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지지율 눈에 띄게 하락
국민의힘, 'MZ 끌어안기' 시동...천아용인 등용하나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국민의힘이 정당 지지율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두 자릿수 이상 뒤진다는 여론조사가 29일 나왔다. 특히 2030 세대 지지율이 낮아지며 여당이 한일 정상회담·주 69시간제 등의 악재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정부·여당이 잇따라 'MZ 끌어안기'에 나서며 20~30대 지지도가 높은 이준석계 천·아·용·인을 등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커지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가 '뉴스핌' 의뢰로 지난 26~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2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35.9%로 더불어민주당 47.1%에 오차범위(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밖으로 뒤졌다. 같은 기관의 지난주 조사보다 2.8%P 하락한 수치다. 민주당은 1.8%P 소폭 상승했다.
연령별로 보면 30대를 제외하고 18세 이상 20·40·50대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뒤처졌다. 18세 이상 20대에서 국민의힘은 29.5%, 민주당은 45.1%를 기록했다. 40대에게선 국민의힘이 28.5%, 민주당이 57.2%였다. 50대에서는 국민의힘이 31.5%, 민주당이 55.9%였다. 30대에서는 국민의힘이 37.5%로 민주당 36.9%에 0.6%P, 60대 이상에서는 국민의힘은 45.8%로 민주당 41.3%에 4.5%P 소폭 앞서며 경합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 조사의 응답률은 2.3%이고 무선전화 100% 임의추출(RDD) 자동응답방식으로 진행됐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은 20~30대에서 지지율 하락세를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 2506명을 대상으로 한 지난주(20~24일)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37.9%로 민주당 45.4%보다 낮았다. 연령별 지지율에서 국민의힘은 20대에서 33.2%, 30대에서 35.8%였고 민주당은 20대 40.0%, 30대 41.3%로 집계됐다. 이 조사의 응답률은 3.3%이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 무선 97%·유선 3%로 진행됐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와 비교했을 때 20~30대 지지율 하락이 두드러진다. 20~30세대는 지난해 대선 당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높은 지지를 보냈다. 같은 기관의 지난해 5월 2주 차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20대, 30대 지지율은 각각 44.7%, 44.8%였다. 민주당은 각각 40.3%, 39.1%였다.
이런 결과는 최근 정부·여당이 각종 정책에 있어 혼선을 보인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주 69시간제'를 바탕으로 한 근로시간개편안을 발표했다가 반발이 크자 한발 물러섰다. '30세 이전 3명 이상 출산 시 병역면제 혜택'도 성급하게 노출되며 논란이 일었다.
지도부에서 터져 나온 부적절한 발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재원 수석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 폄훼해 비판받았다. 김 최고위원은 이틀 뒤 사과했으나 최근 미국에서 "전 목사가 우파를 천하 통일했다"고 치켜세워 재차 논란이 일었다.
한일 정상회담 결과에 따른 후폭풍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사과를 끌어내지 못해 '굴욕 외교'라는 비판과 함께 일본 언론을 통해 보도된 독도· '위안부' 발언 해명에도 진땀을 흘렸다. 일본의 역사 왜곡 교과서도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정상회담과 무관하다"고 반박했지만, 설득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친윤계에 대한 반감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최근 새 지도부 구성을 마치며 '친윤 일색'이라는 비판받았다.
이에 따라 최근 김기현 대표는 'MZ 끌어안기' 행보에 나서고 있다. 김 대표는 전날(28일) 대학가를 찾아 학생들과 '1000원 학식'을 함께했다. 그러면서 해당 정책 예산을 2배 이상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4일에는 김병민 최고위원 등과 함께 20~30대로 구성된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관계자들과 치맥을 하며 '주 69시간제' 관련 의견을 청취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정책위의 정책 입안 활동 과정에서 청년의 적극적인 참여가 공식 채널로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 20~30대의 지지를 받는 이준석계의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에 대해 "당연히 함께 가야지"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대표는 그간 '연포탕(연대·포옹·탕평)'을 강조했으나 이준석계 등용에는 선을 그어왔다.
당내에서도 천 위원장을 등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이준석 전 대표와 분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근식 국민의힘 통일위원장은 이날(29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 저널'에 출연해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는 안 된다"면서도 "천하람 위원장은 우리 당의 젊은 자산"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중요한 역할이 있으면 필요하면 써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영 여의도연구원장도 전날(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불가능한 것은 없다. 우리 당원들이니 어떤 자리든지 발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형두 의원도 같은 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 "더 큰 일을 준비해야 한다. 당장 내년 총선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에 천 위원장을 비롯한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측의 반응은 냉담하다. 당내에서 "비난 아닌 비판"을 조건으로 내세우며 자신들을 이 전 대표와 분리하려는 움직임에도 반발했다. 허은아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기본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라기 때문에 비난이 아닌 비판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런데 '좋은 말만 해라' '꽃놀이패로 놀아라' '있는 대로 살아라'는 등 정체성을 흔들어놓는 말을 하며 '그거 지키면 너희랑 놀아줄게'라는 건 상당히 가혹하다"고 비판했다.
천 위원장도 전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당 주류가) 만나자고 하면서 '이준석과 선을 그으면 우리랑 잘 지낼 수 있어'라고 하는데, 만약 제가 이준석과 선을 긋고 주류와 손을 잡으면 2030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더 떨어질 수 있다"며 "이 전 대표와는 도저히 관계 회복이 안 될 것 같으니 천하람이라도 따로 떼서 써먹자는 의도가 담긴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아용인을 그냥 소신파로서 얼마든 목소리를 내라고 하면 그 자체로 지지율에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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