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도부 갈등 양상…당 지지율 회복 난망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국민의힘을 향한 민심이 심상치 않다. 여당은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두고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냈지만, 크게 민심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달 8일 김기현 체제가 출범한 이후 줄곧 당 지지율이 내림세를 보였더라도 정치적 호재를 고려하면 다소 의외인 대목이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7~2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4일 발표한 정당 지지도 결과, 민주당은 지난주보다 3.1%포인트 하락한 45.7%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은 34.5%를 기록했다. 전 주 대비 0.6%포인트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내년 총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그렇다고 해서 국민의힘이 당장 반등할 만한 요소도 마땅치 않아 보인다. 번번이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에 정책과 입법에서 끌려가는 듯한 모습이다. 당 지도부가 민생 챙기기에 집중하고 있음에도 가스·전기료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떠난 민심을 끌어들이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게다가 임기가 1년도 되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대를 밑돌고 있고, 경제 상황 또한 엄중하다. 저임금 고물가에 대한 국민적 불만과 전세 사기의 확산세로 정부·여당의 부담은 크다. 이에 더해 윤 대통령의 외교 이슈로 동북아를 둘러싼 한미일 대 북중러 간 긴장 분위기가 고조될 우려와 과거사 역사 인식에 대한 비난도 많다.
무엇보다 지도부 갈등 양상이 걸림돌이다. 태영호 최고위원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전당대회는 여론조사 3% 꼴찌로 시작했으나 그렇다고 엄한 곳에 도움을 구걸하지도 않았다"고 언급했다. 지난 3·8 전당대회 당시 극우 성향 전광훈 목사에게 도움을 요청한 김기현 대표를 우회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당내에서 태 최고위원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25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선거 때 애먼 곳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제 기억으로 태 의원이 선거 때 가장 크게 도움을 요청했던 분은 김기현 대표가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를 중심으로 지도부가 뭉치지 못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지도부 안에서 잡음이 나오는 것은 김 대표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 당내에서 설화를 빚은 최고위원들에 대한 징계 요구가 나왔음에도 경고에 그쳤다. 극우 성향 전광훈 목사와 관계 단절에도 미온적으로 일관했고, 결과적으로 당 지지율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김 대표의 단호한 조처가 아쉽다는 목소리가 당내 곳곳에서 들리는 이유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 내내 강조해온 '연포탕(연대·포용·탕평)'과 거리가 먼 '친윤계'(친윤석열) 인사들을 주요 당직에 앉히고, 당과 자기를 비판한 홍준표 대구시장을 상임고문직에서 해촉하는 등 불신을 키웠다. 개혁과 변화를 약속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말과 행동이 다르다. "하나로 똘똘 뭉쳐 내년 총선에서 압승을 이루자"고 했던 김 대표의 일성이 현재로선 요원해 보이는 건 분위기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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