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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코인 의혹' 김남국에…尹 1년 비판 메시지 다 묻혔다

  • 정치 | 2023-05-10 00:02

'국민 정서 안 맞다' '태도' 당내 지적에 논란 나흘 만 사과한 김남국
민주당, 尹 취임 1년 비판했지만 힘 못 받아


더불어민주당이 9일 윤석열 정부의 취임 1주년을 맞아 국정 운영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대 정부 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당내 김남국 의원의 '가상 화폐 보유 이해충돌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며 정부 비판 여론에 힘이 실리지 못한 분위기다. /이새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9일 윤석열 정부의 취임 1주년을 맞아 국정 운영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대 정부 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당내 김남국 의원의 '가상 화폐 보유 이해충돌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며 정부 비판 여론에 힘이 실리지 못한 분위기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9일 윤석열 정부의 취임 1주년을 맞아 국정 운영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대 정부 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당내 김남국 의원의 '가상 화폐 보유 이해충돌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며 정부 비판 여론에 힘이 실리지 못한 분위기다. 김 의원은 '합법적 투자였고 이해충돌이 아니다'라는 내용으로 연일 해명과 반박을 내놓았다. 하지만 당내에서조차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태도'라는 비판이 나오자 김 의원은 논란 나흘 만에 공식 사과했다.

지난 5일 김 의원이 2022년 1~2월 위믹스(WEMIX) 코인 80만여 개를 보유했다가 같은 해 2월 말에서 3월 초 전량 인출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됐다. 김 의원이 당시 보유했던 코인의 최고가는 한때 약 60억 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의원이 가상화폐 과세 유예 법안을 추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해충돌 의혹'도 일었다.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는 이날 김 의원의 가상화폐 과세 유예 법안 발의 참여가 이해충돌에 해당하는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논란 나흘 만인 9일 오후 공식 사과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더 일찍 사과드렸어야 했는데, 억울한 마음에 소명에만 집중하다 보니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김 의원은 "당에도 충실하게 근거자료 일체를 모두 제출했다. 당분간은 당의 조사에 적극 임하고, 혹시 추가로 요구하는 자료가 더 있다면 성실히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전날(8일) 입장문에서도, 당일 오전 유튜브 방송에서도 자신의 금전 거래는 모두 실명 인증된 계좌를 통한 것이었으므로 위법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미공개 정보 이용, 이해충돌 소지 등과 관련해서도 김 의원은 모두 강하게 부인했다. 별다른 사과나 유감 표명도 없었다. 이날 오전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한 김 의원은 코인 매수 이유로는 "가상화폐를 발행하는 회사의 경우 실체가 없거나 페이퍼 회사인 경우가 많은데 (제가 투자했던) 위믹스는 상장사인 '위메이드'가 발행한 코인이었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다고 판단"했다며 정당성을 강조했다. 또 내부정보 활용 매도 의혹에 대해서도 "내부자 정보를 취득한 적이 절대 없다. 가상화폐 핵심 관계자라던가 친한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말단에 있는 사람하고도 한 번도 말한 적이 없다"고 억울함을 표했다. 자신을 향한 수사가 '정치수사'라고도 덧붙였다.

김 의원이 반나절 만에 입장을 선회한 이유는 당내에서도 김 의원의 태도가 부적절하다며 문제삼는 시선들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위법 여부를 떠나 가상 화폐로 공직자인 국회의원이 사적 이득을 취했다는 점이 국민 정서 상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송갑석 최고위원은 김 의원을 향해
송갑석 최고위원은 김 의원을 향해 "탈법·불법이 없다고 당당할 일이 아니다. 부끄러워하고 반성하고 사과할 일"이라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더팩트 DB

송갑석 최고위원은 김 의원을 향해 "탈법·불법이 없다고 당당할 일이 아니다. 부끄러워하고 반성하고 사과할 일"이라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국민들이 볼 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고, 저를 비롯한 동료 의원들 또한 마찬가지다"며 "그럼에도 김 의원은 의혹 해소를 앞세우기보다 개인정보 유출 의혹을 제기하거나 타 당 인사를 끌어들이고 무엇을 걸겠다는 등 불필요한 언사를 남발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박홍근 전 원내대표도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본인은 억울해하시는데 이럴 때는, 국민들은 사실 사건의 본질이나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태도를 많이 보신다"며 "투자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의정활동에 집중하지 못하고 코인 투자를 했다는 데 대해서 국민들의 질타가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김 의원이 사과를 먼저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K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의원이 '국민 정서'를 고려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은 "불법이 있다면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는 불법이 없어 보인다"라면서도 "그런데 젊은 사람이 뭐 그렇게 피땀 흘려 일하지 않고 가상화폐 같은 데 투자했느냐는 '국민 정서법'에 관련된 것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김 의원 논란과 관련해서는 일단 지켜보겠다며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당 지도부 일부 인사를 만나 코인 논란에 관해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김 의원의 '코인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나왔던 '대 정부' 메시지는 다소 힘을 잃었다.. 윤석열 정권 출범 1년을 맞이해 지도부는 일제히 정권 평가를 이어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1년 평가 연속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1년 평가 연속토론회'에서 "국가는 왜 존재하는가, 정부는 무엇을 하는 조직인가, 우리가 말하는 민주주의란 과연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대통령 취임 1년"이라고 일갈했다. /남용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1년 평가 연속토론회'에서 "국가는 왜 존재하는가, 정부는 무엇을 하는 조직인가, 우리가 말하는 민주주의란 과연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대통령 취임 1년"이라고 일갈했다. 이 대표는 "국가가 이야기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내는 일이고 국민들의 더 나은 삶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지금 국가가 해야 할 국가 공동체의 존속이라는 측면, 과연 안보와 평화 측면에서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정부 1년을 "총체적으로 국민의 불안을 키웠다. 한마디로 '국민 불안 시대'였다"고 혹평했다. 그는 "지난 1년은 불균형과 불통, 불안, 삼불이 유난히 국민을 힘들게 한 한 해였다"며 "경제불균형으로 민생 고통이 극심해졌고, 외교의 불균형으로 국익의 균형이 손상됐고, 정치의 불통으로 민주주의가 퇴행했다"고 지적했다. 또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점을 꼬집으며 "국민과 소통하지 않으면 국민의, 국민을 위한 정책을 말하기 어렵다. 낮은 자세로 언론과 소통하고 야당과 소통하고 국민과 소통하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당 지도부는 오는 14일 오후 쇄신 의총을 열고 '돈봉투 살포 의혹'과 김 의원의 코인 보유 의혹 등에 대해 당내 토론을 이어갈 전망이다. 박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가 끝나기 전 "쇄신 의총을 오는 14일 오후 4시부터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총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당내에서 연이어 터지는 잡음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포착된다. 한 초선 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김 의원이 연일 해명을 내놨는데도 논란은 자꾸 커지지 않나. 이럴 때일수록 당 지도부가 진상 규명 등 빠르게 논란을 진화했어야 하는데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지도부가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정확한 조사에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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