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반대' 현장 방문
'성과 없다' 비판엔 "할 수 있는 최선 다 하는 것"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의원들이 6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반대' 등 이유로 줄줄이 일본을 방문한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가 대일 외교로 실책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현안 점검과 항의 차원의 방일은 '야당의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여당에서는 야권이 정쟁용으로 외교 문제를 이용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후쿠시마오염수방출저지대응단(후쿠시마 대응단)은 5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주한일본대사관을 찾아 나미오카 다이스케 일본 경제공사와 약 50분간 면담하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출국 전 면담에서 △후쿠시마 오염수의 해양 방류 안전성 검증에 대한민국과 주변국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해줄 것 △주변국의 명시적 동의 전까지 오염수 방류를 중단할 것 △ 오염수 처리 과정에서 한일 양국 국민의 안전이 최우선 가치임을 확인할 것 △안전성 확보 이전에는 후쿠시마 인근 수산물 수입 재개 요구를 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항의 서한문도 전달했다.
대응단 간사인 양이원영 의원은 "대한민국 국회가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 규탄하는 결의안을 여섯 차례 발의했고, 본회의에서 네 차례나 통과됐다는 사실도 전달했다"며 "한일 양국 국민 안전을 위한 국가적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양이 의원에 따르면, 면담 당시 나미오카 공사는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에 충분히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며 "(부족할 경우) 한국 정부를 통해 요구하면 자료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대응단 소속의 위성곤·양이원영·윤영덕·윤재갑 의원은 6일부터 8일까지 후쿠시마 원전 인근 오염 현장을 방문한다. 세부 일정에 따르면, 의원들은 원전 노동자 및 인근 주민들과 간담회를 열고 국내 언론사 일본 특파원 대상 간담회를 여는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당초 구상했던 일본 당직자나 일본전력과의 면담 계획은 불발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현지 관계자와의 접촉이 없는 일본행을 두고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대응단은 야당의 책임을 강조하며 '의미 없는 방문은 없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대응단 단장인 위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야당이 유력한 정치인을 꼭 만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야당으로서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려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야당 의원들이 (일본 당국자 등이) 안 만나준다고 여기 가만히 있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윤재갑 의원도 같은 자리에서 "정부가 국민적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에서 야당 의원들이 불가피한 방식으로 일본에 가서라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자료를 확보하고 일본 여론을 들어보고 관련 현장을 갈 수 있는 데까지 둘러보고 오겠다(는 것)"라고 강조했다.
후쿠시마 대응단과 같은 날 다른 현안으로 일본으로 출국하는 야권 의원들이 있다. '사도광산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를 반대하는 의원 모임' 소속 안민석·임종성 의원과 무소속 양정숙, 윤미향 의원이다. 이들은 6일부터 9일까지 3박 4일간 일정으로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을 방문해 일본의 세계문화유산(유네스코) 등재 재신청 철회를 촉구할 예정이다.
이들은 6일 니가타시에서 요시자와 후미토시 니가타국제정보대학 교수와 함께 '한일역사연대시민단 간담회'를 개최, 일본의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 신청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7일에는 니가타현 사도시에 있는 사도광산을 방문하고, 8일에는 아라이 마리 사도시 의회 의원 등이 참석하는 '사도광산 강제동원 사실 조사 시민단체 간담회'를 개최한다. 9일에는 도쿄 신주쿠구에 있는 '산업유산정보센터' 앞에서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재신청 철회를 촉구하고 일본의 역사 왜곡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한다.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를 반대하는 의원들도 일본행 이유에 관해 '일본의 무대응에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민석 의원은 5일 BBS 라디오에 출연해 '일본 방문으로 일본 정부 태도가 바뀌거나 효과가 있는지'를 진행자가 묻자 "없다. 지난 2월 국회가 사도광산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를 반대한다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여기에 대해서 아무런 반응이 없다"며 "3.1절에도 (모임 소속 의원들이) 동경에서 기자회견까지 했는데도 꿈쩍도 않는다. 그러나 이 문제는 우리 국민들이나 우리 민족 입장에서는 묵과할 수 없는 거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안 의원은 일본의 일방적인 역사 왜곡과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를 막기 위해 국민적 관심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일본행은 필수적인 결정이었다고 덧붙였다.
여당에서는 야권 의원들의 일본행에 대해 "반일을 조성하고 있다"며 '정쟁용'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4일 "한일의원연맹 일본 측에서도 오지 말라, 만나지 않겠다고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한 말이 없다는데 일본에서 가짜뉴스가 나온 것으로 결국 일본에 이득을 주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윤
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5일 BBS 라디오에 나와 민주당 의원들의 후쿠시마 방문을 두고 "대통령실에서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나 수산물 수입 규제에 대해 우리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과 우선이 최우선이고 어떤 타협점이 없다고 확고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나"라면서 "그런데도 민주당 의원들이 계속해서 삭발식도 하고 후쿠시마까지 가겠다(는 건) 반일 여론을 조성(하는 것이다.) 국익 차원이 아닌 정치적인 정쟁용으로 끌고 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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