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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尹 대통령, '김대중-오부치 선언 존중' 말할 자격 없어"

  • 정치 | 2023-04-12 18:08

"옛날 같으면 이재명 죽였을 것…李 국가 지도자로 성장"
"22대 총선 승리해 수사·기소권 재정비해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은 윤석열 대통령 지난 1년에 대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은 윤석열 대통령 지난 1년에 대해 "지저분해서 말하기도 싫다"며 거칠게 비판했다. 12일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원과 함께하는 전국 순회 민주아카데미 이기는 민주당 Again 광주' 행사에 참석해 특강하고 있는 이 상임고문. /뉴시스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은 12일 전남 광주를 방문해 당원들과 22대 총선 승리를 다짐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선 "하도 지저분해서 제 입으로 (평가)하기 싫다" "깜냥이 안 된다"라고 하는 등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이 상임고문은 이날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기는 민주당 Again 광주' 행사에서 '대한민국 이대로 괜찮은가. 윤석열 정권의 실정과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1시간가량 강연했다.

마이크를 잡은 이 상임고문은 '김대중 납치 사건'과 '김대중-오부치 선언' 일화부터 소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73년 8월 도쿄에서 우리 측 정보요원들에 의해 납치됐다가 풀려났는데, 김대정 정부가 출범하자 납치 건을 사실상 '방치'했던 일본이 난감해했고, 이에 따른 조치가 '김대중-오부치 선언'에도 반영됐다는 것이다.

이 상임고문은 "1998년에 김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돼서 가니까 일본은 굉장히 부담스러운 거다. 그런데 김 전 대통령은 아무 말씀도 안 했다"면서 "나중에 (일본) 다녀온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오부치 (게이조 당시 일본 총리)가 (납치 사건을) 알았다고 한다. 그래서 (선언에 담긴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에서) 반성은 '합병에 관한 반성'이고 '마음으로부터의 사과'라고 하는 건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사과라고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상임고문은 윤 대통령이 최근 한일 정상회담 이후 '대일 굴욕 외교' 비판을 받자 "김대중-오부치 선언 계승"을 언급한 것을 두고 "언감생심 그런 말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라고 거칠게 말했다. 이 상임고문은 "말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 그런 소리를 해야지, 일본 사람들이 보기엔 참 웃긴다고 할 거다. '네가 뭔데 그런 이야기를' 하고. 깜냥이 안 된다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최근 미국의 대통령실 도청 의혹에 대해선 "악의 없었다고 미국을 이해하겠다는 사람들이 어디 있나. 항의할 걸 항의할 줄 알아야 의로운 동맹이지, 동맹이라고 감싸면 되겠나. 뭐든지 한미동맹에 갖다붙인다. 말하자면 전향적인 분단 시대 논리로 안보 논리를 악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 1년을 두고는 "뭘 했는지 하도 지저분해서 입으로 말하기도 싫다"면서 "지난 1년 동안 역주행을 많이 했지 않나. 난폭운전 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아무 건이나 압수수색만 해버리면 되는 거다. 그게 겁주는 것이다. 공포정치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에 대해선 "아무리 뒤져도 안 나온다. (압수수색) 300번 뒤져서 안 나오면 없는 것이다. 그러니 만들려고 한다. 검찰이 이렇게 공권력 행사하면 검찰인가. 이재명만 잡으면 민주당이 없어지나"라고 검찰이 편파수사하고 있다고 했다.

이 상임고문은 22대 총선에서 승리해 수사와 기소권 분리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박물관에서 열린 '이해찬 회고록 출판기념회'에서 악수하고 있는 이재명 대표와 이 상임고문. /남윤호 기자
이 상임고문은 22대 총선에서 승리해 수사와 기소권 분리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박물관에서 열린 '이해찬 회고록 출판기념회'에서 악수하고 있는 이재명 대표와 이 상임고문. /남윤호 기자

이 상임고문은 이어 이 대표를 추켜세웠다. 그는 "아마 옛날 같으면 어떤 형식으로든지 (윤석열 정부가) 이재명을 죽였을 것이다. 지금은 계속 압수수색해서 주변 사람을 계속 죽여서 미안하게 만들어서 스스로 무너지게 만드는 전략 아닌가"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은 세계 지도자 수준으로 커졌는데 이 대표는 아직 그에 비하면 시간적으로나 여러 가지 좀 차원이 다르긴하지만 국가 지도자로 성장해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그는 또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는) 수모가 아니고 역사적인 과업이다. 그렇게 견뎌내서 잘 이끄는 게 국가에 대한 도리다. 이 대표는 능히 하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내세우며 내년 22대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이 상임고문은 "요새 광화문 집회 나가면 (윤 대통령) 끌어내리라고 한다.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는데 민주주의 국가 사회에서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래서 내년 총선에서 이기는 게 중요하다"면서 "내년 총선에서 난폭운전을 막지 못하면 지금까지 만들어놓은 민주적인 질서가 다 흔들린다"고 했다.

이어 22대 총선 승리 이후 과제로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재정비를 강조했다. 이 상임고문은 민주당이 추진했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하는 것을 먼저 했어야 했다. 기소권은 독점하면 안 되니까 분리하고 수사권 두고 경찰하고 검찰하고 특수경하고 나눴어야 했다. 그럼 서로 공작이 안 된다. 경찰이 하도 주장하니까 민주당이 따라간 것 같은데 절차상 좀 잘못한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총선을 치러서 다시 정비해야 한다. 그게 분리가 안 돼 있으면 경찰 수사권이 계속 기소권자의 통제를 받게 된다. 그런 걸 잘 정비하는 기회로 삼아서 정말로 민주적인 기본질서가 제대로 확립되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대통령 당선되는 것보다 2024년에 그것 만드는 걸 제대로 해놔야 2027년 대선에서 이기는 것"이라고 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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