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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땅투기' 난타...金-黃 연대, 물 건너 가나

  • 정치 | 2023-02-26 00:00

연대 가능성 높았으나 '울산 땅투기' 의혹으로 감정의 골 깊어져

황교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울산 땅투기 의혹'으로 김기현 후보에게 공세를 강화하면서 두 후보 간 연대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있다. /이새롬 기자
황교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울산 땅투기 의혹'으로 김기현 후보에게 공세를 강화하면서 두 후보 간 연대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국민의힘 3.8전당대회가 중반부를 지나면서 각종 연대설이 변수로 떠올랐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의 '울산 땅투기 의혹'이 화두로 등장했다. 해당 의혹을 가장 적극적으로 제기하는 쪽이 황교안 후보라는 점에서 두 후보의 연대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있다. 당초 김 후보와 황 후보는 전통적 보수 지지층이 겹치며 연대 가능성이 점쳐졌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양측은 연대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물밑 협상도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황 후보 측에서) 그렇게 세게 공격하는데 연대하겠다면 웃기지 않나"라면서 "황 후보 쪽에서 어떻게 판단할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런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황 후보 측도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책임당원 투표에서는 더 올라갈 것"이라며 "연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김 후보와 황 후보의 연대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김 후보도 황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을 의식한 듯 황 후보에게 유화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황 후보가 울산 땅투기 의혹을 먼저 제기했지만 황 후보에게 대응을 자제하는 한편 해당 의혹으로 공세를 펼치는 안 후보에게 강경하게 대응해 왔다.

지난 23일 황교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강원 홍천군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지난 23일 황교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강원 홍천군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그러나 황 후보가 점차 공세 수위를 올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황 후보는 지난 20일 방송 토론회에서 김 후보에게 재차 해명을 요구하면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김 후보도 "거짓일 경우 정계 은퇴하라"고 맞받으며 두 후보는 정면으로 부딪혔다. 이어 김 후보 측은 "터무니없는 허위사실이 계속 유포되면 법적 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나섰다. 두 후보는 충청지역 합동 연설회에서는 의례적인 인사도 나누지 않을 정도로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김 후보와 황 후보의 연대는 '물건너 갔다'는 게 중론이다. 두 후보가 서로 연대할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다. 김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50%에 가까운 지지율로 1위를 굳히고 있다. 내년 총선을 위해서 당내 지지세력을 확인해야 하는 황 후보는 김 후보를 공격할수록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공론센터) 소장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현재까지 양측의 감정이 너무 격앙돼 있다"며 "다른 외부적인 힘이 가해지지 않는 한 (연대는) 힘들 것 같다"고 보았다.

지난 23일 오후 강원 홍천군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하는 김기현 후보. /이새롬 기자
지난 23일 오후 강원 홍천군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하는 김기현 후보. /이새롬 기자

장 소장은 "황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자신의 지지 기반을 확인해야 한다. 황 후보는 당대표 되려고 나온 게 아니라 급할 게 없다. 김 후보를 공격하면서 지지세가 더 높아지고 주목받는 상황"이라며 "반면 김 후보는 누구의 도움 없이 1차 경선에서 과반 득표를 얻어 결선투표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단일화는 안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황 후보를 지지하는 전광훈 목사 등이 강경 우파이기 때문에 김 후보 측에서도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총선 승리를 위해선 중도 외연 확장을 해야하는데 황 후보는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연대 가능성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견해도 있다. 내년 총선을 고려했을 때 황 후보가 김 후보와 연대하면서 '지분'을 요구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황 후보는 내년 총선 공천이 필요하고 김 후보는 결선투표에서 황 후보의 표가 필요해질 것"이라며 "황 후보가 김 후보를 세게 칠수록 몸값이 올라간다. 어느 시점엔 김 후보와 '딜'을 하지 않겠나"라고 보았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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