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체결키로
한국, '국제기후클럽' 참여…"탄소중립 노력"
[더팩트ㅣ용산=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히로시마 G7 정상회의 참석 후 공식 방한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한-독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 정상은 '협력 파트너'로 명시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기반으로 전략적 연대와 공조는 물론, 교역 관계를 수소·반도체·바이오·청정에너지 등 첨단산업 분야로 확대해가기로 했다. 또 한-독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을 맺고 국방 분야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한국 정부가 숄츠 총리가 주도하는 '기후클럽'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일본에서 귀국한 뒤, 오후 8시께 숄츠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독일 총리의 양자 방한은 1993년 헬무트 콜 前 총리의 양자 방한 이후 30년 만이다. 또 올해는 한국과 독일이 교류를 개시한 지 140주년이기도 하다.
양국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오랜 우방국으로서 공급망 연계 등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연대 방안을 강구하고, 기후위기 등 국제문제 대응을 위한 연대와 공조를 심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숄츠 총리의 '시대전환'(Zeitenwende, 자이텐벤데)이라는 화두에 공감을 표했다. 숄츠 총리가 천명한 '시대전환'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의 시대가 이전과 같을 수 없다면서 안보, 경제적 도전 속에서 새로운 전략과 역할을 고민하는 독일이 그들과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전략적 연대와 공조를 모색하겠다는 기조다.
윤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글로벌 중추 국가 구상을 실현해 나감에 있어 총리의 시대 전환 기조와 긴밀하게 공조하고자 한다. 앞으로 한국과 독일 양국이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더욱 확대하고 유럽과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연대를 강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독일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우리의 가치 파트너이자 핵심 우방국으로, 우리의 글로벌 중추 국가 외교의 중요한 파트너"라며 "변화된 시대 환경에 맞춰 양국 간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교역, 투자 관계를 수소, 반도체, 바이오, 청정에너지와 같은 첨단산업 분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과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고 글로벌 공급망이 급속히 재편되는 과정 속에 한-독 양국이 공급망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또 한국 정부가 숄츠 총리가 오래 전부터 구상해온 '기후클럽'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국제기후클럽은 2050년까지 1.5도 목표와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데 집중하도록 하는 것으로, 탄소 가격 책정 등 정책을 펼쳐 과감한 행동에 나서도록 하는 내용이다. 탄소 중립을 위해 이뤄지는 국가 간 탄소 거래가 무역 등 경제에 방해되지 않도록 합의된 탄소 가격 규칙을 만들어 클럽 내 국가들이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는 내용이다. 윤 대통령은 "독일을 포함한 G7 국가들, 그리고 여타 유사 입장국들과 함께 파리협정 1.5도 목표 달성과 글로벌 탄소중립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숄츠 총리는 "대한민국이 기후클럽에 참가하기로 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 "단호하게 공동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양국 정상은 또 국방, 방산 협력 확대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한-독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을 조속히 체결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긴밀한 공조에도 뜻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북한이 불법적인 도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지속적으로 발신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공조해 나아갈 것"이라며 "숄츠 총리께서는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과 통일비전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표명해 줬다"고 밝혔다. 아울러 양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지속하는 데 공감하고, 서로를 중요한 협력 파트너로 명시한 인도 태평양 전략에 기반해 구체적인 협력 사업을 발굴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또 "2030 엑스포 부산 유치에 관한 국민의 염원을 전달하고, 독일 정부의 관심과 지지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분단 경험 국가로서의 아픔에 대해서도 공감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20세기에 들어와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겪었음에도 라인강의 기적과 한강의 기적을 통해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뤄내고,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 왔다"고 말했다.
숄츠 총리는 이날 한국에 도착해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다고 밝히면서 "평화와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상황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 눈으로 직접 목도할 수 있었다"며 "이미 독일이 이룬 이 행운을 대한민국도 협상과 많은 기반을 바탕으로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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