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북한이 러시아에 탄약을 제공하고 식량을 받고 있다고 미국 백악관이 밝혔다. 백악관은 지난 해 말 북한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인 와그너 그룹에 무기를 공급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뒤 약 석 달 만에 새로운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또 북한이 러시아가 특별군사작전으로 부르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역으로 월 최대 1만 5000명의 의용군을 파견할 것이라는 러시아 매체 보도도 나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러시아는 탄약 등 무기와 병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30일(현지시각) 전화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북한에서 추가 탄약 확보를 위한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그 대가로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미국 의회 산하 공영방송인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번 거래의 일부로 러시아는 24종 이상의 각종 무기와 탄약을 북한에서 받았을 것이라면서 "러시아가 북한에 대표단을 파견하는 것을 모색하고 있고 러시아가 탄약을 대가로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커비 조정관은 추가로 발생할 북러 간 무기 거래 시도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밝히며, 미국은 이 상황과 거래 의혹을 면밀히 감시하며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미 재무부 해외자산관리국(OFAC)은 이날 오전 북한과 러시아 간의 무기 거래를 시도한 혐의로 슬로바키아 국적의 아쇼트 므크르티체프(Ashot Mkrtychev)를 제재했다. 재무부의 성명에 따르면 므크르티체프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사이 러시아에 24종류 이상의 무기와 탄약을 보내기 위해 북한 당국자들과 협력하고 있었다.
이 거래의 대가로 북한은 상업용 항공기과 원자재, 상품 등 다양한 자재를 받을 계획이었다.
미국 재무부는 므크르티체프가 북한과 러시아 당국자들과 협상한 내용은 금전 지급과 물물교환 등 북한과 러시아에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미국 재무부는 또한 "그는 러시아 고위 당국자들과 함께 북한으로부터 무기를 받을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러시아는 거래에 필요한 준비를 완료했고, 관련 정보를 북한 당국자들에게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므크르티체프가 북한에 자재품을 운송하기에 적합한 상업용 항공기를 찾기 위해 러시아의 개인과 협력했다고 미국 재무부는 덧붙였다.
커비 조정관에 따르면 므크르티체프가 시도한 북러 간 무기 거래는, 지난해 말 미국이 밝힌 북한과 와그너 그룹의 무기 거래와는 관련없는 별개의 사안이다.
이날 재무부의 제재는 '북한에 직·간접적으로 무기나 관련 물자를 수입, 수출 또는 재수출하려는 시도'를 제재하는 행정명령 13551호에 따른 것으로, 재무부 제재 대상에 포함되면 대상자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 내 기업과 개인과의 거래 역시 전면 중단된다.
이런 가운데 다수의 러시아 매체는 우크라이나 방송 '볼랴'의 보도를 인용해 북한 의용군이 러시아가 특별군사작전으로 부르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역으로 파견될 것이라고 30일 전했다.
매체는 북한 의용군이 무기와 포탄을 갖고 전장에 투입될 것이라며 매달 1만~1만 5000명 투입이 가능하다는 익명의 러시아군 소속 관리의 말을 인용했다.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 특파원인 러시아 언론의 알렉산더 슬라코브 기자는 28일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를 통해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5만명의 지원군을 파견할 준비가 돼 있으며, 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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