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탄핵', '컷오프 1위' 발언 파장…安 측 맞대응
당내 우려 커져…"후유증 만만치 않을 수도"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기현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발언부터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하지 않았던 예비경선(컷오프)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공방이 한창이다. 전당대회가 당원을 위한 축제가 아닌 진흙탕 싸움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당 내부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 당대표 후보가 6명에서 4명으로 압축된 이후 '양강구도'를 형성한 김 후보와 안 후보의 날 선 공방전이 이어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구도상 확실한 승기를 잡아야 하는 처지라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두 후보의 최근 공세 수위는 아슬아슬할 정도다. 밀리면 끝장이라는 식으로 거친 설전도 불사하고 있다.
특히 김 의원의 '탄핵' 발언 파장이 지속되고 있다. 김 후보는 13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현재와 새로운 권력이 당내에서 충돌했을 때 당에 불협화음이 생기고 그것으로 인해 당내 분란이 생겨 당이 쪼개지고 생각하기도 싫은 아픈 탄핵이라는 과거가 반복되면 안 된다고 한 것을 마치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우려된다고 곡해한다"고 언급했다. 탄핵 발언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수습에 나선 것이다.
앞서 지난 11일 김 의원은 경기 용인시 강남대학교에서 열린 '경기 중남부 보수정책 토론회'에서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부딪치면 차마 입에 올리기도 싫은 탄핵이 우려된다"며 "대선 욕심이 있는 분은 (당대표로)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가 당권을 잡게 된다면 윤석열 대통령과 충돌할 것이고 대통령 탄핵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의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안 후보는 즉각 반발했다. 전날(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아무리 패배가 겁난다고 여당 대표를 하겠다는 분이 '대통령 탄핵' 운운한다는 게 말이 되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우 캠프 선거대책위원장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전당대회가 끝나기도 전에 당을 심각하게 분열시키는 행위"라며 김 후보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소위 '윤심'을 등에 업은 김 후보가 대통령 탄핵론을 제기하며 표심 결집을 노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지만, 정치적으로 민감한 발언을 꺼내 어려움을 자초했다는 평가도 있다. 보수정당 내부를 흔드는 발언이라는 이유에서다. 최서원 씨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당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던 만큼 탄핵에 대한 트라우마가 남아 있다. 대통령실도 13일 김 후보를 향해 "대통령을 전당대회에 끌어들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경고했다.
김 후보는 지난 12일 컷오프 결과와 관련한 언론보도를 인용, 자신이 1위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앞서 당 선관위는 지난 10일 향후 선거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각 후보의 득표율과 순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안 후보 측에서는 "불공정 행위"라며 당 선관위에 강력한 조치를 촉구했다. 당 선관위는 최근 유포되고 있는 예비경선 결과와 관련해 여러 언론매체의 보도는 전혀 근거 없는 내용이라고 진화했다.
안 후보 측에서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라며 벼르는 분위기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주변에서 하는 말도 아니고, 후보가 직접 '내가 1등'이라고 언급한 것은 상당한 문제"라며 "후보 사퇴까지 얘기할 수 있는 부분으로, 저희 캠프에서는 심각하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컷오프 이후 '친윤', '비윤' 프레임이 강화되면서 유력 당대표 후보들이 상대를 적대시하는 경향도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여기에 이준석계 '비윤' 대표 주자 천하람 후보와 강성 보수층을 보유한 황교안 후보까지 가세하면서 당권 경쟁이 혼탁해지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다음 달 8일 열리는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날 선 비방전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내에서도 후보 간 이전투구 양상에 대한 우려감이 감지된다. 경남권 한 의원은 통화에서 "전당대회를 계기로 당이 화합하고 당원과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지나친 경쟁은 당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런 식으로 네거티브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면 누가 당권을 잡더라도 전대가 끝난 뒤 후유증이 만만치 않기에 페어플레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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