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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막혔던 한중교류 다시 기지개 켜려면

  • 정치 | 2023-04-13 00:01

한중 교류 활발 조짐…양국 정부, 최근 민간 소통 확대 노력
갈등 요소 여전…"청년 중심 대화 재개"·"다방면 교류 활성화"


마스크를 쓴 마중객들이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 국제선 입국장에서 환영 문구가 쓰인 태블릿 PC를 들고 있다. / AP=뉴시스
마스크를 쓴 마중객들이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 국제선 입국장에서 환영 문구가 쓰인 태블릿 PC를 들고 있다. / AP=뉴시스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한중 교류가 다시 활발해질 조짐이다. 한중 간 왕래를 가로막아 온 코로나19 대유행과 '비자 갈등'이 해소 국면에 들어서면서다. 한중 간 정상 간 만남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논의되는 분위기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1일 정례브리핑에서 "한중 정상 간의 회동 또는 회의에 대해서 정해진 바는 없다"면서도 "한·일·중 3국 정상회의가 가급적 연내 개최될 수 있도록 유관국들과 외교적 협의를 계속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사람들이 작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는 점은 가시적인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한중간 운행된 왕복 항공 운항편은 3032편, 여객 수는 21만935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260편, 5만3612명에 비해 4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단체관광은 아직 허용되지 않지만 한국에 오는 중국 관광객도 점점 많아지는 추세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1월 입국 중국 관광객은 전년 동월 대비 162.9% 증가해 2만4946명을 기록했다. 한중 상호 간 단기비자 발급이 재개된 2월에는 4만5884명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173.9% 증가했다.

정부 차원에서 한중 간 민간 소통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션샤오강 주한중국문화원장은 12일 서울 종로구 중국문화원에서 '논어를 읽다' 특강을 열었다. 중국문화원장이 한국 국민을 대상으로 직접 강의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은 2011년 이후 10여년 만이다. 주한중국대사관 문화참사관이기도 한 션 원장은 이날 강연 취지에 대해 "유교 문화 이해를 통해 한중 양국의 동질성을 체험하고 친근감을 느낄 수 있다"며 "수준 높은 강사들을 섭외해 앞으로도 인문학 강의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션샤오강 주한중국문화원장은 12일 서울 종로구 중국문화원에서 '논어를 읽다' 특강을 열었다. 주한중국대사관 문화참사관이기도 한 중국문화원장이 한국 국민을 대상으로 직접 강의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은 10여년 만이다. / 조채원 기자
션샤오강 주한중국문화원장은 12일 서울 종로구 중국문화원에서 '논어를 읽다' 특강을 열었다. 주한중국대사관 문화참사관이기도 한 중국문화원장이 한국 국민을 대상으로 직접 강의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은 10여년 만이다. / 조채원 기자

주중한국대사관도 3월 모집해 처음으로 결성한 '한중미담사절단' 발대식을 오는 13일 개최할 예정이다. 미담 소개로 상대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부정적 감정은 완화하고자 하는 기대에서다. 외교부는 사절단의 구체적 활동 내용에 대해 "국내와 재중국 한국 국민 10명으로 구성된 미담 사절단은 한중 양국 정부, 기업, 국민 간 교류 과정에서의 미담 사례들을 수집해 자신의 SNS 플랫폼과 대사관 플랫폼을 활용해 알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한중 상호 이해, 교류를 막고 갈등을 유발하는 요소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국내 반중 정서 심화 요인은 배타적 민족주의의 확산과 공세적 외교 기조의 강화 등으로 꼽힌다. 중국 내 반한 정서는 한국의 정치·외교·경제 분야에서의 친미 기조가 원인이거나 단오절 기원 논쟁 등 한중 문화 간 동질성을 가진 특정 이슈에 대한 반응인 경우가 많다. 표나리 국립외교원 교수는 통화에서 "지난 2년간 양국 간 혐오 감정이 특별히 누그러질 만한 유인이 없었다"며 "코로나19, 미세먼지, 문화 종주권 논란 등 한국인들이 중요시 하는 문제들에 대해 중국의 개선이 없었고 중국인들도 문화 종주권 갈등과 한국의 대미 편향으로 인한 반감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표 교수도 반감 해소를 위해선 민간 차원의 소통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중국도 대화 재개를 원하는 입장인 만큼, 청년 지식인 그룹부터 시작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것"이라며 "최근 백지시위('중국 시민들이 지난해 11월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는 의미로 흰 종이를 들고 무언의 항의를 표했던 시위)도 그렇고 최소한 고등교육을 받은 청년들을 중심으로는 생각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 정책에 무언으로나마 공개적으로 맞설 수 있는 세대이니만큼 중국의 입장만을 강조하는 정치·문화적 민족주의 성향과 외교 기조 등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표 교수는 "한국에서 석사 이상의 교육을 받고 본국으로 돌아가 차기 오피니언 리더가 될, 청년학자들도 잘 관리해야 한다"고도 했다.

한중우호협회 관계자는 통화에서 혐한정서에 대해 "중국 정부는 관영 언론의 사설 등을 통해 필요에 따라 반한 정서를 부각하는 측면이 있고, 중국인들은 중국을 부정적·적대적으로 묘사하는 한국 언론 기사 등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한중 양국 정부 간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더라도 이를 일반 국민이 체감하는 덴 오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며 "학술 교류, 기업 간 교류,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주관하는 청년 간 교류 등 다방면의 민간 차원의 교류가 양국 이미지 개선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chaelo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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