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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7일 방일 尹대통령…'배상안' 반발여론 잠재울까

  • 정치 | 2023-03-13 00:00

정부 배상안 부정적 여론 과반…日정부 참여가 관건
전문가 "입장전환 기대 어렵지만…'국내효과' 있을 듯"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6~17일 일본을 방문했다.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피해 배상을 제3자 변제로 결정한 직후 윤 대통령의 방문으로 국민적 이목이 쏠린다. 윤 대통령의 이번 일본 방문은 2011년 이명박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6~17일 일본을 방문했다.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피해 배상을 제3자 변제로 결정한 직후 윤 대통령의 방문으로 국민적 이목이 쏠린다. 윤 대통령의 이번 일본 방문은 2011년 이명박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대통령실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16일 일본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한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것은 2011년 이명박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정부가 일제 강제동원 피해 배상안을 발표한 지 3일 만에 결정된 정상회담이다. 양국 정상은 강제동원 피해배상안에 대한 후속조치 등 갈등 현안 뿐 아니라 양국 간 교류 활성화 등을 폭넓게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먼저 손을 내민 만큼 일본도 성의 있는 조치를 내놓을지, 이를 통해 국내 반발 여론을 어느 정도 진화할 수 있을 지 관심사다.

지난 8일 윤석열 대통령이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참석 당시. /이새롬 기자
지난 8일 윤석열 대통령이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참석 당시. /이새롬 기자

◆ 日측 사과도 참여도 없어…정부 '제3자 배상안' 부정여론 과반

정부가 발표한 배상안에 국민 여론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한국갤럽이 10일 발표한 여론조사(지난 8, 9일 전국 성인남녀 1002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정부가 내놓은 해법인 제3자 변제안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9%는 '일본의 사과와 배상이 없어 반대한다'고 답했다. 제3자 변제란 행정안전부 산하 재단이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의 수혜를 입은 국내 기업 등을 통해 기금을 조성해 2018년 대법원 판결에 승소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말한다. '한일 관계와 국익을 위해 찬성한다'는 답은 35%였다. 한일관계와 관련해서도 '일본의 태도 변화가 없으면 서둘러 개선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에 과반인 64%가 동의했다. '우리가 일부 양보하더라도 가능한 빨리 개선해야한다'는 응답자는 26%에 그쳤다. 갤럽 측은 '여권 지지층을 제외한 대부분이 정부 배상안에 반대가 우세하다'고 분석했다.

다른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미디어토마토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뉴스토마토 의뢰로 6~8일 전국 성인남녀 1033명 대상 실시)에서도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 발표에 전체 응답자의 51.1%는 '과거사를 외면하는 굴욕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과거를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조치'라는 답은 41.9%로, 격차는 9.2%p다. 인용한 두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회원들은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정부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 발표를 규탄했다. /이동률 기자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회원들은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앞에서 정부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 발표를 규탄했다. /이동률 기자

◆ 전문가들 "정상회담, '국내용 효과' 있겠지만…"

부정 여론이 높은 이유는 정부의 해법이 '일방적 양보'라는 데 있다. 일본 기업·정부의 배상 참여도, 사과도 이끌어내지 못한 데다 일본 정부의 '긍정 평가' 외엔 별다른 상응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과거사 문제 뿐 아니라 수출규제, 지소미아, 셔틀외교 복원, 일본의 한국 G7 초청 여부 등의 문제가 어떻게 풀릴 지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결국, 기시다 총리가 얼마나 진전된 입장을 내놓을 지가 관건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에서 가장 반발이 큰 사안인 강제동원 배상안에 대한 일본의 전향적 입장 전환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한국 내 여론 반발이 큰 만큼 일본은 지금 배상안이 어떻게 뒤집어질 지 모르니 지켜보자는 입장이 강한 것 같다"며 "일본 정부가 되레 '후속 조치'를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들에게 "지금 당장 단기간 내 재단에 대한 피고기업 기여가 있을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내용 외교성과'는 어느 정도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도 통화에서 "기시다 총리는 일본 내에서도 실용적인 성향의 온건파"라며 "수출규제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에 호응하거나, 일본 기업의 자율적 참여를 공식화 하는 등 약간의 제스쳐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딱히 실익은 없더라도 보여지는 변화로 띄울 만한 걸 줄 순 있을 것"이라면서다.

양 교수도 "이번 방한은 우선 한일 간 신뢰관계를 구축하며 '국내용 외교성과'를 거두는 데 목적을 둔 것 같다"며 "회담에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앞으로 본격적으로 재개해나가겠다, 셔틀 외교를 재개해 언제쯤 방문하겠다, G7 초청을 검토하겠다는 식의 언급이 이뤄진다면 반일 여론을 진화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haelo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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