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인사들 일제히 이재명 겨냥..."더이상의 희생 막을 결단하라"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전 모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데에 11일 여권이 한목소리로 이 대표를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제 정말 내려놓으라"고 했다.
장 대변인은 "대표님과 가장 가까웠던 전 비서실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번이 5명째"라며 "고인은 평소 대표님에 대한 서운함을 표시해 왔다. 그리고 유서에도 '이제 그만 정치를 내려놓으시라'고 적었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도 대표님은 '광기', '미친 칼질'이라 표현하며 검찰을 향해 독설을 퍼부었다. 애써 고인에게서 고개를 돌리고 있다"며 "그런 대표님을 지켜보는 유족들의 심정이 어떨지 생각해 보셨나? 조문을 위해 6시간이나 기다려야만 했던 이유가 무엇이었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죄가 없다면 대표직을 내려놓고 '다 내가 계획하고 내가 지시한 일이다. 내가 책임진다'고 말씀하시고 죄가 없음을 밝히시면 된다. 그것이 당대표다운 정치인의 모습"이라며 "대표님의 정치적 생명이 다섯 분의 생명보다 중하지는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표님을 믿고 대표님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신 분들"이라며 "가장 가까운 사람들도 지키지 못하면서 어떻게 나라와 국민을 책임지겠나?"라고 되물었다.
여권 인사들은 이 대표를 향해 연일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윤핵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그동안 이 대표의 각종 범죄 의혹마다 의문의 죽음이 이어졌다. 벌써 다섯 번째"라며 "오늘 이 대표는 '수사 광기', '미친 칼질'을 운운하며 검찰을 비난했다. '억울한 죽음 두고 정치 도구 활용 말라'고도 했다"고 직격했다.
권 의원은 "그러나 측근의 죽음을 악용했던 당사자는 이 대표 본인"이라며 "고 김문기 씨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고, 고 유한기 씨에 대해서는 '어쨌든 뭐 명복을 빕니다'라고 했다. 그야말로 기괴한 도덕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죽음의 원인은 이 대표 자신이 아니라 과도한 수사 때문이라고 변명했다"며 "전 씨에 대해서는 참고인 조사 한 번이 전부다. 결코 수사가 극단적 선택의 원인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 이 대표의 말처럼 수사가 원인이라면, 그 수사의 원인은 무엇인가? 바로 이 대표 자신이 아닌가?"라며 "지금 이 대표는 거짓말조차 자승자박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또한 이 대표는'사냥 대상 되면 못 빠져나가'라고 했다. 측근의 죽음까지 자기 변명의 레토릭으로 소진하려는 것"이라며 "고 김문기 씨와 고 유한기 씨에게 했던 것과 표현은 다르지만, 그 본질은 같다. 죽음을 자기 방탄의 재료로써 맘대로 악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는 당 대표는 물론, 정치를 그만두어야 한다. 이재명의 정치는 존재 자체가 해악이며 비극"이라고 촉구했다.
'비윤계' 유승민 전 의원도 가세했다. 유 전 의원은 전날(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람 목숨보다 더 중한 건 없다"며 "벌써 몇 명째인가? 다섯 명째 소중한 생명이 죽었다. 이재명 대표! 이 죽음의 행렬을 당장 멈추어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정치고 뭐고 다 떠나서 인간으로서 더 이상의 희생은 막아야 할 책임이 이재명 대표 당신에게 있다"며 "불체포특권 뒤에 비겁하게 숨지 말고 이 나라의 사법절차에 순순히 따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다 책임지겠다고 나서서 같이 일하던 사람들의 죽음을 막으라"며 "민주당 의원들도 사람이라면 사람들이 죽어가는 이 상황을 중단시킬 결단을 해야 한다"고 했다.
김정화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상임자문위원(전 민생당 대표)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내 이럴 줄 알았다. '안면몰수 화법'. 최소한의 자기 성찰이 있긴 한 것인가. 반복되는 극단적 선택 앞에서, 웬 검찰 탓인가"라며 "희대의 '얼룩진 양심', '회복 불능', '재기 불능'의 도덕성"이라고 맹비난했다.
김 전 위원은 "벌써 5명째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라며 "민심은 '뽑고', 공포는 '심는' 이재명식 정치.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극단적 선택을 해야 하는가. 온갖 흉흉한 논란의 당대표. 꺼림직해서, 섬뜩해서, 석연찮아 도저히 안되겠다"고 덧붙였다.
이인제 전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이로써 이재명 사건 관련자 가운데 5명이 알 수 없는 죽음을 맞이했다"며 "폭력 범죄조직들은 조직을 지키기 위해 살인을 서슴지 않는다. 온갖 협박으로 자살을 유도해 죽이기도 한다. 영화 '대부'를 보면 그런 일이 부지기수"라고 했다.
이 전 의원은 "파벌정치가 극성을 부리던 일본의 정치권에서도 파벌의 보스를 위해 부하 간부가 침묵의 자살을 하는 사건이 더러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런 뉴스도 사라져 버렸다"면서 "그런데 한국 정치권에서 이재명 관련 사망자가 벌써 5명에 이른다. 내 기억으로는 이재명 사건 이외에 이런 의문사가 있었는지 떠오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무슨 폭력 범죄조직도 아니고 철 지난 파벌 보스정치도 아닌데, 왜 이런 으시시한 사건이 줄을 이을까?"라며 "그들이 자발적으로 목숨을 끊었다면 무엇을 위해 그리했을까? 자신의 상관 이재명을 지키기 위해서였을까? 아니면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죄를 저질러 죽음으로써 속죄하려 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이런 의문은 나만의 의문이 아닐 것이다. 대다수 국민이 같은 의문을 품고 있을 것"이라며 "우리 수사기관은 이런 의문을 풀어줄 책무가 있다. 이번 비서실장 전 씨의 죽음뿐만 아니라 다른 네 명의 죽음까지, 그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배후의 검은 그림자를 밝혀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9일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 씨가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전 씨는 6쪽 분량의 유서에 "열심히 일했을 뿐인데 검찰 수사 대상이 돼 피의자가 됐고 집안이 풍비박산이 났다"며 억울한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이 대표에게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유서 공개를 거부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전 씨의 죽음이 '검찰의 과도한 수사' 때문이라며 검찰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전날(10일) "자랑스러운 공직 생활의 성과들이 검찰 조직 앞에서 부정당하고 지속적인 압박 수사로 얼마나 힘들었겠나. 없는 사실을 조작해서, 자꾸 증거를 만들어서 들이대니 빠져나갈 길은 없고, 억울하니 결국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것 아니냐"라며 "검찰 특수부의 수사 대상이 된 사람들이 왜 자꾸 극단적 선택을 하겠나. 아무리 비정한 정치라고 하지만 이 억울한 죽음들을 두고 정치도구로 활용하지 말라"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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