.
이에 대해 김 차장은 "그전에 며칠 동안 세 나라의 실무진이 한두 페이지 정도의 구체적인 의제를 미리 써서 조율을 끝낸 상태였다. 세 나라 정상이 5분이든 10분이든 앉으면 그것을 확인하려고 하는 자리가 마련돼 있었다"면서 "(그런데) 젤렌스키 대통령이 오다 보니까 우리나라하고 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이 잡혔고, 바로 그다음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이 잡혔다"고 일정 변경 배경을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정상이 3국 공조를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차장은 "세 나라의 안보 공조를 조금 더 질적으로 강화하자는 얘기"라며 "그리고 세 나라 간의 안보 공조뿐만 아니라 경제 공급망, 인적 교류 등 사회 문화 분야까지 그동안 소홀히 했던 협력 어젠다를 구체화해 나가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미일 정상은 지난해 11월 회담에서 프놈펜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공유' 방안에 합의했다. 김 차장은 이와 관련해 실무 차원에서 논의가 진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4월에 한미일 국방차관보급 회의가 열려 경보 정보를 어떻게 실질적으로 운영할지에 대한 논의가 진전됐다"며 "앞으로는 해상연합훈련이라든지 대잠수함 훈련 같은 훈련 계기를 통해서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에 대한 경보 정보, 대응훈련 체계를 조금 더 강화해 나가는 과정이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했다.
김 차장은 또 "양자뿐만 아니라 3자 간의 쌍방향 소통을 입체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지난 미국 국빈 방문에서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합의한 한미 간 핵협의그룹(Nuclear Consultative Group·NCG) 창설에 일본은 참여하지 않을 것 같다는 관측에 나온다.
이에 대해 김 차장은 "(일본의 참여 가능성은) 열려 있다"면서도 "단지 최근에 워싱턴 선언에서 한미 간에 핵협의그룹이 창설됐으니까 1차 회의가 우선 열려야 할 것"이라며 여름이 지나가기 전에 열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미 간에 NCG가 정착되면 그다음에 북태평양, 아시아에서의 북한 핵에 대비한 관련국들의 공조를 호주라든지 일본과도 할 수 있다는 얘기이지, NCG 자체를 늘려서 한다면 한반도에서 집중적으로 해야 될 한미 간의 문제의 어젠다가 흐려진다"면서 "우선 NCG를 정착시키는 데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G7 정상회의 계기 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워싱턴으로 초청한다고 밝히면서 워싱턴에서 네 번째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김 차장은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 시기에 대해선 "날짜를 아직 확정할 수 없는 단계"라며 "우선 초청한 미국이 먼저 좁혀서 의제와 날짜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대중국 외교에 대해선 "중국, 일본 그리고 중국, 한국 간에 전략대화를 시작해 보려고 계획이 오고 가고 있다"며 "양자 간의 현안들이 적극적으로 논의되면 적절한 시점에 한중일 정상회담도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오지 않겠나"라고 기대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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