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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홍준표 상임고문 해촉...홍준표 "어이없는 당 돼가"

  • 정치 | 2023-04-13 11:45

김기현 "과도한 설전 도 넘어...전 목사 일일이 언급할 이유 없어"

국민의힘이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했다. 홍 시장은 최근 김재원 최고위원의 징계를 촉구하며 김기현 대표를 비판해왔다. 홍 시장은 해촉 소식에
국민의힘이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했다. 홍 시장은 최근 김재원 최고위원의 징계를 촉구하며 김기현 대표를 비판해왔다. 홍 시장은 해촉 소식에 ""내 참 어이없는 당이 되어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5일 대구 남구 희망교 좌안 신천둔치에서 열린 푸른 신천숲 조성 기념 식수 행사 당시 홍 시장. /뉴시스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국민의힘이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했다. 홍 시장은 최근 김재원 최고위원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게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당 지도부를 비판해왔다. 홍 시장은 "어이없는 당이 되어 가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13일 국민의힘은 홍 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했다. 당 관계자는 이날 "비공개회의에서 홍 시장을 면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앞서 열린 최고위 공개 발언에서 홍 시장과 전 목사를 겨냥한 듯 "최근 우리 당 지도부를 두고 당 안팎에서 벌이는 일부 인사들의 과도한 설전이 도를 넘고 있다"며 "특정 목회자가 국민의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당 지도부가 그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이 말이나 될 법한 일인가"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날에도 페이스북에 "전 목사의 일거수일투족을 당과 결부시켜 당과 당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체의 언행에 대해 당대표로서 엄중히 경고한다"면서 홍 시장에게 공개적으로 경고장을 날렸다. 김 대표는 전 목사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를 요구하는 데에 "우리 당 당원도 아니고, 심지어 다른 당을 창당해 그 당의 실질적 대표라고 알려진 특정 목회자가 억지를 부리는 것에 불과한 발언에 대해 일일이 언급할 이유가 없다"고 기존의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면서 "(전 목사) 막말에 동조하는 듯한 모습은 우리 당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그동안 수 차례 자중을 촉구했음에도 오히려 당 내외에서 이를 증폭시키는 듯한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즉각 페이스북을 통해 "엉뚱한 데 화풀이를 한다"며 "그렇다고 해서 내가 잘못되어 가는 당을 방치하고 그냥 두고 가만히 보고 있겠냐"고 했다. 그는 "비판하는 당내 인사가 한둘이 아닌데 그들도 모두 징계하는 게 어떻나. 문제 당사자 징계는 안 하고 나를 징계한다?"며 "이참에 욕설 목사를 상임고문으로 위촉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단있게 당 대표 하라고 했더니만 제가 제일 만만했는지 저한테만 강단있게 한다"고 비꼬았다.

홍 시장은 "나는 지자체장이기 이전에, 두 번이나 당대표를 한 사람"이라며 "전직 당 대표는 상임고문으로 위촉 되는게 관례인데 지난번 한나라당 시절 상임고문으로 위촉 되었을 때도 아직 젊고 현역인데 부적당하다고 하면서 스스로 사퇴한 일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입당 30년만에 상임고문 면직은 처음 들어본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홍 시장은 여러 차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 최고위원에 대한 미흡한 대처를 지적하며 김 대표를 비판했다. 홍 시장은 전날(12일) 페이스북에 김 최고위원의 '셀프 자숙'을 비판하며 단호한 조치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래야 당 대표로서 영(令)이 산다"고 했다.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전 목사는) 황교안 대표 시절에는 180석을 만들어주겠다고 했는데 (총선에서) 폭망했다. (지금은) 김 대표에게는 200석 만들어 준다는 황당한 말을 했다"고 지적하며 김 대표를 향해 "도대체 무슨 약점이 잡힌 건가? 총선이 1년밖에 안 남았는데 참 답답한 일"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촉 배경을 묻는 질문에 "상임고문의 경우에 현직 정치인으로 활동하거나 현직 지자체장으로 활동하거나 이런 분은 안 계신 게 관례였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정상화한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그러면서 김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여부는 "당 윤리위는 독자적으로 안건을 상정하고 진행하게 돼 있다. 관여할 수 없다"고 답했다.

홍 시장 해촉에 당 안팎으로 비판이 쏟아진다. 이준석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상임고문 면직이라는 건 처음 듣는다"며 "정당에서 당내 구성원이 조금 이라도 다른 의견이 있으면 윤리위로 몽둥이 찜질하는 것을 넘어서 이제 상임고문 면직까지 나온다"고 했다.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이준석, 나경원, 유승민, 안철수 이제는 홍준표 지지자까지 밀어내면 우리당 지지율이 어떻게 남아나냐"며 "김기현 대표의 연포탕은 연대포기탕이냐"고 했다. 그는 "대선, 지선에서 우리를 선택해주신 유권자연대를 복원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때다. 진짜 연포탕 행보가 어느때보다 필요하다"며 "이런 위기상황에서도 쓴소리하는 사람은 다 쳐내고, 아부하는 사람들과만 연대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러니까 자꾸 한동훈 차출설 심지어는 비대위 이야기까지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신인규 국민의힘 바로세우기 대표도 "자기가 필요할 때 사람을 써먹고 필요가 없으면 버린다. 이준석 대표를 토사구팽하더니 경쟁자 유승민·안철수·나경원까지 싹 다 죽였다. 사람이 쓰고 버리는 물건이냐"며 "이런 기회주의가 윤핵관의 민낯"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전 목사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인은 종교인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전 목사는 국민의힘에 큰 영향력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왔다. 김 최고위원은 전 목사의 '5.18 헌법정신 수록 반대' 발언에 동조해 한차례 비판을 받은 뒤, "전 목사가 우파를 천하 통일했다"는 발언으로 재차 비판받았다. 김 최고위원은 한 달간 자숙에 들어간 상태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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