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반성 행동으로 보여달라"
기시다 총리는 공물 봉납, 국회의원 90여명 집단 참배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정부는 21일(현지시간)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일본 정치인 등이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바치고, 참배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했다.
외교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규탄했다. 이어 "정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며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기시다 총리는 춘계 예대제(봄 제사)를 맞아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공물을 봉납했다"며 "총리는 신사에 참배는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2021년 10월 취임한 이후 봄·가을 제사와 8월 15일 패전일, 네 차례 공물을 바쳐 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한 일본 국회의원들은 90여명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으로 우익성향의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등으로 구성돼있다.
야스쿠니 신사엔 도조 히데키 등 제2차 세계대전 당시 A급 전범 14명과 일본이 벌인 주요 전쟁 중 사망한 군인·군속(군공무원)·정치인·민간인 등 246만6000여명이 합사돼 있다. 이들 중 대다수인 213만3000여명은 태평양전쟁(1941년 12월~1945년 8월) 때 사망한 이들이다. 야스쿠니 신사의 존재 이유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그 업적을 후세에 전달하는 것'임을 감안하면 이들을 기리는 행위는 과거 침략 전쟁에 대한 반성보다는 미화·정당화하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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